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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EU, '탄소 국경세' 도입 초읽기…수출 한국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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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EU, '탄소 국경세' 도입 초읽기…수출 한국 비상

친환경 연결고리로 새 무역장벽 출현
러‧中‧印, 기후환경 변화 동의 속 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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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이 추진하고 있는 '탄소 국경세' 도입이 가까워지고 있다. 수출로 먹고 사는 한국은 탄소 국경세 도입에 앞서 선제적 대처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자료=글로벌이코노믹
지구 온도를 산업혁명 이전보다 1.5℃ 이내로 낮추려는 노력은 인류 생존을 위한 절대적 조치이다. 앞으로 10년, 30년 이후 탄소 제로를 구현하려는 지구적 합의가 도출되고 있다. 전기차 유행, 수소경제 박차, 재생 에너지에 대한 천문학적 투자가 모두 한 고리로 연결된다.

이런 가운데 유럽에서 의욕적으로 추진해 온 ‘탄소 국경세’가 마침내 바이든 정부 탄생 이후 탄력을 받아 이제 곧 본격적 시작을 앞두고 있다. 한국은 수출을 해서 먹고 사는 국가이기 때문에 탄소 배출이 세계 10위권에 드는 나라다. 이에 ‘탄소 국경세’는 우리 수출 경쟁력에 부담을 주는 문제다. 지구촌를 위해 꼭 필요하지만 우리에게는 당장 부담이 되는 과제다. 꼼꼼히 살펴볼 문제가 눈 앞에 닥쳐 온 것이다.

현재 논의하는 ‘탄소 국경세’는 시행은 확정되었지만 탄소 배출량이 많은 중국과 인도의 반발, ‘탄소 국경세’를 피하기 위한 ‘누출’ 논란 등 여러 가지 난제가 남아 있다.

◇ ‘탄소 국경세’란?

EU는 “2030년까지 EU 탄소배출량을 1990년 대비 최소 55% 줄인다”고 선언하며 “2023년까지 ‘탄소 국경세’를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탄소 국경세(Carbon border adjustment mechanism)는 EU로 수입되는 제품 중 이산화탄소 배출이 많은 국가에서 생산된 제품에 관세를 부과하는 조치다. 2019년 12월 11일 신EU 집행위가 마련한 유럽 그린딜 전략 중 하나다. EU집행위는 그동안 ‘탄소 국경세’에 대한 이해관계집단들의 의견을 수렴해 왔다.

그리고 마침내 지난 3월 초 EU 의회는 오는 2023년까지 ‘특정 공산품 수입품에 탄소 국경 비용을 부과’하는 세부사항을 오는 6월 예정된 EU 집행위에서 마련할 것을 촉구하게 되었다.

‘탄소 국경세’는 탄소 규제가 느슨한 국가에서 수입하는 상품에 세금을 부과하는데 ▲수입품에 한해 관세 부과 ▲배출권 거래제 확대 ▲역내 탄소세 부과 등 다양한 방식을 두고 그동안 논의되어 왔다.

◇ ‘탄소 국경세’ 도입 배경

‘탄소 국경세’ 도입을 놓고 전 세계 주요 정부 및 기업들의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그럼 EU가 ‘탄소 국경세’를 도입한 배경은 무엇인가? 첫 번째는 환경적 요인이고 두 번째는 경제 살리기 차원으로 볼 수 있다.

기후변화 이슈에 가장 앞서있는 EU는 폭염, 가뭄, 이상 기온, 코로나 등 질병이 탄소에서 비롯되는 것이라 판단하고 이에 대한 규제책을 마련해 왔다. 중국의 탄소배출량이 매년 늘어나고 중국 다음으로 탄소배출량이 많은 미국도 2017년 파리 기후협정 탈퇴를 발표하는 등 탄소배출 증가가 우려되는 상황에서 전 인류의 생존 문제 해결차원에서 기후변화 대응정책의 일환으로 ‘탄소 국경세’를 도입하게 된 것이다.

EU 차원에서 실시한 연구를 분석한 결과, 온실가스 배출 정책이 있지만 국경세가 없는 국가는 탄소 배출이 곳곳에서 허점이 있어 최대 25%가량 목표 배출량을 준수하지 못할 것이라는 결론이 나왔다. 이 연구에서는 탄소 국경 세금을 구현하는 것이 탄소 배출 감소를 5%까지 증가시킬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는 결론도 나왔다.

2016년 한 연구에 따르면 EU 국경 탄소세는 주요 교역국의 수입을 브라질 제품의 경우 0.3%, 미국산 제품의 경우 1.3% 감소시킬 수 있다고 나온 바 있다.

다음은 경제적 목적이다. EU는 탄소배출 규제에 따라 역내기업들이 저탄소 제품을 생산하기 위해 생산라인을 교체하는 등 관련 설비투자를 해 왔는데, 이러한 기업 비용부담은 결국 제품 가격 상승으로 이어져 역외국 대비 매우 불공평한 가격경쟁력을 초래하게 되었다.

