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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 칼럼] ‘중국을 위한 기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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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 칼럼] ‘중국을 위한 기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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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 중국의 지도자 후진타오 주석이 건강하며 안정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해주소서.… 그리고 주여, 우리가 최근 수년 동안 중국의 지도부를 묘사하면서 ‘베이징의 도살자’처럼 나쁜 말을 사용했음을 용서해주소서. 그것은 우리의 진의가 아니었나이다.… 부디 중국의 지도자들이 120세까지 살계 해주시고 그들이 살아있는 동안 매년 9%의 경제성장률을 누릴 수 있도록 해주옵소서. 감사합니다, 아버지시여. 아멘.”

지난 2004년, 미국의 뉴욕타임스는 ‘중국을 위한 기도문’이라는 칼럼을 실었다. 중국이 긴축정책을 펴면서 세계 증권시장이 ‘패닉’에 빠져들 때였다.

칼럼은 “세계가 중국의 값싼 노동력과 원자재 구매의욕, 외자 유치로 확보한 막대한 자본력 등에 푹 빠져 있다”면서 “세계는 중국의 어떤 불안정도 받아들이기가 점점 어려워질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었다. 그래서 미국과 유럽연합(EU), 일본 등 주요국가의 모든 지도자들은 잠자리에 들 때 기도문을 외우면서 중국 경제의 연착륙을 기원해야 할 것이라고 권하고 있었다. “중국의 문제는 바로 우리의 문제”라는 것이다. 토머스 프리드먼이라는 칼럼니스트의 글이었다.

이렇게 중국은 중요한 나라였다. 중국은 값싼 상품을 공급, 미국 소비자들의 주머니 부담을 낮춰주고 있었다. 중국은 세계의 원자재를 대량으로 사들여주고 있었다. 미국의 자본은 중국에 투자해서 돈을 굴릴 수 있었다. 그랬으니 칼럼처럼, “중국의 문제는 미국의 문제”라고 할만 했다.

그러나 상황이 바뀌었다. ‘중국을 위한 기도문’은 아득한 ‘과거사’가 되고 말았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떠나도 미국의 ‘중국 때리기’는 달라질 마음이 없는 듯 보이고 있다. ‘동맹국’을 끌어들여서 중국을 포위, 압박하려 하고 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우리가 움직이지 않으면 중국이 우리 점심을 먹어치워 버릴 것”이라고 경계하고 있다. 누군가를 이기거나 물리친다는 뜻을 담고 있는 말이라고 한다.

중국을 ‘전략적 적수(adversary)’라며 필요할 경우 제재를 활용할 수 있다는 강경론도 대두되고 있다. “미국과 중국의 ‘냉전’이 코로나19보다 더 큰 걱정거리”라는 우려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중국이 갈수록 껄끄러워지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중국은 이르면 오는 2026년 미국을 제치고 세계 1위의 ‘경제대국’으로 올라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2028년, 또는 2032년으로 예상했는데 이보다 몇 년 더 앞당겨진다는 것이다. 이를 증명하듯, 코로나19로 세계 각국의 경제성장률이 죄다 곤두박질치는데도 중국은 예외였다.

‘무력 시위’도 사양하지 않고 있다. 미국 국방부는 대중국 국방 전략을 수립할 것이라는 보도가 있었다. 중국의 폭격기가 바이든 대통령 취임 3일 만에 남중국해에서 미국 항공모함을 표적으로 한 ‘모의 타격훈련’을 했다는 소식도 있었다.

전화 통화도 ‘기 싸움’이다. 보도에 따르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첫 정상 통화를 2시간 동안이나 하고 있다. 이 같은 ‘마라톤 통화’는 이례적인 일이라고 했다. 통화 시간만큼 적지 않은 말이 오가고 있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인권과 무역’이었고, 시 주석은 ‘내정 간섭’이라는 반박이었다.

2019년을 기준으로 우리나라의 교역에서 중국의 비중은 23.3%에 달한다고 했다. 미국은 12.9%다. 두 나라 모두 우리에게는 대단히 중요할 수밖에 없다. 우리는 그런 중국과 미국 사이에서 ‘넛 크래커’가 되고 있다는 얘기가 새삼스러워지고 있다.


이정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bellykim@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