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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견보험 의무화에도 저조한 가입률, 보험사·소비자 모두 외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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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견보험 의무화에도 저조한 가입률, 보험사·소비자 모두 외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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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견책임보험(맹견보험)이 의무화됐지만 아직 1000마리 가량이 가입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뉴시스
맹견책임보험(맹견보험)이 의무화됐지만 아직 1000마리 가량이 가입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보험사들은 손해율 악화 등을 이유로 맹견보험 출시와 마케팅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말 현재 맹견보험에 가입한 맹견은 약 1370마리로 파악됐다. 맹견보험을 손해보험업계에서 선제적으로 출시한 하나손해보험 상품에 가입된 맹견이 940마리로 단연 앞선다. 또 삼성화재, NH농협손해보험, DB손해보험, 롯데손해보험을 합쳐 약 430마리가 최근까지 가입됐다.

정부는 개 물림 사고가 증가하고 있지만 피해 보상이 허술하다는 지적이 이어지자 동물보호법 개정에 나섰다. 동물보호법 개정으로 지난달 12일부터 도사견, 아메리칸 핏불테리어, 아메리칸 스태퍼드셔 테리어, 스태퍼드셔 불테리어, 로트와일러와 그 잡종 개 소유자는 맹견보험에 가입해야 한다. 가입 의무 1차 위반 시 100만 원, 2차 200만 원, 3차 300만 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맹견보험은 맹견으로 인해 발생한 다른 사람의 사망·후유장해·부상, 다른 사람의 동물에 대한 피해를 보상한다. 맹견으로 다른 사람이 사망했거나 후유장해를 입었다면 1명당 8000만 원, 부상은 피해자 1명당 1500만 원, 다른 사람의 동물에 상해를 입히면 사고 1건당 200만 원 이상을 보상하도록 설계했다.
국내 정식 등록된 맹견의 수는 2300마리이지만 미등록 수량을 고려하면 많게는 1만 마리에 이른다는 추정치도 있다. 개 물림 사고는 매년 2000건 정도 계속 발생하고 있다.

의무화에도 가입률이 저조한 것은 견주들의 인식이 부족하고 미가입 맹견을 적발하기도 어렵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업계에서도 어떠한 방식으로 미가입 맹견을 적발하는지를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손보사들 또한 맹견보험 출시·마케팅에 적극적이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반려동물 실손의료보험 시장의 70% 이상을 점유한 메리츠화재는 맹견보험을 취급하지 않는다.

이는 시장 규모가 작고 높은 손해율로 적자가 예상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맹견보험은 시장 규모에 비해 배상 규모가 크다. 대형 사고가 발생할 경우 월 1000원 남짓한 보험료로 적게는 수백만 원에서 많게는 수천만 원까지 보험금을 지급해야해 보험사 입장에선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시장인 셈이다.

맹견보험과 관련한 데이터 부족으로 손해율 산정이 어렵다는 것 역시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가입자 모수가 적어 다른 상품들에 비해 손해율이 악화될 가능성이 크다”며 “사고발생 위험 또한 크기 때문에 맹견보험 가입이 의무화된 것으로 적극적으로 나서기에는 부담이 큰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보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lbr0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