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친환경 차세대 '모듈러 건축' 선점하라

공유
3

친환경 차세대 '모듈러 건축' 선점하라

국내 시장규모 지난해 1.2조원→내년 2.4조원 배가 '블루오션' 기대감
현대ENG 연구 박차, 가리봉시장 복합화사업 우선협상대상자 선정돼
GS건설은 해외 전문업체 2개 인수, 자회사 통해 모듈러주택 부지 매입
코오롱글로벌·범양건영 중견사도 합세..."설계기준·발주방식 개선 뒤따라야"

코오롱글로벌 자회사 코오롱모듈러스가 모듈러 방식으로 시공하는 서울 중구 다동 F&B시설 투시도. 사진=코오롱글로벌이미지 확대보기
코오롱글로벌 자회사 코오롱모듈러스가 모듈러 방식으로 시공하는 서울 중구 다동 F&B시설 투시도. 사진=코오롱글로벌
최근 모듈러(modular)주택 수요가 늘어나면서 건설사들이 신사업 또는 틈새사업 창출을 위한 시장 선점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모듈러 건축이란 기둥·보·슬라브 등 주요 구조물과 건축마감·화장실·가구 등을 공장에서 사전 제작한 뒤 현장으로 운송해 건축물을 조립·완성하는 방식이다.
모듈러 방식이 현장시공 방식과 가장 차별화 되는 부분은 생산환경이 통제된 공장에서 부재를 생산해 현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기상·기후 등 외부 요인의 영향을 최소화하고, 현장의 기초공사와 병행해 구조물 제작이 가능해 공사 기간을 단축할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 현장시공 방식과 비교해 공사기간 30% 단축, 공사비 25% 단축 효과는 물론 공사 과정에서 소음·분진이 적고, 폐기물도 덜 발생해 차세대 친환경 건설기술로 각광받고 있다.

미래에셋대우 보고서는 국내 모듈러주택 시장 규모가 2019년 8000억 원대에서 지난해 1조 2000억 원으로 커진데 이어 내년 2조 4000억 원 규모로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한다.

이처럼 모듈러 건축시장이 확대될 조짐을 보이자 건설업계는 관련 연구개발, 모듈러 전문업체 인수 등 다양한 방법으로 모듈러 건축시장을 선점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지난 1일 서울 구로구 ‘가리봉 시장부지 복합화 민간참여 공공주택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서울주택도시공사(SH)가 발주한 가리봉 공공주택사업은 서울 구로구 우마길 일원에 지하 3층~지상 12층, 전용면적 20㎡에 총 246가구의 행복주택을 모듈러 공법으로 조성하는 내용이다.
현대엔지니어링도 2012년부터 SH·한국토지주택공사(LH)·한국건설기술연구원 등 공공기관과 공동연구와 다수의 OSC(Off-Site Construction) 국책연구사업에 참여하는 등 모듈러 건축 분야에서 풍부한 기술을 축적해 왔다. 모듈러 건축기술 독자 연구개발에도 나서 현재까지 건설 신기술 1건, 특허 11건을 보유하고 있다.

GS건설은 지난해 초 유럽의 선진 모듈러 기업 2개를 동시에 인수하며 모듈러주택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GS건설이 인수한 외국회사는 폴란드 비아위스토크에 위치한 목조 모듈러 주택 전문회사 ‘단우드’와 영국 소재의 철골 모듈러 전문회사 ‘엘리먼츠’이다.

특히, 폴란드 단우드는 독일 모듈러 주택시장에서 목조 단독주택 분야 매출 4위를 기록하고 있는 글로벌기업으로, 약 150여가지 설계와 제조공정 자동화를 통한 원가 경쟁력도 갖추고 있다. 단우드가 목재 기반이라면 영국 엘리먼츠는 철골 모듈러 전문사로 모듈러 화장실에 전문성을 인정받으며 현재 관련업계 3위의 위상을 자랑한다.

또한, GS건설의 목조 모듈러주택 자회사 '자이가이스트'는 지난 2월 경기 하남 덕풍동 일원 262.4㎡ 규모의 부지를 매입해 국내 모듈러 주택 사업을 본격화했다.

대형사의 움직임 못지 않게 중견 건설사도 모듈러 건축시장에 속속 진출하고 있다.

모듈러건축 기술을 미래 건설시장의 핵심 기술로 판단한 코오롱글로벌은 수 년간 관련 기술을 확보하는데 주력한 결과, 지난해 6월 자회사 '코오롱모듈러스'를 설립하고 사업 시동을 걸었다.

코오롱모듈러스는 지난해 말 경기도 고양 국립암센터 음압병동 리모델링 공사, 서울 중구 다동 고급 F&B(식품·음료)시설 신축공사를 따내는 등 창립 6개월 만에 153억 원의 수주 실적을 올렸다. 여세를 몰아 오는 2025년까지 고층 주거용 건물, 호텔·상업시설 등 비주거 건축물 분야로 영역을 넓혀 연매출 3000억 원을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범양건영도 지난해 모듈러 건축 제조회사 ‘범양플로이’를 신설하고 모듈러 제작‧시공 분야에 발을 담갔다. 지난해 7월 국토교통부로부터 공업화주택 인증을 받았으며, 충북 보은산업단지 내 공장 부지를 매입해 모듈러 공장설립을 완료했다.

전문가들은 모듈러 공법이 미래지향 건축방식이라는 점에서 국내 건설업계의 차세대 먹거리 사업으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아울러 시장 활성화를 위해 기존의 설계 기준과 발주 방식 등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건설산업연구원 관계자는 “최근 LH·SH 등 공공주도의 모듈러 공동주택 공급이 점차 늘어나고 있으나, 민간 부문에서 적용은 아직 걸음마 단계”라고 지적한 뒤 “민간 부문까지 모듈러 건축방식이 확산되기 위해서는 모듈러 분야의 설계 기준‧성능 규정 마련, 모듈러 공법 적용에 적합한 발주 방식 등 제반 여건의 개선이 뒤따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하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ski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