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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승마산업 현주소(상) 세계재활승마대회 서울 개최로 '말산업 위기' 돌파 안간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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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승마산업 현주소(상) 세계재활승마대회 서울 개최로 '말산업 위기' 돌파 안간힘

마사회 주최 세계재활승마연맹 세계대회 8일 개막...세계 전문가 800명 "승마로 장애치료"
뇌성마비 등 아동 선천성장애, 관절통증·외상후스트레스장애 성인에도 재활승마 효과 입증
코로나19로 마사회 등 말산업 붕괴 상황 세계대회 개최..."정상화 분위기 전환 계기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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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2021 세계재활승마연맹(HETI) 세계대회' 개막식에서 한국마사회 김우남 회장(왼쪽 6번째)이 대회 주요 참석자들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김철훈 기자
전 세계 800여 명의 재활승마 전문가들이 서울에 모였다.

지난 7일 개막해 10일까지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온·오프라인 행사로 진행되고 있는 '제17회 세계재활승마연맹(HETI) 2021년 세계대회'에 한국을 비롯한 전 세계 재활승마업계의 시선이 쏠리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첫 개최이자,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선천·후천 장애에 치료효과가 입증된 재활승마의 활용도를 확대하기 위한 방안을 논의하는 글로벌 행사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더욱이 한국마사회와 국내 승마산업계가 코로나19로 재활승마는 물론 전체 승마산업 기반의 붕괴 위기 상황에서 행사를 치르고 있어, 이번 세계대회가 위기 돌파의 물꼬를 터주는 순작용으로 이어질 지 기대감도 나오고 있다. 지난해 초 코로나 사태 발생 이후 1년 넘는 경마 중단으로 국내 경마산업은 물론 경마산업에 의존도가 큰 승마산업도 '붕괴 도미노' 위기감에 빠져 있다.

세계재활승마연맹 세계대회 개최를 계기로 재활승마를 포함한 국내 승마산업의 현주소를 살펴보고, 승마 저변 확대와 국민 레저 증진을 위한 방안을 2회 연속 짚어본다.

◇ 마사회·말산업계 '산소호흡기 매달고' 세계대회 진행 악전고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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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0일 나흘간 서울 코엑스에서 열리는 '세계재활승마연맹(HETI) 2021 서울 세계대회'의 홍보 포스터. 사진=한국마사회


세계 재활승마 관련 학계·기관들의 단체인 세계재활승마연맹(HETI) 2021년 서울 세계대회는 마사회와 대한재활승마협회가 공동 주최한 국제행사로 7일 연구포스터 전시회·홍보부스 개장을 시작으로 ▲8일 개막식 ▲9일 공개토론회·분과회의 ▲10일 HETI 총회 등 나흘간 일정을 이어가고 있다.

올해로 17회째인 HETI 서울대회에는 김우남 마사회장, 김연희 재활승마협회장, 산나 마틸라 라위티아이넨 HETI 회장, 오세훈 서울시장, 박영범 농림축산식품부 차관, 케이티 앨름 북미재활승마협회(PATH) 회장을 비롯해 국내외 재활승마 기관·학계·업계 관계자 37개국 800여 명이 온·오프라인으로 참석한다.

한국마사회 김우남 회장은 8일 개회사에서 "코로나19로 전 세계 재활승마 관계자들이 어려운 상황임에도 재활승마의 지속적인 발전과 성장을 위해 갖는 이번 세계대회는 뜻깊은 일이 아닐 수 없다"며 "이번 세계대회가 재활승마의 지속적인 성장과 발전의 계기가 되길 희망하고 대한민국의 재활승마 수준도 한 단계 올라서는 계기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3년마다 세계대회를 정기 개최하는 세계재활승마연맹은 재활승마 분야 학술교류·국제협력을 위해 세계 30개국 50개 단체로 구성된 단체로, 한국은 마사회·재활승마협회·삼성전자승마단이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지난 1980년 출범한 HETI는 영국·프랑스·독일 등 유럽국 주도 아래 한국·미국·캐나다·브라질·대만 등이 참여하고 있으며, 미국 중심의 북미재활승마협회(PATH)와 함께 세계 재활승마산업의 국제 교류와 협력을 이끌고 있다. 우리나라는 3년 전 2021년 서울 대회를 유치했다.

◇ 아동 뇌성마비·ADHD 물론 성인 관절통증·PTSD에도 효과...반려동물 역할도

HETI 서울대회는 '스펙트럼의 확장'을 주제로 재활승마의 효과 관련 다양한 최신 연구성과, 포스트코로나 시대 재활승마 활용 확대 방안 등이 발표된다.

재활승마는 선천성 또는 후천성으로 장애를 가진 사람에게 인지·신체·감성·사회 측면에서 안녕과 회복을 주기 위해 인간과 동물(말)이 함께 하는 모든 활동을 뜻한다.

