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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대란에 ‘초순수’ 국산화 부상....한국은 왜 일본에 뒤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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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대란에 ‘초순수’ 국산화 부상....한국은 왜 일본에 뒤졌나

반도체 청정도·품질 좌우 산업용 세정수...일본 특허 71% 장악, 삼성전자·LG디스플레이 자체 해결
테스트베드 부족, 성능인증 환경 미흡, 해외장벽 높아 판로 애로, 개발업체 소수 그쳐 ‘4중고’ 신세
초순수 투자도 2024년 세계 44조원, 한국은 1.4조원 ‘걸음마 단계’...수자원공사 국산화 지원 ‘청신호’

우리나라를 포함한 주요 선진국들이 ‘반도체 수급대란’으로 아우성치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자율자동차·전기자동차 등 차량에 들어가는 반도체 수요 증가와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PC 기반 언택트(비대면)업무 확산으로 컴퓨터·통신장비의 메모리·CPU(중앙처리장치) 반도체 수요 급증이 야기한 결과로 분석한다.

주문형 반도체를 만드는 이른바 ‘파운드리 반도체’ 세계 생산 2위인 삼성전자를 비롯해 1위인 대만 TSMC 등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의 생산라인이 폭발하는 수요에 맞춰 납기를 제때에 맞추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내년까지 ‘반도체 대란’이 이어질 것이라고 반도체 전문가들의 전망은 산업계를 더욱 우울하게 만들고 있다.

◇ 박재현 수자원공사 사장, 삼성전자·SK하이닉스 반도체공장 방문 'K-반도체 글로벌전략' 협력 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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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삼성전자 블로그 '삼성반도체이야기' 중 이미지 캡처

이같은 국내외 반도체 수급대란 우려 속에 일반인들에게 생소한 반도체 제조공정에 쓰이는 ‘초순수(Ultra Pure Water, UPW)’가 관심 대상으로 떠오르고 있다.

초순수(初純水)는 반도체를 만드는 공정에 필수요소로 일반물 속의 무기질·미립자·박테리아·미생물·용존가스 등을 제거한 고도의 정제수이다.

반도체 대란 이슈로 떠들썩한 가운데 한국수자원공사가 한국산 반도체(K-반도체)의 세계시장 주도권 확보를 위한 한 방편으로 ‘초순수’의 생산과 공급 기술의 국산화를 추진하고 있다고 7일 밝혔다.

지난 4일 삼성전자 반도체 평택공장을 방문한 박재현 수자원공사 사장은 국내 반도체 대표기업들과 협력해 K-반도체 글로벌 전략을 완수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앞서 지난 4, 5월 SK하이닉스의 용인·이천공장을 방문한데 이은 행보이다.

수자원공사의 초순수 제조기술 국산화 추진은 이미 초순수 기술특허의 71%를 보유하고 있는 ‘일본기업 독점’ 상태에서 때늦은 감이 있지만, 늦었다고 깨달은 위기의 순간이 뒤쫓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는 점에 주목할 만하다.

수자원공사의 초순수 국산화는 반도체 대란과 맞물려 국내 초순수 시장이 안고 있는 테스트 베드 적용 부족, 성능인증 환경 미흡, 해외시장 높은 장벽에 따른 판로 개척 애로 등을 타개하기 위한 기술자립과 시장개발에 주력하겠다는 의지로 받아들여진다.

수자원공사는 지난 2011년부터 국내 초순수 기반기술 조사를 추진하고 관련 지식재산권 5건을 보유하는 등 설계·시공, 운영기술 확보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 초순수 기술개발도 친환경 추세…세계 투자 규모 연평균 4.1% 성장, 한국은 초기 단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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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의 '오토모티브 솔루션즈(Automotive Solutions)' 동영상. 자료=SK하이닉스

대한환경공학회 등에 따르면, 국내기업들도 초순수 생산을 위한 단위공정 수준의 기술을 갖고 있으나, ▲현장에 적용 가능한 통합공정의 상용화 기술 부족 ▲상용화 시 성능보장 능력 미흡 등 문제로 완전 국산화 단계로 나가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더욱이 고순도 공업용수 해외시장은 초순수 생산에 요구되는 수처리 단위공정이 갈수록 복잡·다양해지는데다 환경인식의 강화로 수처리약품 대신 전기탈이온(EDI) 같은 친환경 수처리공정이 새로 개발되는 추세여서 초순수 기술경쟁 양상이 한층 치열해지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초순수 등 고순도 공업용수 세계시장의 연간 투자 규모는 오는 2024년 399억 달러(약 44조 4000억 원)로 늘어나 연평균 4.1% 수준의 성장세를 보일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국내 초순수 투자 규모도 지난해 약 1조 1000억 원에서 오는 2024년 약 1조 4000억 원으로 27%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수자원공사 대체수자원처에 따르면, 현재 국내 초순수 생산·위탁 현황은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는 초순수를 자체 생산하고 있으며, SK하이닉스는 프랑스 베올리아 워터(Veolia Water)와 국내기업 HTS에 생산을 위탁하고 있다.

반도체 초순수 생산시설을 시공·운영하는 국내 기업은 HTS 외에 한성클린텍·B&H, 해외진출기업 테크로스 등 손에 꼽을 정도에 불과하다.

업계 관계자는 “수자원공사의 반도체 초순수 국산화 추진이 아직 초기 구상단계”라면서 “정부와 공기업, 연구기관, 민간기업들이 협력해 국산기술 개발을 앞당겨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지난 2019년 7월 일본이 반도체·디스플레이에 쓰이는 핵심품목의 화이트리스트(수출절차 간소화 대상국)에 한국을 제외한 것을 계기로 국내 산업계에 소재·부품·장비 국산화 움직임이 활발해졌다”면서 “반도체 초순수도 이같은 흐름의 연장선상이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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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9년 11월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송갑석 의원(광주 서구갑) 주최, 환경부한국수자원공사 후원의 ‘반도체용 초순수 국산화 및 경쟁력 확보 토론회’의 모습. 사진=한국수자원공사

■ 반도체에서 ‘초순수 중요성

삼성전자의 ‘삼성반도체이야기’ 블로그에 따르면, 반도체는 크게 ‘8대 공정’이라 불리는 수많은 공정의 반복작업을 거쳐 탄생한다.

이 과정에서 초순수는 수많은 공정 전후에 진행되는 세정작업에 주로 사용된다. 즉, 웨이퍼 연마나 절단 공정에서 남은 부스러기를 씻어내거나, 이온 주입 뒤에 남아있는 이온을 없애는데 쓰이는 ‘세척수’이다.

수많은 공정 전후에 남아있는 나노미터 단위의 입자 하나가 반도체의 오류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매번 초순수로 씻어냄으로써 반도체의 청정도 보장과 생산성(수율) 향상으로 직결된다.

초순수를 이온 성분을 없앤 물이란 의미로 DIW(De-Ionized Water, 탈이온수)라고 부르기도 한다.


이진우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ainygem2@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