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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분석] 저명 투자자 피터 틸 “비트코인은 미국에 대한 중국의 금융 무기” 주장 속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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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분석] 저명 투자자 피터 틸 “비트코인은 미국에 대한 중국의 금융 무기” 주장 속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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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팔 공동 창업자이자 클래리엄 캐피탈의 피터 틸 회장이 비트코인이 정치문제에 휘말리며 미국에 대한 중국의 금융 무기가 될 것이란 견해를 제기했다.
"비트코인은 복잡한 정치 문제에 휘말렸다."

이 말은 ‘페이팔’의 공동 창업자이자 클래리엄 캐피털 매니지먼트 피터 틸(Peter Thiel) 회장이 지난 7일 리처드 닉슨 재단 주최 행사에서 한 발언으로 비트코인을 지정학적 무대로 밀어내 암호자산이 가져올 이익에 잠재적인 영향을 줄 뿐 아니라 투자자들이 주목해야 할 두 가지 중요한 거시적 시각의 견해를 제기했다.

그는 이와 함께 “비트코인은 미국에 대한 중국의 금융 무기로 봐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법정통화를 위협하는 것이며, 특히 미국 달러의 위협이 될 것”이라고 말하며 “인생의 많은 일에서는 콘텍스트(문맥)가 중요해진다”는 의미심장한 말을 했다.

표면적으로 틸 회장은 미국의 규제 당국에 비트코인이 미국 달러의 위협이 되는 것을 막도록 요구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그것은 잘못된 해석일 것이다. 근저에 있는 의도는 처음 받은 인상보다 의미심장하며 비트코인과 궁극적으로는 미국을 지지하는 것이다. 어떤 이는 틸 회장이 복잡한 4차원 체스를 두고 있다고 지적한다. 그의 메시지는 비트코인에만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미국 정부에 주의를 촉구하는 것에 그치지 않기 때문이다.

■ 금융 무기 비트코인

틸 회장이 왜 이렇게 말했는지 따져보기 전에 무슨 의미를 담았는지를 자세히 짚어보자. ‘왜 비트코인이 미국 달러를 위협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 그는 2013년이라는 이른 단계에서 ‘세계를 바꿀 수 있는’ 비트코인의 가능성을 지적했다. 이와 함께 비트코인의 기축통화로서의 성질을 때로는 칭찬해 왔다.

이 같은 생각은 비트코인의 안정적 공급과 세계적 보급에 따라 언젠가는 세계의 기축통화인 미국 달러의 경쟁상대가 될 수 있으며, 그래서 중국은 비트코인을 지원해 실질적으로 무기화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음을 시사하는 듯하다. 그는 정말로 그렇게 믿고 있을까? 자신의 펀드에 의한 투자를 통해 그는 암호자산(가상화폐) 업계의 최고의 지성과 연결되고 있다. 그 자신도 분명 지극히 영리한 인물이다.

그는 비트코인이 최상의 결제시스템이 아니라고 인정하고 있으며 미 달러화는 효율적인 결제방법이기 때문에 그야말로 강력한 기축통화임을 확실히 인식하고 있다. 각국이 미국 달러를 보유하는 것은 글로벌 상거래에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 중국의 비트코인에 대한 '아리송한' 입장

중국이 달러화에 타격을 주기 위해 비트코인을 무기화하고 있다는 점에 대해 틸 회장은 이에 앞서 중국이 얼마 만큼의 미국 달러를 보유하고 있는지 이해하고 있다. 미국 국채에 대한 중국의 투자는 2020년 10월 이후 증가해 지금은 약 1조1000억 달러(약 1,228조 7,000억 원)에 이른다. 더욱이 현재의 거시경제 상황에서 비트코인은 아마도 미 달러에 타격을 줄 수 있지만, 목록에서 중앙은행의 정책보다 순위가 낮을 것이다.

그리고 그는 중국이 비트코인에 대해 반드시 호의적인 것만은 아니라는 것도 알고 있다. 암호자산거래소에 대한 오랜 금지조치에 더해 중국은 최근 네이멍구 자치구의 비트코인 채굴시설을 폐쇄했다. 중국이 오래전부터 자본도피와 싸우고 있다는 점을 생각하면, 비트코인이 사라지기를 바랄 가능성이 크다. 만약 정말로 미 달러를 약화하고 싶다면 위안화에 '데미지’를 주지 않는 방법이 바로 근처에 있기 때문이다.
■ 진짜 문제는 미국의 허술한 대응

그는 중국은 비트코인을 무기화함으로써 미국 달러의 위상을 약화하려 한다고 말했지만, 그가 진짜 그렇게 생각하는 것 같지는 않다. 그렇다면 왜 그렇게 발언했을까? 무엇을 노렸을까? 이러한 의문을 파고 들어가려면, 한층 더 깊은 문맥의 이해가 필요하다. 이번 행사의 주제는 ‘테크놀로지와 국가 안보’였다. 그의 발언은 중국의 디지털 통화 계획에 대한 질문에 대한 답변에서 나온 것으로 논의는 디지털 통화가 중국 정부에 국민을 통제할 힘을 가져다 줄 가능성으로 치달았다.

