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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 칼럼] 동학개미 삼전개미 코인개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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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 칼럼] 동학개미 삼전개미 코인개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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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픽사베이
증권시장 주변에서 ‘개미’라는 표현이 크게 늘었다.

‘동학개미’, ‘서학개미’, ‘삼전개미’가 등장하더니 ‘도박개미’에 ‘대출개미’, ‘빚투개미’라는 말도 생겼다. 그 의미는 주식 투자를 하지 않는 사람도 알고 있을 만했다.

‘병정개미’도 추가되었다. 군에서도 주식 투자를 많이들 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렇게 ‘각종 개미’가 증권시장 주변에 한꺼번에 나타난 적은 없었다.

개미라는 용어는 1980년대 중반 이른바 ‘3저 호기’에 힘입어 주가가 치솟을 때 생겼다.

당시 월급쟁이들은 직장 동료끼리 서로 보증을 서주며 보험회사에서 대출을 받아 주식을 샀다. 농민은 소 팔고, 논까지 팔아 투자했다. 서민들은 땅 팔고, 집 잡혀 투자하기도 했다. 어떤 중소기업은 아예 기업을 처분한 돈으로 증권시장에 뛰어들었다.

이때를 전후해서 생긴 용어가 ‘개미군단’이었다. 증권시장으로 몰려오는 투자자들이 마치 개미떼처럼 많다고 해서 붙인 이름이었다.

당시는 군사정권 때였으니까 ‘군단’이었다. 이 말이 지금도 사용되고 있다. 군단을 빼고, ‘개미’라고만 부르고 있는 것이다.

‘개미’는 진화를 하기도 했다. 거액을 투자하는 투자자는 ‘황제개미’, ‘슈퍼개미’라고 했다. ‘스마트개미’가 생기기도 했다.

심지어는 ‘남의 나라’ 주식투자자도 ‘개미’였다. 미국의 주가가 폭락하니까 ‘개미들이 큰 손해를 봤다’는 식이었다. 그렇다면 미국 투자자는 ‘미국개미’다.

그렇지만 개미라는 표현은 잘못이다. 개미는 땀 흘려 일해서 벌어야 개미다. 증권시장의 개미는 대체로 그렇지 못하다. 최소한 은행 정기예금 이자보다는 한참 높은 차익을 얻으려고 투자하는 개미이기 때문이다. 그런 투자자에게 개미는 어울릴 수 없다.

더구나 주식투자자들은 개미처럼 꾸준하지도 못하다. ‘초단타매매’, 이른바 ‘데이트레이딩’에 열심이다. 차익이 좀 생기거나 모두 날릴 경우 손을 털고 빠져나가기도 한다. 느긋하게 투자하지 않는 것이다.

개미라고 부를 수 있는 투자자는 제한적이다. 매달 월급을 쪼개서 주식저축을 하거나, ‘펀드’에 만기 때까지 돈을 잠겨두는 투자자들이 ‘진짜 개미’일 것이다. 하지만 그런 투자자는 상대적으로 적다.

그런데, ‘코인개미’라는 용어가 또 생기고 있다. 가상화폐 투자자를 ‘코인개미’라고 부르는 것이다.

‘코인개미’도 ‘동학개미’처럼 분화할 수 있을 것이다. ‘비트개미’, ‘알트개미’, ‘도지개미’ 등등이다.

4년 전에도 ‘개미’가 있었다. 가상화폐 투자자들이 ‘400만 가상화폐 개미 투자자는 문재인 정권 규탄한다’는 제목의 성명서를 낸 것이다. ‘400만 가상화폐 개미투자자 일동’ 명의의 성명서는 “가상화폐 거품을 막겠다고 가상화폐 거래소를 폐쇄하는 것은 부동산거품과 투기를 잡겠다고 부동산중계소를 없애는 것과 무엇이 다르겠는가. 참으로 어처구니없는 이런 발상이 놀라울 뿐이다”고 규탄하고 있었다.

지금은 그랬던 ‘코인개미’의 영향력이 간단치 않아지고 있다. 금융위원장을 성토하고 제도의 수정을 촉구하고 있다. 투자 규모가 하루 몇 십조 원에 달하기 때문일 것이다.


이정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bellykim@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