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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에 'FBI' 웃고 'CIA' 울고… 매출 1조 클럽 204곳으로 5개 감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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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에 'FBI' 웃고 'CIA' 울고… 매출 1조 클럽 204곳으로 5개 감소

■ CXO연구소, 2019년 대비 2020년 국내 1000대 상장사 매출 분석
지난해 1000대기업 매출 1489조원, 전년보다 19조원↓…삼성전자, 20년 연속 매출 1위 눈앞
‘씨젠’ 매출증가율 999% 1조클럽 입성…도부마스크, 34억(19년)→1240억(20년) 34배나 껑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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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한국CXO연구소

지난 해 국내 1000대 기업의 매출 외형은 전년 대비 20조 원 가까이 감소했고, 같은 기간 매출 1조 클럽에 가입한 숫자도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또 삼성전자는 2021년 올해까지 포함할 경우 20년 연속 국내 매출 1위를 달성이라는 전무후무한 기록을 세우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업분석 전문 한국CXO연구소(소장 오일선)는 17일 ‘2020년 국내 1000대 기업 매출 현황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대상은 국내 상장사 2500여 곳 중 매출 기준 상위 1000곳(금융업·지주사 포함)에 포함되는 기업이다. 매출은 각 기업이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사업보고서에 명시된 개별(별도) 재무제표 기준이다. 매출 1000대기업 현황은 지난 1996년부터 조사가 이뤄졌다.

한국CXO연구소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가 본격 발생한 지난 해 국내 1000대 기업의 매출액 규모는 1489조 원 수준으로 집계됐다. 이는 2019년 1508조 원보다 19조 원(1.3%↓) 감소한 금액이다. 지난 2017년(1492조 원) 당시 매출 덩치보다도 작아진 규모다. 코로나19라고 하는 복병을 만나 작년 한해 국내 기업들의 외형은 1500조 원대 벽도 무너지고 2017년 이전 수준으로 뒷걸음질 친 셈이다.

우리나라 1000대 기업 매출은 지난 2012년 1482조 원을 기록한 이후 2013년에 1442조 원으로 성장 정체기로 이미 접어들었다. 이런 상황에서 코로나19는 한국 경제의 체격 시계를 2017년 이전 수준으로 다시 거꾸로 돌려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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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한국CXO연구소


◇ 한섬·셀트리온·실리콘웍스·삼성바이오로직스, 지난해 매출 1조 클럽 새로 입성

지난해 ‘매출 1조 클럽’에 가입한 회사 숫자는 1년 전인 2019년 때보다 줄어든 것도 매출 감소의 한 요인으로 꼽혔다. 1000대 기업 중 매출 1조 원이 넘는 회사는 지난 2016년 184곳→2017년 187곳→2018년 199곳→2019년 209곳으로 점차 증가 추세를 보여왔다. 그러던 것이 작년에는 204곳으로 이전해 대비 5곳 감소세로 증가세가 꺾였다.

쌍용씨앤이(19년 1조 447조 원→20년 9926억 원), 신세계건설(1조 161억 원→9567억 원), 대웅제약(1조 51억 원→9447억 원), 이수화학(1조 2121억 원→9434억 원), 남양유업(1조 182억 원→9360억 원) 등은 2019년 대비 2020년에 매출 1조 클럽에서 탈락했다.

이와 반대로 코로나 상황에서도 매출 1조 클럽에 새로 입성한 기업들도 나타나 눈길을 끌었다. 한섬(9945억 원→1조 1947억 원), 셀트리온(9818억 원→1조 6897억 원), 실리콘웍스(8671억 원→1조 1618억 원), 삼성바이오로직스(7015억 원→1조 1647억 원) 등은 지난 해 매출 1조 클럽 반열에 새로 가입했다.

