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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O 대박노린 '스팩 광풍', 거품 터질 땐 '쪽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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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O 대박노린 '스팩 광풍', 거품 터질 땐 '쪽박'

개미투자자들이 페이퍼컴퍼니인 특수목적합병법인(SPAC)에 몰려들면서 거품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SPAC는 실체가 없는 껍데기 회사로 성장 가능성이 높은 비상장사를 합병해 이들을 우회상장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는 업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기업공개(IPO)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주력 상장 방법 가운데 하나로 부상했다.

IPO 뒤 주가가 폭등하는 흐름이 이어지면서 그 일환인 SPAC 역시 몸 값이 치솟고 있다.

1일(현지시간) 로이터에 따르면 대표적인 SPAC 가운데 하나인 빌 애크먼의 처칠캐피털 IV의 경우 주식시장 상장 뒤 주가가 548% 폭등했다. 시가총액은 170억 달러에 육박한다.

최근 주가 폭등은 처칠캐피털의 고급 전기차 스타트업으로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는 루시드 모터스와 합병 성사단계에 있기 때문이다. 루시드 모터스는 기업가치가 120억 달러로 평가받고 있다.

루시드와 합병을 끝내고 우회상장이 이뤄져 루시드 주가가 폭등하면 처칠캐피털 주주들은 대박을 터트릴 수 있다. 처칠캐피털이 인수합병(M&A)을 통해 확보하게 될 루시드 주가가 폭등할 것이 기대되기 때문이다.

개미투자자들이 SPAC에 몰려드는 이유는 코로나19 이후의 상장 뒤 주가 폭등 흐름 속에서 개미들이 IPO에 올라 탈 방법이 그리 많지 않은데 따른 것이다.

'오마하의 현인' 워런 버핏이 투자한 스노플레이크를 비롯해 코로나19 이후 상장한 기업들의 주가가 상장 뒤 곧바로 2배 이상 뛰는 것이 일반적인 상황이 됐지만 개미들은 이같은 일확천금의 기회 접근이 크게 제한돼 있다.

상장 뒤 주가 안정을 위해 상장하는 업체들이 주식을 일정 기간 보유하는 것을 조건으로 기관투자가들에게 공모지분 대부분을 내주고 있어 일반 투자자들이 확보할 수 있는 지분 규모는 작다.

SPAC는 개미들이 직면한 이런 걸림돌을 없애주는 역할을 한다. 개미들이 IPO 전에 유망 기업에 올라탈 수 있는 거의 유일한 방법이 SPAC 주식을 사들이는 것이다.

대부분 투자은행에서 잔뼈가 굵은 노련한 은행가 출신들이 운영하는 SPAC가 "알아서 좋은 종목에 투자할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개미들은 IPO 붐 속에 SPAC 주식에 올라타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딜로직에 따르면 이는 SPAC 주가 상승세로 뚜렷하게 확인된다.

올들어 25개 정도 SPAC의 상장 첫 날 주가가 10% 넘게 상승했다. M&A 전망이 전혀 가시화하고 있지 않은 상태에서 사실상 '묻지마 투자'가 이뤄진 것이다.

지난해 상장 첫날 주가가 10% 이상 오른 SPAC는 7개에 그쳤고, 2019년에는 상장 첫날 SPAC 가운데 가장 주가가 많이 오른 경우가 고작 3%였던 점과 크게 다르다.

지난해 SPAC 성공 사례를 반면교사 삼아 개미투자자들이 SPAC에 앞다퉈 몰려들고 있음을 방증한다.

그러나 이같은 묻지마 투자는 벌써부터 거품 논란을 부르고 있다.

폭등세를 탔던 처칠캐피털 주가는 지난주 42% 폭락하며 시가총액 80억 달러 이상이 사라졌다.

처칠캐피털이 추진하는 루시드와 M&A에 사모펀드가 추가로 참여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처칠캐피털의 몫이 줄어들게 된 것이 주가 폭락의 결정적 배경이었다.

처칠캐피털 개미 투자자 가운데 한 명은 사모펀드가 추가됐다는 소식을 듣고 지분 대부분을 팔이치웠다고 말했다.

그렇지만 SPAC 시장 규모는 점점 더 커지고 있다. 개미투자자들이 일확천금의 꿈을 안고 너도 나도 SPAC에 뛰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올들어서만 약 189개 SPAC가 상장해 600억 달러 자본을 시장에서 끌어들였다. 지난해 연간 기준 사상최대를 기록한 SPAC의 자본조달 규모 830억 달러의 절반 이상을 올들어 2개월 동안 달성한 것이다.

이같은 흐름이 지속되면 SPAC는 올해 모두 3000억 달러 이상을 주식시장에서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

SPAC가 탄탄한 스타트업을 찾아내 우회상장으로 대박을 치면 투자자들 역시 큰 돈을 거머쥘 수 있지만 우후죽순처럼 난립한 SPAC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그 가능성은 극히 소수에게만 돌아갈 것으로 우려된다.


김미혜 글로벌이코노믹 해외통신원 LONGVIEW@g-enews.com

[알림] 본 기사는 투자판단의 참고용이며, 이를 근거로 한 투자손실에 대한 책임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