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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짜 재건축재개발에 건설사 수의계약 '무혈입성' 줄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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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짜 재건축재개발에 건설사 수의계약 '무혈입성' 줄이어

1분기 시공사 선정 사업지 70% 이상이 특정건설사와 수의계약 차지
인지도 높은 대형사들 짝짓기 수주 늘어…과다경쟁 손실 줄이기 차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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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건설‧현대엔지니어링 컨소시엄이 최근 수의계약 방식으로 수주한 경기 광명시 철산한신아파트 리모델링단지 전경. 사진=쌍용건설
최근 도시정비사업 수주시장에서 건설사들의 ‘무혈입성(無血入城)’ 사례가 늘고 있다.

도시정비사업 시공사 선정 과정의 규제가 강화되면서 건설업계 중심으로 출혈경쟁을 피하려는 분위기가 확산된 탓이다.

특히, 대형 건설사를 중심으로 특정 정비사업지 수주에 일찍이 공을 들이는 등 시공권 경쟁 우위에 서려는 움직임이 일자 경쟁을 부담스러워한 중견 건설사들이 경쟁을 포기하는 사례가 두드러지고 있다.

31일 도시정비업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시공사 선정을 마친 도시정비사업장(재건축‧재개발‧소규모정비사업‧리모델링) 30여 곳 중 10곳 이하 사업장이 2개 이상 건설사의 시공권 경쟁구도가 형성됐으며, 이를 제외한 나머지 20여 곳 사업장들은 특정 건설사 단독입찰에 따른 수의계약 방식으로 시공사를 선정했다.

최근 쌍용건설‧현대엔지니어링 컨소시엄은 공사비 약 4600억 원 규모의 경기 광명시 철산한신아파트 리모델링 공사를 따냈다.

앞서 지난해 11월 말 진행된 1차 현장설명회에 홀로 참석한 현대엔지니어링은 이어진 2차 현장설명회에 쌍용건설과 팀을 꾸려 입찰에 나섰다. 두 차례 경쟁입찰이 성립되지 않으면서 조합은 수의계약 방식으로 전환해 쌍용‧현대엔지니어링 컨소시엄을 시공사로 최종 선정했다.

현대건설‧현대엔지니어링의 현대가(家) 컨소시엄도 지난 20일 공사비 3737억 원 규모의 대전 서구 도마·변동1구역 재개발사업의 시공사로 선정됐다.

해당 사업지는 지난해 12월 열린 두 차례의 현장설명회에 현대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만 각각 한 차례씩 참여하며 입찰이 유찰된 이후 수의계약으로 전환하고 현대사업단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소규모 정비사업지에서도 특정 시공사의 무혈입성 사례가 늘었다.

부천 삼익아파트2동 가로주택정비사업 조합은 지난 1월 말 시공사 선정 총회를 열어 호반건설을 시공사로 낙점했다. 호반건설은 지난해 7월 조합이 개최한 시공사 현장설명회에 단독으로 참여했으며, 이후 조합은 호반건설이 제출한 사업참여제안서를 검토한 후 수의계약으로 전환했다.

시공사 선정을 앞둔 정비사업지에서도 건설사들의 무혈입성 사례가 늘어날 전망이다.

서울 송파구 문정건영아파트는 GS건설과 수의계약을 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고 사업을 추진 중이다. GS건설은 이곳 1·2차 현장설명회에 모두 참석하면서 시공사 선정 우선협상대상자로 결정됐다.

조합은 오는 4월 시공사 선정 총회를 앞두고 현재 GS건설의 제안서를 검토하고 있다. 또한 GS건설은 예상공사비 5000억 원 규모의 창원 신월1구역 재건축사업 입찰에 단독으로 참여해 수의계약 방식으로 시공권을 확보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DL이앤씨(옛 대림산업)도 경기 군포시 우륵아파트 리모델링사업 현장설명회에 단독으로 참여, 조합과 수의계약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삼성물산(건설부문) 역시 현대건설과 짝을 이뤄 서울 성동구 금호벽산아파트 리모델링사업 수의계약을 노리고 있다.

정부의 재건축·재개발 규제 강화로 정비사업 일감이 줄어드는 상황에서도 이처럼 수의계약 사례가 늘어난 배경에는 정비사업 수주전에 따른 손실을 최소화하려는 움직임이 건설업계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는 분위기가 깔려 있다.

또한, 과도한 수주경쟁에 나설 경우 지난해 ‘한남3구역’ 사례와 같이 정부 규제의 타깃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도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도시정비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유찰을 겪은 사업지 대다수가 입찰 방식을 수의계약으로 전환하면서 올해 경쟁 없이 시공권을 획득한 건설사가 크게 늘었다”면서 “사업성이 있더라도 이미 특정 건설사로 판세가 기울어진 상황이라면 후발주자로 나서더라도 경쟁력이 없다는 건설업계의 생각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도시정비시장에서 대형건설사들의 무혈입성 사례가 증가나면서 중견사들은 ‘고사 위기’에 몰렸다. 정비사업 일감난으로 대형사들이 지방과 소규모 정비사업지까지 일찍이 시공권 선점에 나서면서 중견건설사들은 입찰을 포기할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한 중견건설사 관계자는 “최근 도시정비 수주시장에서 대형건설사들이 수의계약 방식으로 시공권을 독식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는 것은 다수의 현장에서 현설보증금을 요구해 경쟁사의 진입 자체를 차단한 것이 주요 원인”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대형건설사들이 미리 ‘찜’해놓은 사업장의 경우 브랜드와 자금력이 딸리는 중견사들은 사업에 발을 뺄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김하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ski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