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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분석] 중국, 홍콩 교실까지 ‘검열 마수’…교사 “머리 위에 올가미가 있는 것 같다” 토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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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분석] 중국, 홍콩 교실까지 ‘검열 마수’…교사 “머리 위에 올가미가 있는 것 같다” 토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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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홍콩의 학생들이 2019년 반정부 시위 내내 학교에서 인간 사슬을 형성하고 있는 모습.

다이애나 웡은 11~12살 학생들로 구성된 자신의 학급에 동물 스티커로 장식된 격려 편지를 보내 전 세계적 유행병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팬데믹에 대한 온라인 강좌를 들을 수 있도록 도왔다. 그러나 지난 8월부터 홍콩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완전히 새로운 ‘전국적 안전교육과정’은 교직원인 그녀가 쓰는 문구나 그림 하나하나를 다시 생각하도록 만들었다.

그녀는 이에 대해 “교사들은 학부모가 문맥을 벗어나 우리를 인용하거나, 그들이 포착한 수업의 스크린 샷을 통해 메시지를 왜곡할 경우 직업과 심지어 자유까지도 위협받을 수 있다”고 말하고 “내 머리 위에 올가미가 있는 것 같다”며 불안감을 토로했다.

중국 정부는 2019년 중국 영토를 뒤흔든 반정부 시위가 이어지자 최장 12개월 동안 홍콩에 전면적 안전규제 조치를 내렸다. 이후 이어진 민주화 운동에 대한 탄압은 대도시 내부의 반대를 짓눌렀고, 많은 시민운동가가 투옥되거나 해외로 도피했다.

이제 연방정부는 ‘전국적 안전 규정’에 설명된 대로 주요 학교 학생들에게 ‘전복’과 ‘외국인 간섭’에 동요되지 않도록 경고하는 한편, 학계를 이끄는 커리큘럼을 갖춘 대학 등까지 그 영향력을 확장하고 있다. 이에 따라 많은 외국인 젊은이들이 다니는 국제 대학들이 추가로 제재를 받게 됐다. 영국의 파이낸셜 타임스는 홍콩의 12명 이상의 학자들과 어머니, 아버지, 교수진들과 대화를 나누었는데, 그들 대부분은 연방정부의 보복에 대한 우려로 신분 노출을 원하지 않았다.

목요일에 전국적으로 실시되는 ‘안전 훈련의 날’에는 새로운 훈련 의제를 홍보할 것이다. 가족들은 경찰과 교도관, 코칭 교육기관에 참석해 테러 방지 훈련을 보고 디지털 현실 체험에 참여할 수 있다. 유치원생들을 위한 ‘국가 안전 퍼즐 행동’도 조직되어 있다. 교육자들은 새로운 교육 과정이 앞으로 몇 년 동안 강의실을 완전히 바꿀 것이며, 검열의 수단으로 이용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교장들은 이미 도서관에 정치적으로 부적절하다고 여겨지는 책들을 걸러 내라고 명령했다.

홍콩에는 영국의 유명 대학 캠퍼스와 함께 52개의 전 세계 대학들이 입주해 있다. 지난 2월에 있었던 브리핑에서 홍콩 교육국은 전 세계 교수진에 ‘전국적 안전교육과정’의 필수화를 절대 강요하지 않을 것이라 장담했다. 하지만 대학들은 이 규제에 관해 대학생들에게 알려야 할 것이며, 캠퍼스 내에 어떠한 위반도 없도록 보장해야 할 것이다.

10대 청소년 두 명을 데리고 있는 한 여성 미국 주재원은 전국적인 안전 규정이 “홍콩에 평화를 되찾기 위한 의무라고 생각했지만, 그 조항은 정말 불길한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녀는 “이러한 적응이 나의 젊은이들이 국제 여권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감사하도록 만들었다”고 덧붙였다.

베이징과 현지 당국은 홍콩 연수제도를 2019년 반정부 시위의 주요 요인 중 하나로 보고 있다. 일선 시위대가 베이징 당국에 시위 탄압에 대해 경고하는 것을 지원하기 위해 중등학생들이 대학 밖에 인간 사슬을 형성하기도 했다.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은 지난해 7월 “국가를 거부하고 정부에 반대한다는 생각이 요즘 젊은이들의 가슴에 뿌리박고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중국이 홍콩의 대학에 대한 이러한 집착은 새로운 것이 아닐 것이다. 2012년, 당시 민주화 운동의 지도자로 성장하여 현재 감옥에 있는 대학생이었던 조슈아 웡과 아그네스 차우는 애국적 전국적 ‘훈련 커리큘럼’을 도입하려는 홍콩 당국의 초기 계획을 저지하기 위한 마케팅 캠페인의 얼굴이 되었다.


김경수 글로벌이코노믹 편집위원 ggs07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