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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회장 ‘생전 약속’ 지켰다..."30조 유산 60% 이상 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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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회장 ‘생전 약속’ 지켰다..."30조 유산 60% 이상 환원"

사회 환원 수 조 원...감염병·소아암·희귀질환 극복에 1조 원 기부
개인소장 미술작품 국립기관 등에 기증
12조 원 이상 상속세 납부…국내외 역대 최고
"고인 유지 받들어 지속적으로 사회적 책임 다할 것"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삼성가(家) 유족들이 28일 사상 최고 수준의 고(故)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유산 상속세 납부와 의료 공헌 미술품 기증 등 사회 환원을 발표했다.사진 은 고(故)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사진=뉴시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삼성가(家) 유족들이 28일 사상 최고 수준의 고(故)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유산 상속세 납부와 의료 공헌 미술품 기증 등 사회 환원을 발표했다.사진 은 고(故)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사진=뉴시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삼성가(家) 유족들이 고(故)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유산에 대한 사상 최대 규모의 상속세를 납부하고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에 주력해 삼성을 '모든 이들이 사랑하고 존경하는 기업'으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삼성 유족들은 30조 원에 이르는 유산 가운데 약 60%를 사회에 내놓는 '통 큰' 자세를 보였다.
이는 생전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해온 이 회장의 유지를 지킨 대목이다.

삼성가 유족들은 28일 이 회장 유산 상속세 납부와 의료 공헌 미술품 기증 등 통 큰 사회 환원을 발표했다.

삼성 측은 "이는 국가 경제 기여, 인간 존중, 기부 문화 확산 등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을 역설한 고인의 뜻을 기리기 위한 것"이라며 "유족은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다양한 사회 환원 활동을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이 회장은 생전에 "국가 경제 발전에 기여하고 사회가 우리에게 기대하고 있는 이상으로 봉사와 헌신을 적극 전개할 것"이라며 "인류의 건강과 삶의 질을 높이는 것은 기업의 사명"이라고 언급했다.

이 회장은 또 "문화유산을 모으고 보존하는 일은 인류 문화의 미래를 위한 시대적 의무"라며 사회와의 '공존공영' 의지를 담아 삼성의 각종 사회 공헌 사업을 주도했다.

◇삼성 일가, 코로나19와 맞서 싸우기 위해 7000억 원 기부… 코로나19 백신 개발과 전문병원 건립 지원


삼성 일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전 세계가 고통 받고 있는 가운데 인류 최대 위협으로 등장한 감염병에 대응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인프라를 구축하기 위해 7000억 원을 기부하기로 했다.

이 가운데 5000억 원은 한국 최초 감염병 전문병원 '중앙감염병 전문병원' 건립에 사용된다.중앙감염병전문병원은 일반·중환자·고도 음압병상, 음압수술실,생물안전 검사실 등 첨단 설비까지 갖춘 150병상 규모의 세계적인 수준의 병원으로 건립될 계획이다.

나머지 2000억 원은 질병관리청 산하 국립감염병연구소의 최첨단 연구소 건축과 필요 설비 구축, 감염병 백신과 치료제 개발을 위한 제반 연구 지원 등 감염병 대응을 위한 인프라 확충에 사용될 예정이다.

기부금은 국립중앙의료원에 출연된 후 관련 기관들과 협의해 감염병전문병원과 연구소 건립과 운영 등에 활용한다.

소아암·희귀질환 어린이 지원에 3000억 원 지원


아울러 삼성 일가는 소아암·희귀질환에 걸려 고통을 겪으면서도 비싼 치료비 때문에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는 아동 환자들을 위해 3000억 원을 지원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앞으로 10년간 소아암, 희귀질환 아동 환자 가운데 가정 형편이 어려운 이들을 대상으로 유전자 검사와 치료, 항암 치료, 희귀질환 신약 치료 등을 위한 비용을 지원하기로 했다.

또한 백혈병·림프종 등 13종류의 소아암 아동 환자 지원에 1500억 원,크론병 등 14종류의 희귀 질환 아동 환자를 위해 600억 원을 지원한다. 향후 10년 동안 소아암 아동 환자 1만 2000여명, 희귀질환 환아 5000여명 등 총 1만 7000여명이 도움을 받게 될 전망이다.