논란은 나아가 AI, 공급망 등에도 미쳐 모두 이데올로기적 영향력에 대한 날카로운 우려를 담고 있었다. 그는 중국 정부를 모든 면에서 사악하다고까지 했다. 비트코인에 대한 틸 회장의 이러한 발언은 여러 사람이 지적한 대로 미국의 규제 당국에 비트코인을 좀 더 진지하게 다루라는 경고일 가능성이 크다. 동시에 중국의 미국 지배적 지위에 대한 폭넓은 위협에 대한 것이기도 했다.

첫 번째 지적은 위협적으로 보인다. 미국 정부가 비트코인을 위협으로 인식하면 비트코인을 금지할 수 있다는 것을 많은 사람이 우려하고 있다. 하지만 그 가능성은 크지 않다. 미국 정부는 나이지리아 등이 암호자산을 제한함으로써 사회적 혼란을 야기했음을 인식하고 있다. 더불어 비트코인을 금지하려는 시도는 비트코인이 필요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최고의 홍보가 될 것이며 국내에 미치는 영향은 중국의 소프트파워 전략을 강화할 것이다.

비트코인 규제에 대한 큰 관심은 암호자산 인프라에 대한 투자를 뒷받침하고 업계 전체에 보다 폭 넓은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구체적으로는 기관투자가에게 암호자산에 대해 한층 더 안심감을 줄 것,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의한 비트코인 ETF(상장지수 펀드) 승인의 마지막 장벽을 없애는 것 등이다.

■ 미국은 체스, 중국은 바둑으로 비교

그렇다면 더 폭 넓은 문맥에 눈을 돌려 보자. 트럼프의 선거운동에 거액의 기부를 한 누구나가 인정하는 공화당 지지자로서 틸은 현 바이든 행정부보다 트럼프 행정부에 가까운 입장에 있다. 그는 바이든 정권이 중국에 대해 유화 정책을 취하는 것이 아닌가 염려하고 있다.

이런 거의 국가주의적 톤은 캐나다 억만장자이자 ‘오리어리 펀드’를 운영중인 케빈 오리어리(Kevin O'Leary)가 지난달 ‘Coin Desk TV’에서 투자자들은 ‘중국 코인’을 원치 않는다고 주장했을 때도 나타났다.

아울러 2월 개최된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에서는 국제무대에서 중국의 위상을 강화하는 데 특히 중점을 둔 차기 5개년 계획이 승인됐다. 이전의 5개년 계획은 평화적인 다자적 세계가 중국에 이익을 가져다줄 것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새로운 5개년 계획은 ‘패권주의’의 위험성을 강조하고, 타국에 의존하지 않는 활발한 국내경제를 기반으로 한 강력한 경제성장을 그리고 있다.

반미적인 수사나 외교 행동의 고조는 무역문제뿐 아니라 국제무대에서의 심리적 전쟁의 격화를 보여주고 있다. ‘소프트 파워’ 싸움은 중국이 넓게 국외에 전개하고 있는 융자와 투자에 의지하고 있어 장기에 걸치는 영향력의 싸움이 되고 있다. 얼마 전 이에 대한 흥미로운 ‘비유’가 나왔다. 미국은 적의 킹을 죽이기 위해 적의 말을 쓰러뜨리는 게임인 체스를 좋아한다. 중국은 영역을 천천히, 조용히 점령해 가는 바둑을 선호한다는 것이다.

틸 회장은 중국이 비트코인이나 블록체인, AI 등 새로운 테크놀로지에서 바둑을 두고 있다고 말하는 것 같다. 그는 실질적으로는 미국 정부에 대해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 조장하는 영역 침해에 주의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 비트코인 이데올로기는 초당파적

그의 발언은 느리고, 미미하지만 현실적이고 의미 있는 반향을 불러일으킬 것이다. 가능하다면 미국의 규제 당국은 비트코인의 이용과 인프라의 발전을 지원하는 데 진정한 기회가 있음을 인식하기 바란다. 지금 사회에 영향을 주고 있는 여러 가지 새로운 테크놀로지보다는 비트코인은 자유와 선택이라는 미국의 가치관을 나타내는 것으로 이해해 주기 바란다. 또, 비트코인은 규제 당국의 대응과 관계없이 번영하는 것으로, 그 이노베이션을 살리는 방법을 생각해야 함을 이해해 주었으면 한다.

아이러니컬함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있어서는, 지금의 새로운 상황에는 즐길 수 있는 점이 많이 있다. 비트코인은 국경을 초월해 존재하기 위해 만들어졌는데도 두 강대국 간 치열한 싸움의 무대로 밀려나고 있다. 비트코인이 갖추고 있는 이데올로기는 초당적으로 번영할 텐데도 정치적 의도와 결부돼 있다.

분산화에 따라 설계됏음에도 세계화 과정에서 내셔널리즘으로 이행하는 툴로서 사용되고 있다. 중요한 것은 비트코인과는 모두 관계가 없다는 것이다. 비트코인은 사람들이 원하는 것이 된다. 그리고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하든 그대로 작동한다. 적어도 틸 회장도 이 점을 알고 있을 것이다.


김경수 글로벌이코노믹 편집위원 ggs07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