활동에는 말에 타고 보행하는 기승뿐 아니라 말을 쓰다듬고 함께 산책하거나, 마차를 타거나, 마상체조를 하는 내용들이 포함된다.

재활승마 대상자도 대개 장애아동이 중심을 이루지만, 질병·사고 등으로 후천성 장애를 겪는 성인도 포함된다. 사회부적응 청소년과 소방관·방역직 등 공익직군 종사자의 정서 안정을 위한 '힐링승마'도 넓은 의미의 재활승마로 포함할 수 있다.

재활승마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 미국도 재활승마의 대상을 장애인에 국한시키지 않고 폭넓게 운영하고 있다.

HETI 서울 대회에서는 총 5회의 전체회의와 12개 분과회의를 통해 승마를 통한 자세교정, 근육강화, 통증완화, 말과의 교감을 통한 심리치료 등 다양한 연구 성과들이 발표된다.

특히, 뇌성마비·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 등 선천성 장애를 가진 청소년은 물론, 관절통증·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의 성인 환자에게도 말을 매개로 한 치료가 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들이 발표된다.

마사회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 고립감과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 미국에서는 '소 끌어안기(Cow Cuddling)'로 알려진 힐링 프로그램이 인기"라고 소개하며 "사람과 교감이 가능한 대형 동물을 통해 옥시토신 분비와 스트레스 감소 효과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해외에서 말의 반려동물 역할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번 HETI 세계대회는 코로나 이후 비대면 시대에 부응해 뇌성마비 어린이 재활을 위한 가상현실 승마 시뮬레이션 재활치료법도 소개된다.

재활승마협회장을 맡고 있는 삼성서울병원 재활의학과 김연희 교수는 "말을 이용해 부정적 감정을 조절하고, 성취감과 자신감을 얻어 사회의 한 일원으로 나아갈 수 있는 과정이 재활승마를 통해 일어난다"고 밝혔다.

◇ 10년간 쌓아온 재활승마 기반 붕괴 위기…HETI 대회로 분위기 전환 계기 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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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마사회의 재활승마 프로그램 진행 모습. 사진=한국마사회

재활의학·사회심리학 등 분야에서 치료 효과가 입증돼 온 재활승마는 유럽과 미국에서 왕성하게 활용되고 있다.

특히, 미국은 재활승마가 가장 활성화돼 있는 나라로 본토 전역에 873개 재활승마센터가 운영되고 있으며, 총 4800여 명의 교관들이 아동을 포함해 어른·상이군인에게 재활승마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독일도 140개 재활승마시설을 운영 중이며, 영국·일본도 재활승마 시설과 프로그램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재활승마는 2001년 삼성재활승마센터가 승마 재활치료 프로그램을 도입했고, 2005년 한국마사회가 재활승마 강습 프로그램을 시범운영하면서 대중화의 물꼬를 텄다.

특히, 2011년 말산업육성법 제정을 계기로 재활승마를 위한 승마시설과 전문인력 양성이 확대됐지만, 아직 선진국에 비하면 크게 미흡한 수준으로 평가받는다.

국내 전체 승마시설 수는 460개가 넘지만 수익성 문제로 대부분 일반승마를 병행 운영하는 탓에 재활승마 전용 승마시설은 현재 마사회와 삼성전자승마단 등 5개에 그친다.

재활승마지도사 등 재활승마 전문인력 양성기관도 전북 전주기전대학·성운대학 등 2곳뿐이다. 국내 재활승마지도사로는 지난해 말 기준 총 295명이 활동 중이다.

문제는 지난해 코로나19 이후 재활승마를 포함한 국내 승마산업 전체가 존폐위기에 내몰려, 10여년 간 키워온 산업이 무너질 수 있다는 점이다.

재활승마용 승용마 조달과 승마시설 운영, 전문인력 교육, 수혜자의 승마비용 지원 등 재활승마 유지에 필요한 재원은 경마산업에 의존하는 비중이 큰데, 국내 경마는 1년 넘게 중단 상태이고 그동안 목숨줄이었던 마사회 유보금마저 거의 바닥난 상태다.

HETI 서울 대회에 참가한 미국·영국·프랑스·독일 등 대부분의 회원국들은 재활승마와 경마를 포함한 자국 말산업이 코로나19 충격에서 이미 벗어나 있는 상태다.

경마산업과 승마산업이 고른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영국·프랑스·독일은 물론 자국 말산업에서 경마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큰 미국도 '온라인 발매'에 힘입어 코로나19 변수에도 경마를 정상운영하고 있다.

승마업계 관계자는 "HETI 세계대회 한국 개최를 계기로 재활승마에 국민의 관심이 높아지고, 법 통과가 지연되고 있는 '온라인 마권 발매'가 하루빨리 도입돼 한국 경마산업이 정상화되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주문했다.


김철훈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kch0054@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