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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OTT '중환자실'…넷플릭스 '콘텐츠 잔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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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OTT '중환자실'…넷플릭스 '콘텐츠 잔치'

문체부와 행정소송 장기전 예고…음원 저작권료 갈등 확대
영화계 "정보 폐쇄, 자본 차이…국내 콘텐츠 시장 잠식"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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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OTT 기업들이 한국음원저작권협회(음저협)와 법정공방을 진행하는 가운데 사실상 갈등의 원인이 됐던 넷플릭스는 승승장구를 이어가고 있다.

넷플릭스는 최근 신작 라인업을 확대하며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국내 OTT가 위축된 틈을 타 올해 점유율이 더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 따르면 넷플릭스는 이번 달에 JTBC 드라마 '시지프스'와 tvN '빈센조'를 잇달아 공개했다. 각 드라마에서 주연을 맡은 조승우와 송중기 모두 각각 '비밀의 숲', '승리호'로 넷플릭스에서 성공을 거둔 바 있어 글로벌 인기가 예상되고 있다.

'승리호'는 넷플릭스 공개 직후 세계 78개국에서 시청 수 1위를 차지한 바 있다. '비밀의 숲' 역시 매니아층을 확보하며 시즌2까지 높은 인기를 누렸다.

여기에 '좋아하면 울리는' 시즌2와 박훈정 감독의 '낙원의 밤'도 각각 3월 12일과 4월에 공개된다. 이 밖에 촬영을 마친 '지금 우리 학교는'과 '고요의 바다', '오징어게임', '지옥' 등 올해도 다양한 오리지널 콘텐츠를 공개할 예정이다.

넷플릭스의 승승장구를 보는 OTT 업계의 심정은 착찹할 수 밖에 없다. 음저협과의 저작권료 갈등이 사실상 넷플릭스로부터 시작됐기 때문이다.

당초 음저협은 저작권요율을 조정하면서 넷플릭스와 계약한 2.5% 수준을 요구했다. OTT음원저작권대책협의체(OTT음대협)는 방송물 재전송법에 따라 0.625%를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음악산업발전위원회는 논의 끝에 올해부터 저작권요율을 1.5%로 인상하고 연차계수에 따라 2026년까지 1.9995%로 올리기로 했다.

이에 대해 OTT음대협은 "넷플릭스는 오리지널 콘텐츠를 다수 확보하고 있어 음원 이용자이자 권리자"라며 "때문에 음저협에 저작권료를 내고 다시 70~80%를 돌려받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주장했다. OTT음대협은 이 같은 비율로 환산하면 넷플릭스가 실제 음저협에 내는 저작권료는 0.6%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OTT음대협은 "음저협 주장처럼 넷플릭스와 표면적 계약 요율에 가깝게 맞춘다면 국내 OTT들은 앞으로 글로벌 OTT 대비 훨씬 높은 요율을 감당해야 한다"고 밝혔다.

현재 넷플릭스 외에 국내 진출을 앞둔 디즈니플러스와 애플TV플러스, HBO맥스 등도 모두 오리지널 콘텐츠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어 넷플릭스와 같은 형태로 저작권료 계약을 체결할 수 있다.

이 가운데 영화계 관계자들도 넷플릭스를 향해 성토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영화계 관계자는 "문체부 등 관계 부처가 국내 산업을 보호하고 육성할 수 있도록 해야 하는데 넷플릭스에 휘둘리는 인상이 강하다"며 "국내 기업과 달리 넷플릭스는 가입자수나 재무 상황 등을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고 있다. 이것 역시 불공정한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자본 규모에 있어 글로벌 기업과 국내 기업의 차이가 압도적인 만큼 공정한 경쟁을 위해 국내 산업을 보호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와 함께 음저협에 대해서도 견제장치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있다.

영화계 관계자는 "국내 OTT 기업들은 적자에도 불구하고 콘텐츠 투자를 확대하고 업계 상생에 앞장서고 있다"며 "정부가 나서서 이들 기업이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허승 왓챠 이사는 "음저협은 국내 음원 저작권의 90%를 독점하는 사업자로서 공적으로 통제를 받아야 하는데 이용자의 뜻을 반영하지 못한 문제점이 오랫동안 지속됐고 그것이 반복돼 왔다"고 강조했다.


여용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dd093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