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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칭칼럼] 공식적인 조직과 비선조직의 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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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칭칼럼] 공식적인 조직과 비선조직의 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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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호택 (사)한국코칭연구원 원장
신현수 민정수석의 사의 표명에 대한 이슈가 곧 마무리될 듯하다. 법무부 검찰 간부 인사발표에 대한 공식적인 의사 결정 과정에서 배제된 그가 이틀간의 휴가를 떠났다고 하는데 사의를 번복하고 업무에 복귀할지는 아직 미지수이다. 결과와 관계없이 이번 사태로 인해 청와대의 공식적인 시스템 작동에 대한 논란은 불거졌고 대통령의 리더십 문제도 제기되고 있다. 이런 현상은 정치에서뿐만 아니라 일반 회사를 비롯해 모든 조직에서 일어날 수 있는 문제이다.

모든 조직에는 실제로 두 개의 조직이 존재한다. 하나는 공식적인 조직이고 또 다른 하나는 비공식적인 조직인 비선조직이다. 이 두 조직은 회사에도 존재하고 본부에도 존재한다. 심지어 팀에도 존재한다. 조직이 공식적인 조직으로만 움직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한다. 하지만 실제로는 비공식적인 조직이 힘을 발휘하는 경우가 더 많다. 다른 말로 이를 사내정치라고 하여 기업에서는 이를 없애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지만, 없애지 못하는 것도 현실이다.

그렇다면 비공식적인 조직은 왜 생길까? 한마디로 필요하기 때문이다. 리더 특히 조직의 수장에게 필요하기 때문이다. 물론, 명목은 효율적인 일 처리를 위해서라고 말한다. 하지만 효율적인 일 처리가 반드시 효과적인 일 처리가 된다고 보긴 어렵다.

그렇다면 공식적인 조직을 없애고 비공식적인 조직을 공식적인 조직으로 만들어 운영하면 되지 않을까? 그렇게 못하는 세 가지 이유가 있다. 하나는, 조직 구성원의 임명권이 없는 경우이다. 이런 경우 자신의 마음에 맞는 사람과 일하려고 하거나 자신의 의견에 찬성하는 사람을 위주로 일하려고 하기 때문이다. 둘째는 구성원의 임명권이 있지만 자기 측근으로만 조직을 만들 때 주변의 반발 때문에 그렇게 하지 못하는 경우이다. 그래서 명망 있는 사람을 임명했지만, 자신의 의견에 반대하는 경우이다. 이런 경우 비공식적인 조직의 힘이 더 발휘하기도 한다. 가장 많은 사례가 이런 경우이다.
세 번째는 기존에 존재하는 마음에 들지 않는 의사 결정 시스템을 바꿀 수 없거나 바꾸기 힘든 경우이다. 이런 경우, 공식적인 조직 시스템보다는 비공식적인 조직 시스템이 더 활발하게 움직인다.

그렇다면 비선조직으로 조직을 운영하게 되면 어떻게 될까? 한마디로 조직불신을 가져온다. 파벌정치가 판을 키우게 되어 인재들이 회사나 조직을 떠나게 된다. 이로 인해 잘못된 의사 결정을 바로 잡을 기회를 잃게 된다. 결과적으로 조직이 존재하지 못하게 된다. 이것은 팀이나 회사 전체 조직도 마찬가지다. 정부조직을 포함한 모든 조직에도 적용된다.

그러면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물론 자신과 뱃심이 맞는 사람으로만 조직을 운영하면 된다. 하지만 이것은 장점보다는 더 많은 단점을 가지고 있다. 회사가 이런 조직을 운영하면 십중팔구는 망한다. 그래서 회사에서는 일부러 반대의견을 말하도록 하는 반대의견 제시자(devil’s advocator)를 두어 반대의견을 말하게 한 후 이를 검토하는 제도를 운용한다. 이를 통해 예상하지 못한 상황이 발생하거나 바람직하지 못한 결과에 대해 미리 준비한다. 이런 현상을 고려할 때 가장 좋은 방법은 비공식적인 조직이 결정한 사항이더라도 공식적인 조직의 결정절차를 준수하는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공식적인 조직의 저항이 있을 경우 이것도 겸허히 수용하겠다는 마음 자세가 필요하다. 이것이 조직문화로 실제 잘 작동해야 한다.

조직은 시스템만으로 움직이긴 어렵다. 그래도 시스템으로 움직이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 여기에 더하여 리더를 잘 선발하는 것은 이것보다 더 중요하다. 리더가 시스템이 작동하는 데 더없는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아무리 좋은 지속성장 가능한 천년기업 시스템을 만들었다고 하더라도 실제로 천년기업이 되긴 어렵다. 아니 불가능하다. 이것보다 더 중요한 것이 최고경영자이다. 그래서 천년기업가가 마지막으로 실패하지 말아야 할 일은 후계자를 자기 생전에 선발 육성한 후 기업을 물려주는 것이라고 하는 것이다.

많은 회사나 조직이 좋은 시스템을 만들려고 한다. 이것은 나라도 마찬가지다, 고려나 조선도 그랬다. 그 시스템이 결국 500여 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국가를 만든 근간이 되긴 했다. 그러나 나라가 망한 가장 큰 이유는 국왕의 선발이었다. 국왕이 후계자를 제대로 선발 육성하지 못한 것이 나라가 망한 가장 근본적인 이유이다. 이런 사례는 기업에도 적용된다. 기업이 망하는 가장 큰 이유는 결국 최고경영자의 영향력이다.

조직의 수장은 분명한 자신의 조직운영철학으로 조직을 운영해야 한다. 이 철학은 인간의 근본을 생각한 인본주의 입장에서 동기부여가 될 수 있는 철학이어야 한다. 물론, 이 철학이 실제로 작동하는 조직문화를 만들어야 한다. 이것이 뒷받침되지 않는 조직은 결국 망가진다는 사실을 리더는 결코 잊어선 안 된다.


류호택 (사)한국코칭연구원 원장('지속가능한 천년기업의 비밀'의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