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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호주의 중고차 가격, 끝없는 고공행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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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호주의 중고차 가격, 끝없는 고공행진

윤준기 매니저, 현대 글로비스 호주법인

호주, 중고차 수요 급증 공급 부족으로 촉발된 이례적인 가격 상승
중고차 가격은 수요와 공급의 영향이 큰데, 코로나19 영향으로 호주인들의 대중 교통 이용에 대한 선호도가 감소하고 중고차가 신차 대비 가격이 저렴해 수요가 증가했다. 공급 측면으로는 팬데믹으로 인한 공장 폐쇄, 부품 조달 어려움 등의 이유로 신차 판매가 감소하면서 차량 교체주기도 길어져 중고차 공급이 부족하게 됐다.

팬데믹으로 인한 공장 폐쇄는 단기에 그쳐 생산 감소도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됐으나 차량용 반도체의 공급 부족 등의 이유로 신차 공급도 부진해 중고차 공급은 더욱 부족하게 됐으며 신차 수요 일부가 중고차로 이동하면서 수요 증가가 가속화하는 결과를 가져오고 있다.

호주의 경우 코로나19 이전 중고차 시세 수준이 100이라 할 때 2021년 1분기 말 기준, 중고차 가격은 139로 40% 정도 중고차 가격이 높아진 상황이다. 특히 수요와 공급의 불일치로 인하여 거래량도 크게 줄어들고 있으며 2020년 3월 코로나19로 거래량이 1년 전 기준 50% 수준에 머물렀음에도 불구하고 2021년 3월은 작년 기준 90% 미치지 못하여 평년 대비 거래량인 절반에 머물러 있다.

신차 공급의 부족과 긴 대기시간으로 인해 일부 인기 데모차량(주로 1년 미만 시승차량)의 경우 신차보다 오히려 높은 가격에 거래되는 기현상도 목격되고 있다.

호주 중고차 시장 동향 전망
신차를 생산하는 자동차 메이커들이 완전히 공급을 정상화하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자동차 교체 수요가 충족되지 못하면 중고차 공급이 정상화될 수 없어 공급측면에서는 당분간 부족현상이 지속될 것이다.

수요 측면에서도 차량 노후화 및 사고 등으로 인한 폐차, 신규 운전자 유입으로 인해 호주에서는 필수품인 자동차에 대한 일반 수요는 변함이 없을 것이며 신차의 공급 감소 및 대기기간 연장으로 일부 수요는 중고차로 더해지면서 해당 수요 역시 당분간 계속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차종 중에서는 Ute(소형 트럭)의 경우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 및 정부의 실업자에 대한 특별수당 감소 등의 이유로 일반 승용차에 비해서 수요가 더 증가하고 있다. 실제로 펜대믹으로 인해 7.5%까지 증가했던 실업률이 2021년 1분기 기준 5%대로 내려오면서 직장과 사업장으로 돌아온 사람들이 증가했다. 호주에서 자동차로 출퇴근하는 사람들의 비중은 호주 통계청 2016년 인구조사 결과에 따르면 69%에 달해 비중이 높으며 팬데믹 이후 이동수단 선택으로 걷거나(100%) 대중 교통을(80%) 이용하기보다 자가 차량(110%)을 이용하는 사람의 비중이 더 높아진 것도 자동차에 대한 수요 증가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호주인들의 이동수단 선택 비율(2021년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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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Apple, 무디스 분석

상기와 같은 이유로 호주에서 중고차에 대한 공급 부족 그리고 수요의 증가로 인해 당분간은 중고차 가격이 높게 형성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중고차 영업 현장의 목소리를 들어보면 취급 차량 대수가 50% 내외 수준으로 크게 줄어들었으나 중고차를 찾는 고객의 증가로 재고 비용 감소 및 이익률이 증가, 수익률에 큰 변화는 없는 업체들이 많았다. 반면, 공급선이 약한 일부 중고차 거래상의 경우 큰 어려움을 겪고 있기도 하다.

