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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제약업계, E·S 넘어 'G' 요소 강화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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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제약업계, E·S 넘어 'G' 요소 강화할 때

ESG 경영 강화에도 지배구조 부문 갈 길 멀어
2~3세 시대 개막…투명 경영 확립에 집중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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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하린 유통경제부 기자
산업 전반에서 ESG 경영이 화두로 떠오름에 따라 제약업계도 적극적인 변화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보수적인 기업문화 탓에 사회 변화에 유독 둔감하던 제약업계이지만 이번엔 다르다. 친환경 요소를 강화하고 사회공헌 활동에 힘쓰는가 하면 ESG 전담위원회를 만들어 다양한 변화를 시도하는 추세다.

다만 'G(Governance)'에 해당하는 지배구조 측면에서는 더 과감한 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해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의 평가 결과 지배구조 부문에서 최고등급인 S나 A+를 받은 제약사는 한 곳도 없었고 A 등급은 동아쏘시오홀딩스가 유일했다.

동아쏘시오홀딩스는 지난 2018년 주주총회에서 사외이사 과반인 이사회 구성,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 분리, 감사위원회 설치 등 변신을 꾀한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국내 대다수 제약사는 창업주 중심의 오너 경영 체제를 지켜와 소유와 경영의 분리가 실현되기 어려웠다. 이사회의 독립성이 보장된 곳이 적고 중소·중견기업이라는 이유로 수십 년간 같은 사외이사나 감사를 고수하는 곳도 있다.

이제 제약업계는 선대 창업자에 이어 2~3세 경영 체제로 접어들며 활발한 세대교체가 이뤄지고 있다.

셀트리온그룹은 지난 3월 주주총회에서 서정진 명예회장의 장남인 서진석 셀트리온 수석부사장을 셀트리온과 셀트리온제약의 등기임원으로, 차남 서준석 셀트리온 이사는 셀트리온헬스케어 등기임원으로 선임했다.

이경하 JW홀딩스 대표는 창업주 이기석 회장의 손자이자 이종호 명예회장의 장남이고, 허은철 GC녹십자 대표는 허채경 창업주의 손자이자 허영섭 녹십자 선대 회장의 차남이다. 보령제약, 광동제약, 일동제약, 신신제약 등도 2~3세 경영 체제를 갖추고 있다.

젊은 피를 대거 수혈한 국내 제약업계는 변화의 기로에 놓였다. 사회 흐름에 편승한 '보여주기식' ESG 경영이 아니라 경영진의 확실한 의지가 동반된 변화를 실현할 때다. 전문성과 독립성을 갖춘 이사회의 감독 아래 투명한 책임 경영을 수행하고 건전한 지배구조를 확립해 나가야 한다.

특히 지금은 제약사들이 K-제약, K-바이오 수식어와 함께 기업 가치를 대폭 올려가는 시기다. 연구개발(R&D)에 막대한 시간과 비용을 투자한 결과가 글로벌 혁신신약으로 나타나고 있고, 코로나19 위기를 기회로 삼아 진단키트를 수출하고 백신 생산기지로 떠오르는 등 새로운 성장 모멘텀을 구축했다.

이제 투명한 지배구조 하에 E와 S에 더해 G의 요소까지 강화한다면 기업 가치가 제고되고 국민 신뢰도 상승할 것이다. 묵은 지배구조에서 벗어나 평가 기관은 물론 국민들에게도 'S 등급'을 받는 제약사가 늘어났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하린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ay@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