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고(故) 조양호 전(前) 회장에 이어 그룹 총수 자리에 오른 직후 경영권 분쟁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이라는 악재 속에서도 조원태 회장 리더십에 대한 평가는 '합격점'이다.
취임 첫 해 조 회장은 누나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과 사모펀드 KCGI, 반도건설 등이 꾸린 이른바 '3자 연합'의 도전에 직면했다.
3자 연합은 지난해 한진칼 주주총회에서 이사 선임에 관한 주주제안을 내며 조 회장을 압박했으나 조 회장이 사내이사 연임에 성공해 막을 내렸다. 3자 연합은 최근 '주주연합 간 (주식) 공동보유계약 해지'를 공시하며 사실상 패배를 선언했다.
전 세계를 강타한 코로나19 대유행은 조 회장의 위기 대처 능력을 검증하는 시험대였다. 많은 나라들이 국경을 닫고 경제활동까지 중단하면서 항공업은 직격탄을 맞았다.
코로나19 이후 첫 성적표인 지난해 1분기 대한항공 경영실적은 영업적자 전환과 당기순손실 확대였다. 2020년 1분기 대한항공은 매출 2조 3523억 원, 영업손실 566억 원, 당기순손실 6920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매출은 22.7% 급감했다.
조 회장은 코로나19 대유행 초기인 지난해 1월 중국 우한에 거주하는 교민들을 국내로 수송하는 전세 항공편에 직접 오르기도 했다.
당시 이러한 결정에 대해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 기지를 발휘한 것'이라는 평가가 많았다. 조 회장으로서는 위기 대응력을 보여주는 계기가 됐다.
코로나19로 항공업 전반이 휘청이면서 산업 재편 논의가 급물살을 탔다. HDC현대산업개발의 인수가 무산된 아시아나항공을 대한항공이 품는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다.
이동걸 KDB산업은행(산은) 회장과 조 회장은 담판을 통해 산은이 한진칼에 출자하고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는 그림을 완성했다. 올해 기업결합신고를 완료하면 아시아나항공은 대한항공 자회사로 편입된다.
우선은 '한진칼→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으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를 갖지만 대한항공은 인수 이후 2년 정도 준비를 거쳐 아시아나항공을 합병할 계획이다. 통합 대한항공은 운송량 기준 세계 7위 '메가 캐리어(Mega Carrier·초대형 항공사)'가 된다.
조 회장은 지금까지 2년보다 양대 항공사 통합이 진행되는 앞으로 2년 동안 더 분주할 것으로 보인다. 통합 항공사 재무구조 개선과 함께 서로 다른 조직을 하나로 합치면서 발생하는 내부 갈등, 그리고 중복 인력 해소 문제까지 풀어야 할 과제가 산적하다.
항공업 재편이라는 묵직한 과제를 마주한 조 회장이 어떠한 리더십을 발휘할 지 업계 관심이 쏠린다.
성상영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ang@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