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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김범수 “인재양성·스타트업 지원 필요…인사평가 논란 ‘사내 비상등’ 켜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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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김범수 “인재양성·스타트업 지원 필요…인사평가 논란 ‘사내 비상등’ 켜져”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사진=카카오]이미지 확대보기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사진=카카오]
‘재산 절반을 기부하겠다’고 약속한 김범수 카카오 의장이 25일 사내 간담회를 개최하고 ‘재산 환원’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드러냈다. ‘재산 환원’ 선언 이후 첫 공개석상을 통해 처음으로 밝힌 기부 방향성 제시다. 이 자리에서 김 의장은 인사평가와 성과급 논란 등에 배려와 존중을 강조하며 “경쟁사보다 보상이 더 적다면 빨리 개선 해야한다”고 말하는 등 최근 표출된 내부 갈등 봉합에도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김 의장은 이날 “기부금을 묵혀두는 개념이 아니라 필요한 곳에 바로 써나가고 싶다. 1년이면 1년, 단위를 정해 몇천억 원 수준을 쓰는 구조로 가고 싶다”며 “대규모 자본을 투입해 몇 가지 사회 문제라도 풀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 의장은 인재 양성과 스타트업 지원에 각별한 관심을 보였다. 그는 “미래를 준비하는 사람들, 디지털 교육 격차 등으로 기회를 얻지 못한 사람들, 인공지능(AI)인재들에 관심이 있다”며 “엔지니어, AI 인재 양성을 하이브리드로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AI 캠퍼스도 고민 중”이라며 “온라인뿐만 아니라 오프라인으로도 참여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려고 한다”고도 했다.

김 의장은 스타트업 지원 확대도 언급했다. 그는 “(스타트업을)지원하는 구조는 계속 나와야 한다”며 “언젠가는 카카오내에서 또는 카카오의 자녀들이 스타트업에서 빨리 경영할 수 있는 구조도 나오면 좋을 거 같다”고 아이디어를 제시하기도 했다. 이어 “스타트업이 내가 가는 진로의 옵션이 됐으면 좋겠다”면서 “좋은 대학 나와 좋은 직장 가는 것의 비중이 제일 큰데 그러지 않고 다양하게 만들어지는 구조가 됐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재산 기부는 카카오가 접근하기 어려운 걸 개인적으로 풀어가보고 싶었던 것”이라는 김 의장은 “제가 추구하는 방식은 프로젝트”이라며 “그냥 해보시죠, 이거 해보시죠, 하는 식으로 풀어 보고 싶다”고 제안했다. “비즈니스모델에 대한 고민도 덜해서 훨씬 재미있는 게 많이 나올 것 같다”고 말했다.

김 의장은 이 자리에서 인사평가 제도 논란에 대해서도 “이번 이슈는 사내 문화에 경고등이 켜진 것”이라고 심각하게 인식하고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그는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거나 하는 것은 정말 조심해야한다. 인간에 대한 존엄과 배려에 대해선 카카오 내에선 절대로 누군가 무시하거나 괴롭히거나 해롭게 하는 행위는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우리는 완벽히 불완전한 존재이지만 실수했을 때 어떻게 반응하고 사과하느냐에서 회사의 문화가 드러난다”며 “성숙하고 멋있는 문화를 만들면 좋겠다”고 말했다.

성과급 등 보상 체계와 관련 임금 인상 등에 무게를 실었다. 그는 “최고의 인재에겐 최고의 대우를 해줘야한다는 생각을 한다”며 “우리 산업군에서는 보상이 많은 회사가 되었으면 좋겠고 거기로 가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경쟁사보다 보상이 더 적다면 빨리 개선을 해야할 것”이라면서도 “장기적 변화는 시간을 좀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오픈 간담회는 김 의장의 5조 원가량의 재산 환원에 대한 임직원들과 아이디어를 공유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였다. 하지만 최근 정보통신기술(ICT)업계의 성과급 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사내 인사평가 문제점이 드러나면서 더욱 김 의장의 발언에 시선이 쏠렸다.


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inc0716@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