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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튀어야 산다”...제주까지 3000 원 항공티켓도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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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튀어야 산다”...제주까지 3000 원 항공티켓도 등장

저비용항공사 이색 마케팅 경쟁 치열....‘출혈경쟁’ 따른 수익성 악화 우려

저비용항공사(LCC) 에어서울 승무원들이 2월 20일 진행한 해외 무착륙 비행에서 기내 면세품을 탑승 전에 주문한 여행객에게 면세품을 전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저비용항공사(LCC) 에어서울 승무원들이 2월 20일 진행한 해외 무착륙 비행에서 기내 면세품을 탑승 전에 주문한 여행객에게 면세품을 전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튀어야 산다. 이색 마케팅만이 해법이다.’

20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경영에 타격을 입은 저비용항공사(LCC)들이 ‘톡톡 튀는’ 마케팅으로 여행객을 유치하기 위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는 국내선 항공 여객 수가 코로나19 이전으로 돌아가는 등 관광 수요가 최근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주목할 만한 대목은 국내선 여객 수 급증이다.

해외여행 제한으로 국내 여행 수요가 크게 늘어 국내선 여객 수도 덩달아 급증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해외여행 제한으로 여행 펜트업 수요 국내선으로 불붙어


20일 국토교통부 항공 포털에 따르면 지난달 국적 항공사의 국내선 운항 편수는 1만7166편, 여객 수는 260만8000명이다.

이는 2월 운항 편수 1만5029편, 여객 수 231만4000명에 비해 크게 늘어난 숫자다.

특히 코로나19 사태 이전인 2019년 3월 운항 편수 1만6042편, 여객 수 257만3000명도 훌쩍 뛰어넘었다.

항공사별로 보면 LCC가 대형항공사(FSC)보다 많은 국내선을 운항했다.

LCC별 국내선 여행객 수를 살펴보면 지난달 제주항공은 3149편, 진에어는 2992편 운항해 대한항공(2616편), 아시아나항공(2540편)보다 국내선을 더 많이 운항했다.

코로나19가 발생하기 이전인 2019년 3월 대한항공이 4473편, 아시아나항공이 2712편, 제주항공이 2172편, 진에어가 1425편의 국내선을 운항한 점과 비교하면 극명하게 대조된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해외 여행객이 사실상 없는 LCC들이 국제선 매출 급감에 따른 경영 악화를 해소하기 위해 국내선 항공편을 늘리고 있다”며 “봄철 상춘객이 LCC가 제공하는 저렴한 항공 티켓으로 제주도, 부산 등을 가려는 펜트업(Pent-up:억눌린) 욕구가 분출하고 있는 점도 주된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LCC ‘너도나도 국내선 운항’ 경쟁...초저가 경쟁 따른 수익성 악화 목소리도


이에 따라 제주항공은 지난해 1월 국제선 47개·국내선 8개 노선을 운항했지만 현재 국제선 4개·국내선 10개 노선을 운항 중이다.

진에어도 지난해 1월 기준 국제선 29개·국내선 4개 노선을 운항했지만 현재 국제선 6개·국내선 14개 노선을 취항하고 있다.

LCC들이 국내선 운항에 집중하면서 신생 LCC 에어로케이까지 국내선에 합류해 고객 유치를 위한 가격 경쟁은 더욱 치열해진 모습이다.

진에어는 김포~제주 노선 주중 최저 가격이 1만1900 원으로 사실상 ‘1만 원대 항공 티켓’을 선보였다.

티웨이항공은 편도 기준으로 김포~제주 1만4900원, 김포~부산 1만5100원의 특가 상품을 내놨다.

지방 공항을 거점으로 하는 에어로케이는 평일 기준 청주~제주 노선 항공권이 3000 원인 특가상품을 내놔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에 질세라 제주항공은 회원을 대상으로 6월 1일부터 8월 31일까지 운항하는 국내선 항공권을 편도 기준 9900원에 판매하는 등 LCC가 가격할인 전쟁을 펼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상춘객을 겨냥한 LCC들의 가격 ‘치킨게임’이 본격화됐다”라며 “코로나19 검역 등 해외 여행이 사실상 불가능한 가운데 LCC들을 그나마 버티게 해준 노선이 국내선이기 때문에 업체 간 가격 경쟁이 치열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러나 “코로나19 이전 LCC 매출의 80%가 국제선에서 이뤄졌다”며 “국제선이 회복하지 않으면 이미 포화 상태인 국내선만으로 LCC가 경영난을 벗어나기가 사실상 힘들다”고 지적했다.


김민구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gentlemin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