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기업분석] SK아이이테크놀로지, 몸값 높았나?...고평가 논란

공유
6

[기업분석] SK아이이테크놀로지, 몸값 높았나?...고평가 논란

청약증거금 81조 원, 역대 최대
분리막 시장재편시 후폭풍 불가피

center이미지 확대보기
지난달 11일 SK아이이테크놀로지의 유가증권시장 신규상장기념식에서 왼쪽부터 송영훈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장보, 안상환 한국IR협의회 회장, 이천기 크레디트스위스증권 한국총괄대표, 박태진 JP모건증권 서울대표, 임재준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장, 손병두 한국거래소 이사장, 노재석 SK아이이테크놀로지 대표이사, 김준 SK이노베이션 대표이사, 최현만 미래에셋증권 수석부회장, 정일문 한국투자증권 대표이사, 이기헌 상장회사협의회 부회장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한국거래소 제공
올해 상반기 기업공개(IPO) 최대어인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을 보는 시장의 눈이 기대에서 불안으로 달라지고 있다. 역대 청약기록을 갈아치우며 투자자들의 가슴을 설레게 했으나 막상 주식시장 상장 이후 주가가 곤두박질치고 있기 때문이다. 미래의 시장변화를 감안하지 않고 몸값이 높였다는 논란도 나오고 있다.

◇주력제품 분리막, 양날의 칼…상장 이후 주가 된서리

SKIET는 2차전지의 4대 핵심 소재인 양극재와 음극재, 분리막과 전해액 가운데, 배터리의 화재나 폭발 위험성을 줄여주는 분리막(Separator)을 생산하는 글로벌 3위 업체다.

지난 2019년 SK이노베이션에서 물적분할해 SKIET 이름으로 100% 자회사로 독립했다. 물적분할은 기존 회사를 분할할 때 기존 회사가 지분을 100% 보유한 회사를 신설하는 방식이다.

SKIET 최대주주는 SK이노베이션으로 지분 61.2%를 보유하고 있다. 재무투자자이자 사모펀드(PE)인 프리미어슈페리어는 2대 주주로 8.8%를 가지고 있다. 우리사주조합 6%, 기타 24%의 순으로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

주력제품인 분리막은 2차전지 4대소재 중 하나로 미세기공(Pore)으로 리튬이온만 통과시키는 다공성 필름이다. 지난해 매출에서 전기차용 분리막이 56%, IT 용 분리막 43% 등 분리막 비중이 압도적이다. SKIET는 지난해 기준으로 글로벌 습식분리막 생산능력 2위, 티어(Tier)1 습식기준으로 1위인 업체로 자리매김했다.

주요 매출처는 모회사인 SK이노베이션이 26%, LG에너지솔루션 37%, 기타 37%(일본 파나소닉, 무라타, 중국 EVE, ATL) 등이다.

지난 4월28일과 29일 일반청약 당시 SKIET는 81조 원 규모의 역대 최대 청약증거금이 몰리며 유명세를 탄 것도 시장 지배력과 매출처에 대한 투자자들의 기대를 반영했다. 그런데 지난달 11일 상장 이후 투자자들의 기대는 불안으로 바뀌고 있다.

상장 첫날 공모가(10만5000원)의 두 배로 시초가(21만 원)가 형성된 뒤 26.42% 급락하면서 체면을 구겼다.그 뒤 SKIET는 5거래일 연속 하락하면서 13만8000원까지 추락했다. 그 다음날 상장 이후 처음으로 4.35% 오르면서 14만4000원으로 마쳤으나 근 한 달이 지나도록 주가는 14만대로 힘을 못쓰고 있다.

◇외국인 보호예수물량해제 매물폭탄 대기·분리막시장 불확실성 부담

주가가 급락하면서 외국인의 보호예수물량이 주가에 부담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공모 당시 국내 기관투자자의 보호예수확약비율은 96.4%에 이른다. 기간별 기관투자자의 보호예수 해제 물량은 지난달 15일 3만5922주(0.3%)를 시작으로 ▲1개월 270만264주(22.2%) ▲3개월 208만7672주(17.2%) ▲6개월 302만988주(24.9%)이다.

반면 전체 공모물량을 44% 배정받은 외국인은 의무확약비율이 36.6%로 국내 기관에 비해 3배 넘게 낮다. 보호예수기간도 외국인 91.8%가 1개월이다. 따라서 14일 이후 나올 외국인발 매물폭탄이 대기중이다.

몸값에 대한 논란도 나오고 있다. 목표가는 메리츠증권은 18만 원, 하나금융투자는 14만 원을 각각 제시했다.