호주 중고차 시장의 트렌드 변화 키워드 두 가지: 언텍트(온라인), 인증 중고차

전례없이 상승한 중고차 가격과 그 배경으로 중고차 산업 전반에 걸친 변화가 적지 않다. 호주의 경우 한국에도 SK엔카를 인수하여 진출한 Carsales.com이란 온라인 중고차 거래 회사가 가진 영향이 컸으나 이번 시장의 변화로 Carsales.com의 영향력은 더 강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공급이 부족한 상황에서 구매를 원하는 차량을 찾기 위해 발품을 팔기보다는 온라인을 통해서 찾는것이 훨씬 효율적이기 때문이다. 물론 코로나19로 인한 언택트 문화도 온라인 거래 증가에 일조했다.

투명한 중고차 거래에 대한 소비자의 요구가 더 커질 것이다. 중고차 수요가 급증하고 공급이 부족하면서 일부 비양심적인 중고차 거래상들의 거래 부적격 차량 판매 및 정보 미고지 등의 문제들이 빈발하고 있다. 호주 정부의 소비자 보호기관인 The Australian Competition and Consumer Commission(ACCC)/ 호주 경쟁 및 소비자 위원회에 따르면 2021년 1분기에만 자동차 거래 사기 사건이 크게 증가하여 피해 금액이 전년도 1년치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다른 물건에 비해서 큰 비용이 들고 안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소비자들은 중고차를 구매할 때 꼼꼼하게 따져보는 경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전문적인 지식이 없는 소비자들이 좋은 중고차를 고르기는 호주에서도 마찬가지로 어려운 일이다.

따라서 Carsales.com같은 대기업에서는 자동차 검사나 기록 조회 등의 유료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고 Toyota 자동차도 자체 인증 중고차(CPO/Certified Pre-Owned) 등을 통해 중고차를 판매, 소비자를 보호하면서 신뢰도 얻고 있다. 중고차 거래에 피해사례가 계속 증가한다면 소비자는 일부 추가 비용을 부담하더라도 영세한 중고차 업체에서 구입하기보다는 믿을 수 있는 대형 업체나 제조사에서 인증 받은 중고차를 구매하려는 수요가 증가할 것이다. 반대로 연식이 오래되거나 관리 이력이 없는 중고차의 경우 판매가 점점 어려워질 것이다.

신차 판매에 미칠 영향
한편, 중고차 가격이 지나치게 상승하면서 차가 급하게 필요하지 않는 소비자의 경우 중고차 대비 신차의 매력이 더 높아질 것이다. 긴 대기기간을 감수할 수 있다면 40% 가까이 오른 가격에 중고차를 사기보다는 신차를 기다리는 것이 유리할 것이다. 호주는 코로나19로 인해서 1년 넘게 해외여행을 제한하고 있는데 2500만 명에 불과한 인구 수에도 불구하고 해외 여행 소비는 프랑스와 러시아에 이어 7위(2019년 기준)에 이른다. 유럽과 달리 항공기를 이용해야 해외여행이 가능한 호주의 상황을 볼 때 호주인들은 해외여행에 많은 돈을 쓰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팬데믹으로 인한 해외여행 제한은 많은 호주인들이 본의 아니게 저축을 하게 해 주머니 사정이 넉넉한 가정이 많이 생겼다. 이는 자동차 교체 수요 증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쳐 신차 공급이 원할하게 된다면 대기수요와 기록적인 가처분 소득 증가가 합쳐져 신차 판매의 가파른 증가가 예상된다.

2019년 기준 국가별 해외여행 지출 규모
(단위: 10억 달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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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Statista


시사점

중고차 가격 상승은 호주에만 국한되는 현상이 아니다. 한국을 포함 북미, 유럽등에서도 전례없이 가파른 중고차 가격 상승이 일어나고 있다. 비록 코로나19로 인한 예외적인 요인이 개입되어 있다 하더라도 변화가 일어나면 이전으로 다시 되돌아가기는 어려울 것이다. 가격이 올라간 만큼 호주 중고차에 대한 소비자의 기대도 높아질 것이며 불투명하고 비효율적인 거래 관행은 점처 설 자리를 잃어갈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소비자의 긍정적인 변화에 대한 기대가 제도적으로 중고차 산업 전반에 시의적절하게 반영이 되길 바란다.

※ 위 원고는 외부 전문가가 작성한 정보로 KOTRA의 공식 의견이 아님을 알려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