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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전기차 빅뱅 ②) 세계 각국 전기차 가격 낮추기 정부 차원 보조금 세제 혜택 경쟁 ‘후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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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전기차 빅뱅 ②) 세계 각국 전기차 가격 낮추기 정부 차원 보조금 세제 혜택 경쟁 ‘후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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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지난해 9월 ‘배터리 데이’를 통해 ‘반값 전기차’를 공급하겠다고 선언하면서 세계 각국이 보조금, 세제 정책을 통한 가격 낮추기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사진은 5,000만 원대에 출고한 테슬라 ‘모델3’의 모습.

전기자동차(EV)가 미래 자동차의 대세로 빠르게 자리 잡으면서 테슬라와 GM, 애플 등 미국업체, 도요타를 앞세운 일본업체, 한국의 현대‧기아차 등이 1회 충전으로 300km 이상을 주행하고 가격을 낮춘 2세대 전기차 모델을 잇달아 발표하면서 이와 관련된 소프트웨어 관련 회사 수가 엔진 등 기존 자동차 부품업체 수를 넘어서는 등 전기차 시장을 둘러싼 산업 생태계가 급속히 변화하고 있다. 세계 완성차 업체들의 치열한 경쟁이 펼쳐지고 있는 가운데 이를 시리즈로 기획한다. [편집자 주]

최근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이 신형 전기차(EV) 가격을 잇달아 인하하고 있다. GM뿐 아니라, 테슬라는 한국 내 인기 모델을 예상보다 낮은 가격으로 내놓았고, 르노삼성과 현대차도 가격 경쟁에 가세했다. 배터리 생산 단가가 낮아진 게 가장 큰 이유지만 이 기회에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메이커들의 계산도 깔려있다. 이런 추세라면 2년 뒤인 2023년쯤엔 전기차 값이 휘발유·디젤 등 내연기관차 가격과 엇비슷해지며 ‘전기차 대중화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릴 전망이다.

글로벌 시장조사 업체 IHS마킷의 보고서에 따르면 전기차의 시장 점유율은 2020년 12월 기준 2.8%로 파악됐으며 전체 내연기관 차량에 비하면 그 수치가 매우 작지만 2017년 12월 조사자료의 수치보다 3년 만에 3배로 늘었다. 2021년은 이 수치가 2배로 커질 전망이다. IHS마킷은 올해 전기차의 비중이 2배인 3.5%로 커지고 2025년에는 10%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각국 정부가 탈 탄소 정책을 환경정책으로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어 전기차의 구매 수요가 증가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기차는 아직 내연기관 차량보다는 동급 차량 대비 가격이 1.5~2배 정도 비싸다. 이것이 대중화의 가장 큰 걸림돌이지만 각국은 친환경 보조금 정책을 통해 이를 해결하고 있다. 실제 정책들을 살펴보면, 먼저 유럽에서 가장 강력하게 친환경 자동차 산업을 지원하는 독일은 4만 유로 이하(약 5,390만 원)의 수소·전기차에 대해 보조금을 기존의 두 배로 올려 최대 9,000유로(약 1,213만 원)를, 4만 유로가 넘으면 7,500유로(약 1,011만 원)를 지급하는 정책을 꺼내 들었다.
프랑스의 경우 4만5,000유로(약 6,064만 원) 이하의 전기차 구입시 7,000유로(약 943만 원)를 지원하고 5만 유로(약 6,738만 원) 이하의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차량의 경우 5,000유로(약 673만 원)를 지원하며, 추가로 2006년 이전에 등록된 차량을 가진 사람이 전기차로 바꿀 경우 5,000유로를 추가로 지원하는 정책을 꺼냈다. 스페인도 7년 이상 차량을 탄 소유자가 전기차를 구매하면 최대 5,000유로를, 트럭이나 밴(VAN) 차량의 경우 최대 6,000유로(약 808만 원)를 보조해주며 이탈리아는 5만 달러(약 5,537만 원) 이하의 친환경 차량 구입에 최대 6,000유로를 지원하는 정책을 마련했다.

전기차 업계의 강국인 중국 역시 사회주의 특성을 적극적으로 반영해 국가가 전기차 개발을 주도하는 형태다. 중국 정부는 2025년까지 전기차 비중을 당초 20%에서 25%로 상향 조정했으며 2035년에는 전기차·수소차, 하이브리드차(PHEV)를 50%까지 끌어올리고 휘발유·디젤 엔진 차량은 완전히 퇴출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를 위해 전기차 구매보조금 정책을 2022년까지 2년 연장하고 판매세까지 면제키로 했다. 농촌에서도 중저가 신에너지 자동차를 판매하면 보조금을 지급한다.

이에 따라 중국산 전기차 업체의 동향도 공격적으로 전환되고 있다. 중국판 테슬라로 불리는 ‘니오’는 쓰촨성 성도인 청두에서 고급 세단인 ‘ET7’ 모델을 공개한 뒤 가격을 44만8,000위안(약 7,694만 원‧배터리팩 포함)으로 정했다. 또 안후이성 허페이의 합작 회사 전기차 생산 능력을 두 배로 늘렸다. 니오는 주력 전기차인 ‘ES6’와 ‘ES8’의 연간 생산 능력을 12만 대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니오 외에 비야디와 샤오평, 리샹 등도 맹렬히 테슬라를 추격하고 있다. 중국에서 전기차 업체는 200여 개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편 미국은 트럼프 정부 때 전기차에 지급하던 보조금 폐지를 논의하다 현행처럼 유지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 현지시각 15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미국 국회에서 연말까지 통과를 앞둔 세제 개편안에 전기차 보조금을 폐지하는 안건이 제외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미국 내 전기차 개발에 불을 붙인 것은 바이든 대통령이다. 그는 2030년까지 충전소 50만 개 추가 설치, 모든 버스와 정부 차량의 전기차 도입, 세제 혜택, 전기차 제조기업에 대한 인센티브, 소비자 인센티브 제공 등을 약속하며 전통 자동차 업체와 벤처기업에 당근을 던졌다.

이러한 상황은 한국 역시 마찬가지다. 정부는 올해부터 6,000만 원 미만 전기차에는 보조금을 전액 지원하고, 6,000만~9,000만 원은 50%, 9,000만 원 이상 고가 차량은 보조금을 지원하지 않기로 했다. 가뜩이나 비싼 수입 전기차들에는 좋지 않은 소식이다. 지난해 나온 벤츠 ‘EQC400’은 출시가가 9,550만~1억140만 원, 아우디 ‘e-트론’은 1억1,700만 원에 달했다. 올해 기준으로는 보조금을 한 푼도 못 받는 가격이다. 수입 브랜드들이 가격 인하 여부를 놓고 고민에 빠진 이유다.

새로운 전기차 대전은 ‘가격 전쟁’이기도 하다. 따라서 각국의 보조금과 세금정책이 향후 시장의 주도권 다툼에 결정적인 영향을 발휘할 전망이다. 우리 정부도 해외의 사례를 면밀하게 체크하는 한편, 국내 전기차의 가격을 낮추고,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다양한 정책이 뒷받침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김경수 글로벌이코노믹 편집위원 ggs07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