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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 소송전에 사망사고까지…사면초가 빠진 HDC현대산업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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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 소송전에 사망사고까지…사면초가 빠진 HDC현대산업개발

현대산업개발 시공 광주 학동4구역 재개발 건물 붕괴사고 발생
정몽규 HDC그룹 회장 “붕괴사고 책임 통감…재발방지대책 수립”
사고 이후 HDC현대산업개발 주가 내리막길…그룹사도 하락세

정몽규 HDC 회장이 10일 광주시청 5층 브리핑룸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사과하고 있다. 사진=광주시이미지 확대보기
정몽규 HDC 회장이 10일 광주시청 5층 브리핑룸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사과하고 있다. 사진=광주시
아시아나항공 인수 불발로 금호산업과 소송전을 벌이고 있는 HDC현대산업개발이 최근 지방의 한 재개발 공사현장 붕괴사고 악재까지 겹치면서 곤혹을 치르고 있다.

사고 발생 이후 회사 측은 정몽규 HDC현대산업개발 회장이 직접 현장을 찾아 사죄하는 등 사태 수습에 나사고 있지만, 상황은 쉽사리 가라앉지 않는 분위기다.
앞서 지난 9일 오후 4시 경 광주 동구 학동 재개발지역에서는 철거 공사 진행 중인 5층 건물이 붕괴하며 인근에 서있던 시내버스가 매몰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버스 탑승객 17명 중 9명이 숨지고 운전기사를 포함한 8명이 중상을 입었다.

붕괴사고가 일어난 건물은 학동4구역 재개발 사업지 내 건물로 시공사는 HDC현대산업개발, 해당 건물 철거업체는 한솔기업으로 알려졌다.

학동4구역 재개발 사업은 12만6400여㎡ 면적에 29층 아파트 19동, 2314기구가 들어서는 대규모 사업이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지난 2018년 2월 해당 공사 시공권을 수주해 사업을 진행 중이었다.

사고 발생 이후 권순호 HDC현대산업개발 대표이사는 전날 자정쯤 학동 붕괴 사고 현장을 찾아 사죄했다.

권 대표는 “일어나선 안될 사고가 일어났고 아직도 떨리는 마음이 가시질 않는다”면서 “불의의 사고로 돌아가신 분들에게 뭐라 말하기 어려울 정도로 죄송하다”고 말했다.

정몽규 HDC현대산업개발 회장도 사고 발생 하룻만인 10일 광주시청 브리핑룸에서 대시민 사과문을 발표했다. 정 회장은 “이번 사고 피해자와 유가족분들의 피해 회복, 조속한 사고 수습을 위해 최선을 노력을 다하겠다”면서 “이러한 사고가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전사적으로 재발방지대책을 수립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정부는 이번 사고에 대해 예의주시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10일 광주 건물 붕괴 사고와 관련해 광주 시민들에게 깊은 위로를 전한다면서 정부부처 합동으로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아울러 문 대통령은 경찰과 국토교통부 등 관계 기관의 철저한 사고 원인 조사와 책임 소재 규명을 요구했다. 문 대통령은 “사전 허가 과정이 적법했는지, 건물 해체 공사 주변의 안전조치는 제대로 취해졌는지, 작업 중에 안전관리 규정과 절차가 준수되었는지 확인하라”고 지시했다.

이와 관련해 광주경찰청은 이날 오후 국과수 등 유관기관과 해당 사고 현장 합동감식을 진행할 예정이다. 경찰은 철거 작업 전반과 건물 붕괴 전후 경위를 집중적으로 들여다볼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굴삭기로 건물 뒤편 벽체를 허물기 전 수직·수평 하중을 고려하지 않은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 만큼, 공정 전반을 살피고, 철거 현장 바로 앞이 인도·차도인 점 등으로 미뤄 안전 조치가 제대로 이뤄졌는지 여부도 조사할 것으로 보인다.

광주 철거 건물 붕괴 사고는 HDC현대산업개발의 주가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HDC현대산업개발 주가는 10일 오후 12시 17분 현재 전거래일 대비 1500원(4.94%) 하락한 2만9850원에 거래되고 있다. HDC(-2.92%), HDC아이콘트롤스(-1.42%), HDC현대EP(-0.82%) 등 상장 계열사 주가가 모두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9일 오후 광주 동구 학동 재개발구역에서 철거 중이던 5층 건물이 붕괴돼 119 소방대원들이 무너진 건축물에 매몰된 버스에서 승객 구조 작업을 벌이고 있다. 사진=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9일 오후 광주 동구 학동 재개발구역에서 철거 중이던 5층 건물이 붕괴돼 119 소방대원들이 무너진 건축물에 매몰된 버스에서 승객 구조 작업을 벌이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하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ski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