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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전문가, 한국 연예계 ‘학폭’ ‘왕따’ 폭로 확대 재생산 양상에 “중립 기어가 없다” 지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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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전문가, 한국 연예계 ‘학폭’ ‘왕따’ 폭로 확대 재생산 양상에 “중립 기어가 없다” 지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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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수(왼쪽부터), 박혜수, 조병규가 연이어 ‘학폭’ 논란이 터지며 KBS가 곤혹을 겪고 있다.


한국 연예계에서 일고 있는 ‘학교 폭력’과 ‘왕따’에 대한 폭로의 연속으로 업계 전체에 그 여파가 번지고 있다. 의혹의 진위를 불문하고 유명 연예인들의 출연 드라마 방송이 연기되거나 출연 광고가 중단되는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가장 두드러진 것은 한국의 국영방송 KBS일 것이다.

■ 드라마, 프로그램 출연자 줄줄이 의혹 불거져

KBS 새 드라마 디어 엠(Dear. M)은 결국, 첫 방송의 연기를 결정했다. 이유는 주연배우 박혜수의 과거 의혹이 갈수록 깊어지면서 사태가 수습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박혜수에 대한 의혹은 지난달 2월 20일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 ‘증거는 없지만, 여자 연예인에게 학교폭력을 당했음을 어떻게 알릴까?’라는 제목의 글이 오르면서 시작됐다.

박혜수 측은 즉각 의혹을 부인했지만, 그 후에도 박혜수에게 학창시절 괴롭힘과 폭력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속속 나타나 오히려 의혹을 증폭시켜 갔다. 현재는 ‘박혜수 피해자 모임’을 자칭하는 집단까지 등장해 “소속사는 증인이 이렇게 많은데, 도대체 무슨 경위로 사실무근이라고 주장하는 것인가”라고 추궁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일련의 소동이 터지자 박혜수 주연 드라마 ‘디어 엠’에 대해서도 “의혹의 여배우가 나오는 드라마를 방영하지 말라”는 목소리가 나왔고, KBS는 방송 연기를 결정한 것이다. 역시 KBS는 새 오락프로그램 ‘컴백 홈’ 일정도 연기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에는 학창시절의 의혹으로 와중에 인물로 떠오른 배우 조병규가 MC로 출연할 예정이었다.
조병규의 소속사는 의혹을 부인하고 있지만 컴백 홈 제작진은 현재 조병규는 일련의 소동에 대해 법적 대응을 진행 중이다. 그러나 예상보다 법적 판단이 늦어져 편성을 최종확정해야 할 시점에 출연진 출연을 강행하는 것은 무리라는 판단에 따라 최종적으로 MC 조병규의 출연을 보류했다고 이유를 밝혔다.

KBS는 또 드라마 ‘달이 뜨는 강’에 출연 중인 배우 지수도 의혹을 받고 있다. 시청자 게시판에는 그의 강판을 요구하는 민원이 올라와 1,500명이 동참하는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 이 밖에 의혹이 제기된 (여자) 아이돌 수진, 스트레이 키즈 현진, 에이프릴(APRIL) 이나은 등을 광고모델로 기용했던 한국화장품업체 CLIO가 이들이 나오는 광고를 즉각 중단했다.

이와 관련, 한 관계자는 “학창 시절 의혹 결과가 나오면 계약상 손해배상이나 위약금 관련 항목을 토대로 광고환불 소송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결국, 의혹이 떠오른 것만으로도 연예인은 TV프로나 광고로부터 사실상 ‘퇴출’을 강요받고 있는 셈이다.

■ 의혹만으로 드라마나 프로그램 ‘퇴출’은 위험

학창시절 의혹은 아니지만, 그룹 내 ‘왕따’ 폭로가 최근 나온 K-POP 걸그룹 에이프릴의 이나은 역시 모델 광고가 중단되고, 출연한 프로그램의 출연분 대부분이 재편집되기도 했다. 실제로 의혹이 진실로 드러나 사과하는 연예인도 나오고 있지만, 현재 상황을 놓고 보면 ‘폭로만 있지 실체는 없는’ 것들도 상당해 보인다.

그동안 ‘왕따’ 가해자라는 의혹은 연예인의 이미지에 흠집이 난다는 인상이 강했지만, 현재는 진위여부와 관계없이 관련자들이 실제로 피해를 당하는 상태인 셈이다. 의혹을 소속사가 강하게 부인해도 실제로 연예인들이 방송 연기나 출연 보류 같은 상황을 맞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강조하고 싶은 것은 ‘중립 기어’를 넣어야 한다는 일각의 소리가 아닐까. ‘중립 기어’는 뉴스의 내용이 확실해지거나 사실관계가 확인되기 전까지는 억측이나 일방적인 주장만을 그대로 받아들이지 말라는 뜻의 인터넷 용어다. 연일 쏟아지는 연예인의 의혹에 대해 한번 냉정하게 생각하라는 훈계일 수도 있다.

실제로 인터넷 익명게시판을 통해 벌어지는 폭로에는 일방적이거나 거짓말도 적지 않다. 냉정하게 추이를 지켜보지 않으면 애꿎은 피해자가 생길 수도 있다. 폭로자의 주장이건 연예인들의 주장이건 어느 한쪽만 믿고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은 위험하다.

다만 의혹이 사실인지 허위인지를 가리려면 적지 않은 시간이 필요한 것도 사실이다. 10년 이상 전의 일도 많고 각각의 입장이나 기억이 다를 수 있어, 사실 확인에는 엄청난 시간이 필요하다. 팽팽하게 맞서 법정 다툼을 하게 되면 더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

무엇보다 방송사나 광고업체들이 소문에 오른 연예인을 일시적으로 ‘퇴출’ 시키는 과잉 반응을 보이는 것도 의혹 단계에서부터 여론이 들끓고 있기 때문이다. 제3자는 진실이 밝혀지기 전까지는 어디까지나 중립의 입장밖에 취할 수 없을 것이다. 이래저래 학창시절의 의혹으로 소동이 계속되고 있는 한국 연예계. 파문은 계속 커지고 있고 지금은 끝이 보이지 않으니 그게 고민이다.


김경수 글로벌이코노믹 편집위원 ggs07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