EU 역내에서 생산되는 제품과 동일한 방식으로 역외에서 온실 가스를 배출한 기업에게도 세금을 부과함으로써 유럽 기업과 공정한 경쟁을 하자는 취지다.

유럽 연합(EU)의 기업들은 제품을 만들 때, 상당수가 그 과정에서 생산되는 기후 온난화 탄소 배출에 대한 허가를 구매해야 한다. 그 추가 비용은 제품의 가격을 인상하지만 기업의 탄소 배출량을 줄이도록 강제한다. 그러나 미국을 포함한 다른 많은 국가의 기업들은 동일한 배출 규칙을 준수하지 않아 EU에서 판매할 때 상대적으로 더 저렴해 가격경쟁에서 우위에 있었다.

EU는 ‘탄소 국경세’를 도입해 공정한 글로벌 경쟁 환경을 조성하고 역내 산업계의 비용부담을 상쇄한다는 구상을 하게 된 것이다. EU는 ‘탄소 국경세’ 부과를 시행할 경우 연간 50억~140억 유로 규모의 세수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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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글로벌이코노믹


◇ 미 바이든 정부, ‘탄소 국경세 조정’ 검토

친환경을 표방하고 당선한 미 바이든 행정부도 탄소배출 감축에 소극적인 기업이나 국가에 추가로 관세를 물리는 ‘탄소 국경세’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그동안 홀로 입법을 준비 중이던 EU에 든든한 지원군이 생긴 것이다. 친환경을 연결고리로 새 무역장벽이 출현할 수도 있다.

미 무역대표부(USTR)는 최근 의회에 제출한 통상정책 연례보고서에서 바이든 행정부가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탄소 국경 조정(carbon border adjustments)’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탄소 국경 조정’이란 탄소배출 감축에 적극적인 국가와 소극적인 국가 사이에 형평성 문제가 발생한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 이 불균형을 탄소 저감에 소극적 국가나 기업에 페널티를 부과하는 방식으로 해소하겠다는 구상이다. 환경과 자국 기업 보호까지 두 마리 토끼를 노린 구상이다.

막대한 비용을 들여 제조공정을 친환경적으로 바꾼 미국 기업과 환경을 오염시켜가며 값싸게 제품을 생산한 다른 나라 기업을 동일한 출발선에서 경쟁하게 내버려둘 수 없다는 취지다.

바이든 대통령은 “무역정책과 기후목표를 분리할 수 없다”는 분명한 목표를 가지고 ‘충분한 비용을 치르라’고 선언했다. 미국이 도입하려는 ‘탄소 국경 조정’이 구체적으로 어떤 형태를 띠게 될지는 아직 미지수다. 다만 EU처럼 탄소 감축 노력으로 자국 내 산업이 부담하게 된 비용만큼을 국경세로 부과하는 방식이 유력하다. EU는 올 2분기 중 관련 법안을 마련해 2023년부터 법 시행에 들어갈 계획인데, 수입품에 대해 직접 탄소세를 매기는 방식과 모든 제품에 일괄적으로 과세한 뒤 탄소 배출이 적은 기업에 환불해주는 방식 등을 저울질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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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글로벌이코노믹


◇ ‘탄소 국경세’ 관련 논란 내용

‘탄소 국경세’ 도입과 관련, EU와 미국이 강력히 추진할 경우 시기의 문제일 뿐 시행은 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시각이다. 다만 최종 제안의 비준이 세금에 대한 국가별 의견 차이를 감안할 때 쉽게 이뤄질 지는 불분명하다.

‘탄소 국경세’의 도입이 현실화될 경우 국제무역에 미칠 파장은 상당할 것으로 전망되나 실질적으로 관세를 부과하기까지 난항이 예상된다. 정치적으로는 러시아, 중국, 인도 등 다른 국가들의 반대로 글로벌 무역분쟁 발생도 우려된다.

기술적으로는 불명확한 탄소세 부과기준 및 정확한 탄소량 측정의 난관도 넘어야 한다. 프랑스 국제경제연구소는 EU로 수입되는 역외제품 탄소수치 측정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밝힌 바 있다.

이런 논란이 있는 문제를 2023년 제도 시행 이전까지 합의에 도달 할 수 있을 것인지가 관건이다.

‘탄소 국경세’의 적용대상 분야, 가격 책정방법, 탄소함량 평가기준 등에 대해 각국의 이해관계 의견 수렴이 필수다. 또한 ‘탄소 국경세’의 WTO 규정 합치 여부 등에 대해서도 논의가 아직 끝난 것은 아니다.

