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애플을 비롯한 글로벌 주요 기술기업용 반도체를 생산하는 TSMC는 최근 발표한 연례보고서에서 "무역긴장이나 보호무역주의 조치가 핵심 장비의 가격 상승, 심지어는 사용할 수 없는 사태까지 초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수출허가 지연이나 거부, 추가 수출통제 조치, 기타 관세나 비관세 장벽 등의 요인을 지적했다.
TSMC는 칩 생산을 위해 어플라이드머티리얼이나 램리서츠 등 미국 업체의 반도체 제조장비 공급에 의존하고 있다. 회사는 무역 긴장으로 생산에 필요한 원자재 확보도 방해를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반도체는 미사일과 자동차부터 스마트폰까지 다양한 제품에 쓰이는 칩으로 미중 분쟁을 키우는 핵심 영역이 됐다. 미국이 중국 반도체 제조사인 SMIC에 대한 핵심 장비 판매를 포함해 중국에 대한 반도체 관련 수출 통제를 강화함에 따라 중국은 국내 반도체 산업을 육성해 외국 기술 의존도를 낮추려는 데 열을 올리고 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TSMC가 중국의 군사용 슈퍼컴퓨터 구축이나 군 현대화 노력, 대량살상무기 제조 등과 관련한 우려로 미국 블랙리스트에 오른 업체 톈진파이튬정보기술의 신규 발주를 중단했다고 보도했다.
TSMC는 미국의 제재에 대응하기 위해 중국이 채택한 새로운 조치가 자사의 중국 사업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중국은 지난 1월 다국적기업의 외국법 준수로 피해를 입은 중국 기업이 민사 구제조치를 취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한다며 ‘차단법’을 채택했다.
TSMC는 보고서에서 "다른 국가의 조치나 규제의 영향에 대응하기 위해 피해국가가 채택한 조치는 우리를 포함한 다국적 기업에 상당한 법적 책임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조민성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scho@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