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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봉인상’ 광풍 부는 ICT업계…‘인재독식’에 中企 ‘인재가뭄’ 가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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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봉인상’ 광풍 부는 ICT업계…‘인재독식’에 中企 ‘인재가뭄’ 가중

게임업계가 쏘아올린 파격적 연봉인상…너도나도 ‘연봉 올린다’
中企 ‘바짓가랑이 찢어질라’…개발자 단독 인상도 어려워
‘인재 양극화’ 심화 우려…경영부담 확대시 심각한 부작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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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용박람회[자료사진=뉴시스]
게임업계로부터 시작된 ‘연봉 인상’ 광풍이 정보통신기술(ICT)분야 전반으로 몰아치고 있다. 개발자를 비롯한 인재 ‘락인효과’와 ‘유인’을 위한 기업의 공격적 수단이지만 호실적 주요 게임사 중심의 ‘연봉인상’으로 인한 ‘인재 블랙홀’이 ICT업계 양극화를 부채질하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타나고 있다. 주요 기업의 인재 독식이 중소기업의 핵심 인력 이탈에 따른 기술 경쟁력 저하는 물론이고, 수익성 하락으로 이어져 결국 고사의 길로 내몰릴 수 있다는 ‘위기론’도 감지된다.

◇ 치열해지는 인재 확보戰…연봉인상 규모도 ‘나홀로 상승’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둔 게임 업계로부터 시작된 ‘연봉인상’ 흐름은 업계 전반으로 확산하고 있다. 연봉 상승폭도 점차 커지는 모습이다.

연봉인상 첫 신호탄은 넥슨이 쏘아 올렸다. 지난달 넥슨은 올해부터 신입사원의 초임 연봉을 개발직군 5000만 원, 비개발직군 4500만 원으로 상향했고, 기존 직원들의 연봉을 일괄적으로 800만 원을 인상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어 넷마블도 재직자 연봉을 일괄 800만원씩 인상하고, 신입사원 연봉을 개발직군 5000만원, 비개발직군은 4500만원으로 조정했다.

연봉인상은 중견·중소 게임사로 전이되는 모양새다. 대형 기업들이 인재 경쟁에 열을 올리면서 마냥 손놓고 볼 수만은 없기 때문이다. 중견게임사인 컴투스·게임빌 전직원 연봉을 평균 800만원 올리기로 했고, 크래프톤은 개발직군과 비개발직군의 초임을 2000만 원, 1500만씩 상향하는 파격적 인상안을 발표했다. 또 크래프톤은 올해부터 신입 개발자는 초봉 6000만원, 비개발자는 5000만으로 책정했다. 이는 게임업계 최상위 수준이라는 평가다.

중소 게임사인 베이글코드는 개발직군에는 스톡옵션 포함 최소 2300만원 인상, 비개발직군에는 스톡옵션 포함 1500만원을 인상하겠다는 연봉인상안을 발표했다. 베스파는 마이너스 실적에도 1200만 원 연봉을 인상하기로 했다.
이러한 흐름은 게임업계 뿐 아니라 ICT 업계 전반으로 확산하고 있다. 부동산 정보 플랫폼 '직방'은 재직자 연봉을 1000~2000만 원으로 일괄 인상 개발직군 초봉 6000만원 지급과 성과급 강화 방침을 밝혔고, 중고거래 플랫폼 기업인 당근마켓도 최근 개발자 최저 연봉을 5000만 원으로 책정하기도 했다.

연봉인상 행진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포스트 코로나’를 앞두고 기업별로 기술 경쟁력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는 만큼, 인재쟁탈전이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

◇ 현실적 한계 놓인 중견중소기업, ‘이러지도 저러지도’

기업의 효율 극대화와 경쟁력 확보를 위한 임직원들에 대한 보상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이와는 달리 파격적 연봉 대결에 합류하지 못하는 일부 중소기업들은 핵심 인력 이탈 가능성에 위기감이 고조되는 분위기다. 각 프로젝트를 진행 중인 핵심인력 유출로 사실상 중소기업 ‘셧다운’에 놓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스타트업인 온라인 보안기업 한 대표는 “최근 업계의 연봉인상 흐름에 일부 핵심 개발자들은 동요하는 분위기”라면서 “연봉 인상의 한계치가 분명한 상황에서 개발자만 추가로 인상을 해줄 수도 없는 노릇”이라며 “규모의 경제를 실감하고 있다”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중소기업으로선 개발자를 유지하기 위해 일반직 직원을 포함한 일괄적 연봉 인상도 쉽지 않다는 설명이다. 개발자 연봉 인상으로 자칫 일반직 직원들의 반발도 우려스러운 상황이다.

대형 기업의 연봉 인상 흐름에 현실적으로 편승하지 못하는 중소기업으로선 인력 이탈을 넋 놓고 바라봐야 하는 처지다.

주요 기업으로의 인력 쏠림 현상과 동시에 이로인한 추가적 부작용도 예상된다. 막대한 자금으로 인력을 확보하더라도 실적이 뒷받침되지 못할 경우 결국 유휴 인력에 대한 내부적 구조조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또한 해당 기업의 경영 부담이 관련 서비스 이용자들에게 전가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노무법인 한 관계자는 “근로자의 처우 개선과 합당한 급여 책정은 긍정적”이라면서도 “각 기업별로 미래 경영환경에 맞춘 연봉인상분이겠지만 장기간의 경영부담이 결국 근로자에게도 악영향을 미치는 사례들이 많았다”며 연봉 인상 흐름에 조심스레 우려를 나타냈다.


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inc0716@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