현재 탄소 배출이 가장 많은 석유화학, 철강, 시멘트 등 분야에 대해서는 이견이 적은 상태 이지만, EU의 ‘탄소 국경세’ 도입 추진에 대해 자국산 제품의 가격경쟁력 하락을 우려해 반대 목소리가 여전하다. 러시아와 중국, 인도에서는 기후환경 변화에 대한 필요성에는 동참의사를 밝히고 있지만 관세 문제에 있어서는 완곡하게나마 반대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

중국은 최근 프랑스, 독일과 기후 변화 논의 과정에 EU 정책에 대해 날카로운 반응을 보였다. 시진핑 주석은 ‘탄소 국경 조정’ 메커니즘을 개발할 계획을 밝히면서 “기후 변화에 대처해야 하지만 지정학적 고려 없이 다른 나라를 공격하는 데 무역 장벽이 이용되면 안 된다”는 입장을 보였다.

중국은 다양한 이슈를 둘러싼 긴장과 중국의 인권 침해 혐의로 최근 의외의 제재 가시화에도 불구하고 서방 강대국들이 기후 변화에 대한 베이징과의 협력을 강화해야 할 필요성을 저울질하고 있다. 최근 르 유청 외무 부(副) 장관은 미 캐리 기후특사와 상하이에서 만나 “미국의 접근방식이 너무 부정적이며 미래지향적 정신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르 부장관은 “14억 명의 나라를 바꾸는 것은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다만 시진핑은 중국이 강력한 온실 효과를 가진 냉매 가스(HFC)의 사용을 단계적으로 폐지 하기 위한 미니 조약인 몬트리올 의정서에 대한 키갈리 개정안을 비준할 것이라고 말했다. EU는 가스의 최대 생산국인 중국에서 HFC의 불법 수입을 근절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다음은 ‘탄소 누출’ 문제다. ‘탄소 누출’ 문제는 동일 탄소 배출 제한 규정에 적용받지 않는 수입품이나 배출량을 줄이지 않기 위해 생산을 다른 나라로 옮길 때 발생한다. 생산을 외국 공장에서 하는 것이다. 그 결과 배출량은 계속 줄어들지 않고 지구 전체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탄소 국경세’의 최대 원군인 미국의 경우는 사정이 다소 복잡하다. 바이든은 2021년 무역 의제의 일부로 ‘탄소 국경 조정’을 강조했다. 그러나 미국은 그 자체로 탄소 가격이 없으며 탄소 가격을 부과하기 위해 초당적 의회 지지를 얻기 위해 고군분투해야 한다.

EU처럼 탄소 배출 규정을 잘 준수한 기업에게는 세금을 환불하는 제도라든지, 세금을 지역 배출권 거래 시스템에 연결하여 기업이 온실 가스 배출 허가증을 구매하고 거래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방안도 마련해야 한다.

물룬 탄소 집약적 제품이 국가 안보 위험으로 밝혀지면 일방적으로 세금을 부과할 수 있다. 기후 변화 대응은 미국에 있어 정치적 의제라는 주장도 있다. 법인세에 대한 논쟁, 그리고 기업이 더 낮은 세율을 지불하기 위해 해외로 이주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라는 것이다.

다만 이들 기업들이 부담하는 부분에 대한 상응하는 지원책도 마련해야 한다. 수입 비용 상승으로 타격을 입을 기업들 사이에 반발이 있을 수도 있다. 예를 들어, EU 탄소 국경 세금 제안에 대한 보스턴 컨설팅 그룹 연구에 따르면 평판 압연 강철 제품을 사용하는 자동차 제조업체와 건설회사의 연간 수익이 평균 40% 감소할 수 있다. 큰 부담이 된다.

다른 국가나 기업들과의 형평성도 문제다. 참여하는 모든 국가와 기업들이 기후 변화 취지에 공감하는 만큼 기꺼이 비용을 부담할 수 있는 지역별 국가별 차이가 없는 공정하고 합리적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 합의를 위해서는 아직 갈 길이 멀다.

그 다음은 국경 세금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점이다. 연구에 따르면 ‘탄소 국경세’는 일부 주요 부문의 누출을 줄이고 배출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지만 탄소 배출 관련 전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

기후 변화에 제대로 대처하는 것은 상당한 노력과 국제 협력을 필요로 한다. 국경 탄소세는 문제를 단독으로 해결하지는 못하지만 탄소 배출을 줄이는 데 중요한 도구가 될 것이다.

◇ 22~24일 기후정상회의와 후속 협상들의 중요성

곧 열리는 화상 기후정상회의에서 어떤 내용이 논의되고 합의될지 주목을 끈다. 과연 탄소 배출량이 가장 많은 중국과 인도가 국제적 합의에 말뿐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협조할지가 관건이다.

그리고 6월 유럽의 구체적 프로그램 마련을 넘어 11월 예정된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까지 이번 기후정상회의에 참석하는 국가들이 어떤 감출 정책을 내놓을지도 관심사다.

우리의 경우 수출기업을 중심으로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그린피스코리아는 지난 1월 EU의 ‘탄소 국경세’가 도입되는 2023년부터 국내 수출업계는 총 6100억 원의 추가 관세 부담을 질 수 있다는 보고서를 내놓은 바 있다.

2030년에는 1조8700억 원으로 늘어나고, 시간이 지날수록 부담금 규모는 훨씬 더 커진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