또한 삼성 일가는 증상 치료를 위한 지원에 그치지 않고 소아암, 희귀질환 임상연구와 치료제 연구를 위한 인프라 구축 등에도 900억 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삼성 일가는 서울대어린이병원을 주관 기관으로 하는 위원회를 구성해 소아암, 희귀질환 어린이 환자 지원 사업을 운영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서울대와 외부 의료진이 고르게 참여하는 위원회는 전국 모든 어린이 환자들이 각 지역에 있는 병원에서 편하게 검사하고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전국 어린이병원 사업 참여를 유도할 계획다.

위원회는 전국에서 접수를 받아 도움을 가장 필요로 하는 어린이 환자를 선정해 지원할 방침이다.

개인소장 미술품 1만 1000여건, 2만 3000여점… "국민 품으로"

국보 등 지정문화재가 다수 포함된 이 회장 소유의 고미술품과 세계적 서양화 작품, 국내 유명작가 근대미술 작품 등 총 1만 1000여건, 2만 3000여점이 국립기관 등에 기증된다.

감정가만 2조5000억∼3조 원으로 알려진 '이건희 컬렉션' 미술품은 겸재 정선의 <인왕제색도>(국보 216호), 단원 김홍도의 <추성부도> (보물 1393호), 고려 불화 <천수관음 보살도>(보물 2015호) 등이다.

세부적으로는 지정문화재 60건(국보 14건, 보물 46건)을 비롯해 국내에 유일한 문화재 또는 최고(最古) 유물과 고서, 고지도 등 개인 소장 고미술품 2만 1600여점은 국립박물관에 기증하기로 했다.

김환기의 <여인들과 항아리>, 박수근의 <절구질하는 여인>, 이중섭의 <황소>, 장욱진의 <소녀/나룻배> 등 한국 근대 미술 대표작가들의 작품과 사료적 가치가 높은 작가들의 미술품과 드로잉 등 근대 미술품 1,600여점은 국립현대미술관 등에 기증할 예정이다.

한국 근대 미술에 큰 족적을 남긴 작가들의 작품 중 일부는 광주시립미술관, 전남도립미술관, 대구미술관 등 작가 연고지의 지자체 미술관과 이중섭미술관, 박수근미술관 등 작가 미술관에 기증하기로 했다.

국민들이 국내에서도 서양 미술의 수작을 감상할 수 있도록 국립현대미술관에는 모네의 <수련이 있는 연못>, 호안 미로의<구성>, 살바도르 달리의 <켄타우로스 가족> 및 샤갈, 피카소, 르누아르, 고갱, 피사로 등의 작품도 기증하기로 했다.

삼성측은 "지정문화재 등이 이번과 같이 대규모로 국가에 기증되는 것은 전례가 없었다"면서 "국내 문화자산 보존은 물론 국민의 문화 향유권 제고 및 미술사 연구 등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상속세 12조원 이상… 세계적으로도 역대 최고 수준


삼성 일가는 이 회장이 남긴 삼성생명, 삼성전자, 삼성물산 등 계열사 지분과 부동산 등 전체유산의 절반이 넘는 12조원 이상을 상속세로 납부할 계획이다.이는 국내는 물론 전세계적으로도 역대 최고 수준의 상속세 납부액이다. 지난해 우리 정부의 상속세 세입 규모의 3~4배 수준에 이른다.

삼성 일가는 연부연납 제도를 통해 올해 4월부터 5년 간 6차례에 걸쳐 상속세를 분납할 계획이다. 유족들은"세금 납부는 국민의 당연한 의무로, 마땅히 해야 할 일"이라고 밝혔다.

'사회적 책임' 유지 따라 사회 환원 지속 전개


삼성일가는 생전에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상생 노력'을 거듭 강조한 이 회장 뜻에 따라 다양한 사회환원 사업을 지속으로 이어가기로 했다.

삼성전자를 비롯한 삼성 관계사들이 기존에 진행하고 있는 사업 외에도 다양한 사회공헌 방안을 추진해 사업보국(事業報國)이라는 창업 이념을 실천하고, '새로운 삼성'으로 거듭난다는 계획이다.

삼성 관계자는 "이번 상속세 납부와 사회 환원 계획은 갑자기 결정된 게 아니라 그동안 면면히 이어져온 기업정신을 계승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현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kamsa0912@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