문제는 이 같은 목표가에 앞으로 분리막시장의 변화를 제대로 반영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유안타증권은 2027년~2028년 전고체 전지가 도입되면 분리막 시장에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전고체 전지는 기존 이온전지 구성품 중에서 전해액과 분리막을 고체 형태 소재(산화물 또는 황화물)로 바꾼 것으로, 화재위험을 크게 줄일 수 있다. 리튬이온전지에 있는 분리막은 필요가 없다.

유안타증권에 따르면, 2028년 이후 분리막 성장률을 시나리오별로 보면 긍정론의 경우 전고체 전지의 도입이 미풍에 그치면 연평균 10% 성장이 가능하다. 반면 전고체 전지의 확산속도가 빠르면 연평균 성장율은 2% 역성장이 우려된다. 2가지를 반영한 중립상황은 4.4%로 성장이 정체국면에 접어든다.

2027년~2028년 전고체 전지 도입이 본격화하는 최악의 상황을 가정하면 적정주가 범위는 4만 원에서 7만 원으로 크게 낮아진다.

황규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2030년부터 분리막 시장은 분기점에 도달해 마이너스 성장으로 바뀔 수 있다"면서 "보수적 정주가인 4만 원(적정 시가총액 3조1000억 원)은 2040년까지 글로벌 분리막 시장은 배터리와 같은 비율인 연평균 6.1% 성장한다고 가정했다"고 말했다.

비교대상인 2차전지 소재업체의 가치평가(밸류에이션)에 따라 적정가치가 널뛰기할 수 있다는 목소리도 있다. 김현수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2차전지 소재 업체들의 주가수익비율(PER)이 40~120배까지 넓게 분포한 상황에서 SKIET 적정가치는 다른 업체 대비 밸류에이션 프리미엄(Premium:할증가치)를 부여받을 수 있느냐에 따라 크게 달라 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성장성, 수익성, 안정성 우수

center이미지 확대보기
SKIET 재무비율, 연결 지난해말 기준, 자료=에프엔가이드

●기업개요와 투자지표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의 지난해 말 연결실적 기준 재무비율을 살펴보면 성장성, 수익성, 안정성 모두 우수하다. 지난달 11일 상장으로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1분기 분기보고서를 제출하지 않아 지난해 말 기준 비율로 분석했다.

먼저 안정성의 잣대인 유동비율은 좋지도 나쁘지도 않다. 금융투자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회사의 지불능력을 판단하는 지표인 유동비율(연결 기준)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512.3%다. 유동비율은 유동자산을 유동부채로 나눈 수치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유동자산은 5668억 원, 유동부채는 2726억 원이다. 유동비율은 보통 200% 이상으로 유지되는 게 바람직하다. SKIET는 유동비율이 180%대로 '평균수준'이다. 기말 기준으로 현금성자산이 1841억 원을 보유해 갑작스런 외부충격에 쓸 수 있는 비상금도 있다.

부채총액을 총자본으로 나눈 부채비율은 64.8%로 우수하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SKIET의 부채는 7834억 원이며 자본총계는 1조2083억 원이다. 부채비율이 200% 아래면 재무안정성이 보통수준으로 평가받는 점을 감안하면 재무안정성은 양호하다.

이익에 관련된 지표는 뛰어나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채무상환 능력을 나타내는 이자보상배율은 14.1배다. 이자보상배율은 영업이익을 이자비용(비영업)으로 나눈 수치다. 기업이 한 해 벌어들인 영업이익으로 이자를 얼마나 갚을 수 있는 능력을 보여주는 지표다. 통상 1.5 이상이면 영업이익으로 벌어 이자의 빚을 갚을 수 있다.

매출은 오름세다. 지난해 대비 매출액 증가율은 78.41%을 기록했다. 적극 투자로 비용에 속하는 판매와 관리비 증가율은 134.9%로 크게 늘었다. 연구개발(R&D) 등과 관련된 투자가 매출로 돌아오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법인세·이자·감가상각비 차감 전 영업이익(EBITDA)증가율은 56.9% 뛰었다.

수익성은 우수하다. 지난해 말 연결기준으로 매출액 4693억 원, 영업이익 1252억 원을 기록했다. 매출로부터 얼마만큼의 이익을 얻느냐를 나타내는 매출총이익률은 39.2%를, EBITDA를 영업수익으로 나눈 EBITDA 마진율은 41.9%를 기록했다. 영업이익을 매출액으로 나눈 영업이익률은 26.7%다.

자산이나 자본 대비 수익성은 뛰어나다. 기업의 총자산에서 순이익이 차지하는 비율인 총자산이익률(ROA)은 6.4%다. 지배주주순이익(연율화)을 지배주주지분(평균)으로 나눈 수치인 자기자본이익률(ROE)는 1.0%로 수익성이 우수하다고 하겠다.


최성해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bada@g-enews.com


[알림] 본 기사는 투자판단의 참고용이며, 이를 근거로 한 투자손실에 대한 책임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