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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증권, 종합금융투자회사 기대 현실로...초대형IB는 속도조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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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증권, 종합금융투자회사 기대 현실로...초대형IB는 속도조절

4400억 원 유상증자로 '3조원' 종금사 요건 갖출 전망
올해 영업이익 1조 원 돌파 전망, 초대형IB도 가시권

키움증권이 4400억 원 규모의 자본확충에 나서며 종합금융투자회사로 변신을 꾀하고 있다. 사진=키움증권이미지 확대보기
키움증권이 4400억 원 규모의 자본확충에 나서며 종합금융투자회사로 변신을 꾀하고 있다. 사진=키움증권
키움증권이 4400억 원 규모의 자본확충에 나서면서 종합금융투자회사(종투사)로 변신이 확실시된다. 자본확충절차가 끝나면 자기자본이 3조1700억 원으로 늘며 자기자본 3조 원 이상이 기준인 종합금융투자회사 자격을 충족하기 때문이다. 순이익 개선흐름 상으로도 별도의 자본확충없이도 늦어도 내후년에 자기자본 4조 원 이상인 초대형 투자은행(IB)로 도약도 가능할 전망이다.

◇키움증권, 덩치키운다…4400억 원 유상증자


키움증권이 덩치를 키우며 대형증권사로 발돋움한다.

2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키움증권은 지난 21일 공시에서 4400억 원 규모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한다고 밝혔다. 목적은 운영자금 조달이다. 상환전환우선주(RCPS)를 발행한다. RCPS는 일정 조건에 따라 채권처럼 만기에 투자금 상환을 요청할 수 있는 상환권과 우선주를 보통주로 전환할 수 있는 전환권이 있는 주식을 뜻한다.

이에 따라 전환가격 15만417원인 RCPS 265만9263주(배당수익률 3.3%) 4000억 원과 전환가격 24만667원의 RCPS 16만6203주(배당수익률 3.9%) 400억 원을 발행한다. 납입일은 29일이며, 신주권 교부예정일은 다음 달 12일이다. 전환청구기간은 내년 6월 30일부터 2031년 6월 30일까지다.

최대주주(보유지분 41.23%)인 다우기술뿐아니라 한화투자증권, KB증권, 신영증권, 메리츠증권, 한국증권금융, 이베스트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NH투자증권, BNK투자증권 등이 참여한다.

눈에 띄는 점은 이번 유상증자가 끝나면 종합금융투자사업자의 조건을 충족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종합금융투자사업자는 충분한 자본력을 토대로 증권사의 대형화를 유도해 증권사의 기업금융 시장에서 역할을 확대하기 위해 지난 2013년 10월에 도입된 제도다.

종투사의 기준은 자기자본 3조 원 이상이다. 키움증권의 1분기 말 연결기준 자기자본은 2조7288억 원이다. 4400억 원 규모의 유증이 완료되면 자기자본은 3조1700억 원으로 뛰며 종투사의 요건을 충족한다.

종투사 지정시 프라임브로커리지서비스(PBS), 기업신용공여, 전담중개업무, 내부주문집행 등 새로운 사업을 할 수 있다. PBS는 헤지펀드를 대상으로 펀드 설립 단계부터 투자자 모집, 대차거래, 장외파생상품거래, 자산수탁, 결제 등을 제공하는 헤지펀드지원서비스를 뜻한다. 기존 위탁매매 수수료 수입에 의존한 사업모델에서 벗어나 헤지펀드 등 서비스제공 수수료 등 새로운 수익원을 창출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신용공여의 확대 훈풍…초대형IB 인가는 속도조절 전망


종투사 변신으로 가장 기대를 모으는 대목은 신용공여의 확대다. 신용공여는 주식, 채권, 수익증권이나 현금과 매수·매도되는 주식을 담보로 증권사에 빚을 지는 것을 뜻한다. 현행 자본시장법은 신용융자와 개인대주를 포함한 신용공여 규모를 자기자본의 100% 이내로 제한하고 있다.

자기자본 100% 한도라는 벽에 막혀 키움증권의 신용융자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1분기 기준 16.5%에서 올해 1분기 9.6%로 6.9%포인트 하락했다. 현재 가능한 신용공여 규모가 한계치(자기자본 2조7290억 원)의 턱밑까지 닿았다. 종투사 지정으로 신용공여규모가 늘면 신용융자 수수료수입도 커질 수 있다.

종합금융투자사업자 변신 뒤 초대형 IB에도 도전할 것으로 보인다. 초대형 IB 요건은 자기자본 4조 원 이상이다. 초대형 IB가 되면 기존의 종합금융투자사업자 업무에다 단기금융업(발행어음)을 할 수 있다. 발행어음으로 자기자본의 최대 2배까지 자금을 조달해 비상장 지분매입, 부동산금융, 해외투자 등 다양한 사업이 가능하다.

키움증권의 종합금융투자사업자 등극한 후 초대형IB 도약을 점치는 이유는 키움증권의 실적이 빠르게 늘고 있기 때문이다. 키움증권의 지난 1분기 순이익은 2668억 원으로 전년 대비 3887.4% 급증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도 3472억 원으로 3256.21% 뛰었다. 시장은 올해 키움증권의 영업이익이 1조588억 원으로 연간 1조 원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자본확충으로 속도를 낸 종합금융투자사업자와 달리 초대형 IB 등극에 서두르지 않을 전망이다. 금융투자업계는 빨리 초대형 IB가 되기 위해 이번처럼 유상증자를 단행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별도의 증자없이도 실적개선을 바탕으로 이익잉여금을 늘리는 방식으로 늦어도 내후년에 초대형 IB 요건을 충분히 충족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다른 초대형 IB에 비해 기업금융부문이 뒤지는데, 초대형 IB 인가를 위해 서둘러 자본을 늘릴 이유가 없다"면서 "종합금융투자사업자와 초대형 IB간의 가장 큰 차이는 발행어음인데, 발행어음 없이 종투사 사업자만으로도 다양한 사업을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키움증권 관계자도 “지금 시점에서 초대형 IB로 가기 위한 별도의 자본확충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최성해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bada@g-enews.com


[알림] 본 기사는 투자판단의 참고용이며, 이를 근거로 한 투자손실에 대한 책임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