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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정전→가뭄→화재....세계 반도체 '릴레이 악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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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정전→가뭄→화재....세계 반도체 '릴레이 악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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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용 반도체 공급 부족 사태는 파운드리 업계의 생산 한계, 텍사스 한파, 르네사스 화재, 대만 물 부족 등 여러 요인이 합쳐진 것으로 여파는 상당 기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글로벌이코노믹 DB
자동차용 반도체 공급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이유는 지난해부터 코로나19 대유행과 함게 이어져 온 여러 요인이 중첩된 때문이라고 일본 비즈니스저널이 7일 보도했다.

지난해 코로나19 사태가 터지면서 경제가 타격을 입었을 때 자동차산업 역시 3~8월에 걸쳐 수요가 증발했다. 이 때문에 자동차용 반도체 매출액 점유율 1위인 독일 인피니온, 2위인 네덜란드 NXP세미컨덕터스, 3위인 일본 르네사스 등은 대만 TSMC에 자동차용 반도체 생산 위탁을 취소했다.

그러나 TSMC는 주문 취소에 대해 걱정할 것이 없었다. 전 세계의 펩리스 업체로부터 생산 위탁이 쇄도했기 때문이다. 차량용 반도체 취소의 공백은 순식간에 메워졌다. 작년 가을 이후 자동차 생산이 회복돼 차량용 반도체를 다시 위탁하려 했지만 TSMC는 받아들일 수 없었다. 이미 다른 업체와 계약한 것을 취소할 수 없었던 것이다.

2020년 중의 자동차 생산은 수요가 격감했을 때 축적돼 있었던 반도체 재고로 버틸 수 있었지만 재고는 지난해 4분기에 소진됐다. 2021년의 차량용 반도체 파동은 예상됐던 일이다.

지난 2월에는 미국 텍사스에 갑작스러운 한파와 폭설이 몰아쳐 오스틴에너지가 2월 16일 계획 정전을 실시했다. 이에 따라 같은 주에 있는 삼성전자·인피니온·NXP 반도체 공장이 정지됐다. 이 정전에 의해 반도체 3사를 합해 12인치 웨이퍼 라인에서 월 11만 5000매의 웨이퍼 가공이 멈추어 버렸다. 차량룡 반도체는 물론 삼성전자의 로직 반도체 생산에도 큰 차질이 생겼다.

여기에 일본 르네사스 나카 공장이 2월 13일 발생한 후쿠시마현 바다 지진으로 재해를 입어 약 3시간 정전되고 라인 가동이 멈추었다. 이 3시간 정전의 영향은 작지 않았다. 그리고 이 사고가 복구된 직후인 3월 19일, 르네사스 나카 공장의 12인치 웨이퍼 라인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이 화재의 영향은 막대해 르네사스의 손실은 약 175억~240억 엔에 이를 전망이다. 화재 전 상황으로 돌아가려면 100~120일이 필요하다. 그 결과 올해 2분기에 세계 자동차 생산이 160만 대 감소할 것이라는 예상도 나왔다.

카지야마 히로시 경제산업상이 3월 30일의 내각회의 후 회견에서, 대만 TSMC에 르네사스의 차재 반도체의 대체 생산에 관한 협력을 요청했다. 그러나 대만에서는 작년부터 반도체 공장 가동을 위한 물이 심각하게 부족해져 TSMC마저도 정상적인 공장 가동이 쉽지 않다.

TSMC에서 자동차용 반도체 출하 비율은 3%에 불과하다. TSMC가 일본의 요청을 받아들여 차재반도체를 생산해 줄지는 알 수 없다.

2000년경까지만 해도 반도체 메탈배선 재료로는 알루미늄(Al)을 사용했으나 반도체 공정의 미세화가 진행되면 Al의 배선 저항이 문제가 돼 130나노미터 이후의 공정은 AI보다 저항치가 작은 구리(Cu)를 배선 재료로 사용하게 되었다. 르네사스의 화재는 Cu의 전해도금 중에 과전류가 흘러 발화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르네사스의 과도한 인력 감축과 구조조정이 근본적인 원인이라는 지적도 있다. 르네사스의 나카 공장 근무자들이 제대로 대응하고 있는지 의문이라는 것이다. 2010년 히다치와 미쓰비시전기가 설립한 르네사스는 NEC일렉트로닉스가 통합되면서 직원 수가 4만 9200명으로 불어났지만 이후 오므론 출신의 사쿠다 히사오 회장 겸 CEO가 직원 수와 공장을 절반으로 줄였다.

구조조정 효과로 르네사스는 흑자를 냈지만 공장 관계자를 중심으로 직원 수를 3만 명 이상 줄이는 바람에 제조장치의 안전 관리가 허술해졌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자동차용 반도체 공급은 이 같은 일련의 사건을 거치면서 구조적인 부족 사태에 들어갔다. 공급 부족 현상은 상당 기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조민성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scho@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