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서는 일본에서 대기업과 정부 사이의 긴밀한 연계를 통해 일본 내 외국인 주주들의 영향력을 어떻게 차단하고 있는지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도시바 경영진은 일본 로펌 3곳이 작성한 보고서를 막기 위해 노력했지만 지난 3월 주주들이 표결에 부쳐 강행했다.
당시 에피시모를 비롯한 외국계 주주들은 쿠루마타니의 리더십에 불만을 표시하고, 지분 매수 또는 배당을 통한 주주환원 확대를 요구하고 있었다. 쿠루마타니는 사모펀드 CVC캐피털 파트너스로부터 인수 제안을 받은 뒤 올해 4월 사임했다. 인수는 무산됐다.
139쪽 분량의 이 보고서에 따르면 도시바는 경제산업성과 협력해 에피시모를 압박했다. 도시바가 에피시모에 대해 정부의 국가안보 조항의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위협했다는 것이다. 이러한 위협은 법의 의도와 어긋나는 것으로, 에피시모의 경우는 사소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미국계 헤지펀드를 포함한 외국인 행동주의 투자자들은 최근 몇 년간 일본 기업들에서 큰 역할을 해왔고, 때때로 경영진과 협력하고 있다. 애플과 같은 회사들이 일본 시장에 더 많이 접근함에 따라 미국과의 무역 긴장은 수그러들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 정부는 일부 기업과 산업을 전략적으로 민감하게 보고 있으며 외국 자본의 진출을 억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도시바는 방위산업 관련 국방 계약자로 후쿠시마 제1원전의 녹은 원자로 정리에 깊이 관여하고 있다.
보고서는 "도시바는 경제산업성의 도움을 받아 주주들이 의결권을 행사하지 못하도록 했다"고 전했다. 경제산업성 관리는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도시바 경영에 적대적인 어떠한 행동도 허용되지 않는다’는 점을 암시했다고 한다. 에피시모가정부를 등에 업고 주주총회에 이사 지명을 제출했지만 거절당했다.
조민성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scho@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