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2위의 경제대국인 중국의 신용 시장이 위협받고 있다. 중국 정부는 차주들의 도덕적 해이를 줄이고 채권시장을 신뢰할 수 있는 자금 공급원으로 만들어야 하는 당위성에도 불구하고 채무불이행을 폭넓게 허용하는 딜레마에 빠져 있다.
ING은행 아이리스 팡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신용 위험이 높아지면 투자자들은 투자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단기 상품에만 투자하게 된다"며 "채무불이행이 늘면 채권 발행자들도 단기채 매각으로 쏠리게 된다"고 말했다.
중국의 채무불이행은 지난 2016년까지는 무시해도 좋을 정도였으나 매년 증가하여 4년 연속 1000억 위안을 넘어섰다. 올해의 경우 채무불이행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결과적으로 단기 채권에 대한 선호는 중국의 구조적 난제 중 하나인 장기 자금 부족 상황을 악화시켰다. 당국이 더 폭넓은 채무불이행 허용하기도 전에 은행의 자산관리 상품을 포함한 단기 투자가 그 역할을 톡톡히 했다.
금융회사인 AVIC 트러스트의 우자오인 수석전략가는 "중국에서는 사회보장기금과 보험사가 장기 펀딩의 주요 공급사이지만 채권시장에서의 존재는 제한적"이라며 "장기 자본이 부족하기 때문에 중국에서 장기 채권을 팔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중국 당국은 외국계 연기금과 대학기부금 등 장기 투자자를 유치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 정부는 최근 몇 년간 일부 투자 쿼터를 폐지하고 생보사, 증권사, 펀드매니저에 대한 외국인 지분 한도를 폐지했다.
결국, 중국 신용시장은 금융과 상환 리스크가 일정하게 순환되는 상황에 맞닥뜨리게 되고, 이는 채무불이행 증가로 이어져 변동성을 악화시킨다. 향후 12개월 동안 총 1670억 달러의 만기가 도래하는 역외 시장도 우려가 크다는 지적이다.
조민성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scho@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