지난 해 매출 10조 원 넘는 슈퍼기업 숫자도 전년 대비 2곳 줄어든 30곳으로 조사됐다.
대한항공(12조 177억 원→7조 4050억 원), 현대건설(10조 146억 원→9조 3201억 원), SK네트웍스(10조 5741억 원→8조 629억 원) 세 곳은 매출 10조 클럽에서 탈락하는 쓴맛을 맛봤다. 반면 삼성증권(6조 5271억 원→10조 8166억 원)은 새롭게 10조 원대 매출 기업군에 합류하는 저력을 보여줬다.

매출 10조 클럽 숫자는 지난 2017년 37곳으로 역대 최다를 기록하다가 2018년 35곳→2019년 32곳으로 점차 줄어드는 흐름을 보였다. 그러던 것이 작년에는 30곳으로 이전해보다 더 줄었다. 지난 해 매출 10조 클럽에 가입한 항공모함 격인 대기업 숫자는 2010년과 2011년 30곳 수준과 같아졌다. 매출 10조 클럽에 가입한 기업이 10년 전으로 회귀(回歸)해버린 것이다.

지난해 국내 매출 1000대기업 매출 중 2019년 대비 매출 금액이 가장 많이 오른 곳은 삼성전자였다. 이 회사의 2019년 매출은 154조 원. 2020년에는 166조 원(연결기준 236조 원)으로 코로나 상황에서도 회사 외형이 11조 원(7.5%↑) 넘게 커지며 선전했다.

이외 일반 제조사 중에서는 SK하이닉스 5조 2042억 원↑(25조 3207억 원→30조 5249억 원), 현대자동차 1조 5053억 원↑(49조 1556억 원→50조 6610억 원), LG이노텍 1조 5052억 원↑(7조 7850억 원→9조 2902억 원), SK이노베이션 1조 2970억 원↑(2조 5111억 원→3조 8082억 원), LG디스플레이 1조 1409억 원↑(21조 6583억 원→22조 7992억 원) 등도 1년 새 매출 1조 원 넘게 덩치가 커졌다.

거꾸로 1조 원 넘게 회사 외형이 줄어든 곳도 10여 곳 나왔다.

에쓰-오일(S-Oil) 매출은 7조 원 넘게 가장 크게 주저앉았다. 2019년만 해도 24조 3939억 원 수준이던 매출은 작년에 16조 7355억 원으로 떨어졌다. 이어 대한항공 4조 6127억 원↓, 한국가스공사 3조 8996억 원↓(23조 9038억 원→20조 41억 원), 포스코 3조 8635억 원↓(30조 3735억 원→26조 5099억 원), 포스코인터내셔널 3조 5188억 원↓(22조 7437억 원→19조 2248억 원) 등은 3조 원 이상 매출이 1년 새 사라졌다.

조사 대상 1000대 기업 중 매출증가율 1위 회사는 코넥스 기업인 ‘도부마스크’인 것으로 확인됐다. 도부마스크의 2019년 매출액은 34억 원 수준에 불과했다. 당시 전체 상장사 중 매출액 순위는 2000위에도 들지 못할 정도였다. 이런 기업이 코로나19가 한창이던 작년에는 1240억 원(883위)의 매출을 올려 전년대비 3475% 외형 성장이라는 경이적인 기록을 이뤄냈다.

코로나 진단 키트로 잘 알려진 ‘씨젠’도 2019년 971억 원의 매출에서 작년에는 1조 685억 원으로 999.8%나 되는 매출 성장 신화를 이뤄냈다. 2019년 매출 순위는 1000위에도 이름이 없었는데 작년에는 197위에 안착했다. 1년 새 800계단 넘게 매출 순위가 전진하는 저력을 보여줬다.

◇ 코로나 정국에 업종별 매출도 양극화, FBI 업종 늘고 vs CIA 업종 줄어

지난해 코로나 정국에 국내 1000대기업 매출도 업종에 따라 희비가 크게 교차했다. 크게 보면 금융(Financial), 바이오(Bio), 정보 및 게임 등(IT) 업체 등이 포함된 ‘F·B·I’ 업종에 속한 기업들의 매출 실적이 대체로 상승세 바람을 탄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 업종에서는 이베스트투자증권(매출 증가율 84.4%↑), 한화투자증권(74.8%↑), 키움증권(68.3%↑), 등의 회사들의 매출 실적이 1년 새 60% 이상 껑충 뛰었다. 바이오 업종에서는 바이오니아(610.8%↑), 랩지노믹스(259.8%↑), 바디텍메드(106.6%↑) 등이 덩치가 더 성장했다. 정보 및 게임 업체 중에서는 웹젠(68.6%↑), KG모빌리언스(62.7%↑), 엔씨소프트(47%↑) 등의 매출 증가 실적이 A학점을 받았다.

