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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 'LH사태' 재발방지책 만든다...부동산 적폐 개혁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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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 'LH사태' 재발방지책 만든다...부동산 적폐 개혁나서

토지·상가 담보대출 실태점검...이달 말까지 대안 마련
공직자 부동산 불법 투기 근절해야

은성수 금융위원장(왼쪽)과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이 LH사태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사진=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은성수 금융위원장(왼쪽)과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이 LH사태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금융당국이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땅 투기 의혹을 계기로 비주택담보대출 실태 점검에 속도를 내고 있다. 주택담보대출과 비교해 토지·상가담보대출 등은 상대적으로 규제·감독 사각지대에 있었다는 비판이 일자 일률적인 점검에 나서는 것이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이번 LH사태를 계기로 LH를 포함한 공직사회의 부동산 투기를 근절할 근본 대책과 제도 개선을 확실히 구축함은 물론 공직과 민간을 망라해 부동산 시장의 불법, 불공정행위 등 부동산 적폐를 완전히 개혁한다고 밝혔다.
특히 LH사태와 관련해 대출이 집중됐던 상호금융에 대한 규제도 강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상호금융은 비주담대의 담보인정비율(LTV)을 70% 수준으로 운영하고 있으며, 담보 가치에 따라 LTV 기준을 10% 더 가산할 수 있다. 다만 LTV 70% 규제 자체가 금융당국의 행정지도에 불과해 제재의 법적 근거가 없다.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농협·수협·신협·산림조합 등 상호금융의 지난해 말 비주택 부동산담보대출 잔액은 257억 원으로 1년 사이 30조 7000억 원 늘어났다. 증가율은 13.5%에 달하며 2017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었다.

이에 따라 금융위원회는 상호금융 등 제2금융권의 비주담대 규제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상호금융 외에도 은행, 저축은행, 여신전문금융 등 전 권역의 전반적인 비주담대 현황 등을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은행권이 아닌 제2금융권, 주택이 아닌 토지 등 관심이 적었던 부분에서 문제가 생긴 만큼 규제가 필요한지 살펴보겠다"고 밝힌 데 따라 LTV 축소,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을 강화하는 방안 등이 거론되고 있다.

금융당국도 LH사태와 관련해 수사 지원에 나섰다. 현재 금융위와 금감원은 정부 합동특별수사본부(특수본)의 금융 수사를 지원하기 위해 총 5명의 인원을 파견하기로 했다.

금융위에서 과거 기획재정부에서 부동산정책팀장을 지냈던 김동환 국장과 주무관 1명을 파견한다. 금감원에서는 회계 조사, 자본시장 불공정거래 조사 부서 등에서 근무했던 수석검사역 1명과 선임검사역 2명 등 총 3명이 파견을 간다.
또한 금감원은 이번 땅 투기 의혹이 있는 LH 직원의 대출이 이뤄진 북시흥농협에 대해서도 현장점검에 나서는 등 분주한 모습이다. 농협중앙회 자체 조사 결과 건전성 규제나 담보가치 평가 기준 등을 위반하지는 않은 것으로 결론났으나 직접 불법 대출 여부를 확인할 방침이다.

윤석헌 금감원장은 "일부 금융회사에서 취급된 담보대출 실태를 조속히 점검해, 위법·부당행위에 대해서는 엄중히 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공렴·유척정신을 담아 이달 중 강력하고도 획기적인 부동산 투기 근절과 재발 방지 방안을 내놓겠다"고 밝혔다.


이도희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dohee1948@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