이와 달리 석유·화학(Chemical), 철강(Iron), 항공(Air) 업체들을 중심으로 한 이른바 ‘C·I·A’ 업종들은 코로나에 매출 직격탄을 맞은 것으로 파악됐다.

주요 석유화학 업종 중에서는 아모레퍼시픽(22.9%↓), 이수화학(22.2%↓) 등이 작년 한 해 회사 외형이 이전해 대비 20% 넘게 하락했다. 금속 및 철강 관련 회사 중에서는 세아베스틸(19.8%↓), 포스코(12.7%↓), 한국철강(11.9%↓) 등의 회사 외형이 하락했다. 항공 업계는 매출 감소 피해가 심각했다. 제주항공(72.8%↓), 진에어(70.1%↓), 아시아나항공(39.9%↓) 등으로 코로나에서 항공 업체들의 매출 타격이 심각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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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한국CXO연구소


◇ 삼성전자, 2002년부터 국내 매출 1위 기업 유지…"새로운 산업의 장르 개척하고 주도하는 창의성에 방점 찍어야"

2021년은 삼성전자에게 의미 있는 한 해로 기록될 전망이다. 큰 이변이 없는 한 올 한해도 삼성전자는 국내 매출 1위가 유력시 되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가 2021년 올 한해도 국내 매출 톱(TOP)을 지켜낼 경우 지난 2002년부터 시작해 ‘20년 연속 국내 매출 1위 기업’을 달성이라는 대기록을 세우게 된다. 대한민국 경영사(經營史)에 전무후무한 진기록을 장식하게 되는 셈이다. 참고로 삼성물산은 1985년부터 1997년까지 13년 간 국내 매출 1위 기업을 유지해왔었다.

2002년 당시 삼성전자의 매출은 40조 원 수준이었다. 매출 2위 삼성물산와의 매출 차이는 3조 원이 채 벌어지지 않았다. 당시 삼성전자 매출을 100이라고 하면 삼성물산은 92.7 수준이었다. 그러던 것이 2020년 작년에는 매출 2위 한국전력공사와의 덩치 격차를 100대 34.9 수준으로 크게 벌렸다. 매출 2위가 1위 자리를 감히 넘보지 못할 정도의 초격차(超格差)를 이루며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간판 기업으로 성장해오고 있다는 얘기다.

매출 1위 기업이라는 위상에 걸맞게 지난해 국내 1000대 기업 중 삼성전자가 차지하는 매출 비중은11.2%로 역대 최고를 찍었다. 1000대 기업 중 삼성전자의 매출 영향력은 지난 2013년에 처음으로 11%로 10%대를 넘어섰고, 2018년에는 11.1% 수준을 보였다. 코로나 정국에 삼성전자의 매출 영향력은 더욱 높아진 것으로 파악됐다.

한국CXO연구소 오일선 소장은 “앞으로 삼성전자는 국내 1위 기업을 뛰어넘어 기존 것을 업그레이드 하는 정도의 혁신에 만족할 것이 아니라 새로운 산업의 장르를 개척하고 주도하는 창의성에 방점을 찍어야 한다”며 “과거 에디슨이 전구를 발명해 전세계 사람들의 생활 패러다임을 바꾸고, 헨리 포드가 자동차를 대중화 시켜 거리의 한계를 혁파하고, 스티브 잡스가 스마트폰을 개발해 소통과 연결의 세상을 앞당긴 것처럼 삼성전자도 전세계 사람들에게 유용한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를 선도적으로 선보일만한 뭔가를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영운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young@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