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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5개 전자제품 군에 수리가능지표 표기 의무화 시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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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5개 전자제품 군에 수리가능지표 표기 의무화 시행

- 드럼세탁기, 스마트폰, 노트북, 텔레비전, 전기 잔디깎기 등 1차 적용 -
- 제품 관리·수리 매뉴얼 제공 및 신속한 부품 공급 중요성 증대 -



2021년 1월부터 프랑스에서 판매되는 가전제품에는 제품의 차후 “수리 가능성” 등급을 의무적으로 표기해야 한다. 에너지 효율등급지표에 이어 프랑스 정부가 전자제품 판매에 표기를 의무화한 두 번째 지표다.

수리 가능성 지표(Indice de réparabilité)란?
수리 가능성 지표는 2020년 발효된 프랑스의 낭비방지 순환경제법(Loi anti-gaspillage pour une économie circulaire)에 포함된 프로그램이다. 전자제품이 고장났을 때, 버리고 재구매하기보다 가급적 수리가 가능하도록 해 가계소비를 줄이고 환경을 보호한다는 취지다.

2021년 1월 1일부터 온라인 및 오프라인 매장에서 판매되는 5가지 카테고리의 전자제품이 그 대상이며, 판매된 이후 고장이 났을 때 수리가 가능한 범위를 지표로 환산해 표기하도록 했다. 프랑스 환경부는 현재 프랑스에서 판매되는 전자제품 중 수리가 가능한 상품은 40%로, 5년 내 그 폭을 60%까지 높이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밝혔다.

수리 가능성 지표는 제품의 수리 가능 범위를 계산해 1~10점까지의 점수로 표기되고 점수가 올라감에 따라 붉은색에서 오렌지색, 노랑색, 연두색, 녹색으로 구별된다. 현재 지표의무부착 대상인 5가지 제품은 드럼 세탁기, 스마트폰, 노트북, 텔레비전 그리고 잔디 깎는 기계다. 정부는 대상이 되는 제품을 점차적으로 넓혀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전자제품 수리 가능성 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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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프랑스 정부 포탈(service-public.fr)

수리 가능 점수 산출 방식

제품의 수리 가능성 점수는 다음의 다섯 가지 기준을 중심으로 산출된다.
① 정보제공(매뉴얼): 제품의 제조사가 소비자들에게 무료로 제공하는 제품의 기술과 관리에 대한 정보량과 제공기간 등을 점수로 산출
② 분해 용이성 등 수리 난이도: 수리를 위한 제품 분해 난이도와 가능성, 필요한 장비, 제품 고정을 위해 필요한 부품 등에 따라 점수로 산출
③ 부품공급 원활성: 제조사가 수리에 필요한 부품을 제공하는 보증기간과 부품 배송에 소요되는 시간 등을 점수로 산출
④ 부품의 가격: 제품가격 대비 부품 가격 수준을 점수로 산출
⑤ 제품의 특성에 따른 세부 특기사항 등
전자제품 수리 가능성 지표부착 사례 및 지표 산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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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좌) Darty, (우) indicereparabilite.fr

수리 가능 점수 향상에 적극적인 기업들
수리 가능 지표가 의무화 된 지 한 달이 경과한 1월 말 현재, 카테고리에 해당되는 전자제품 제조 브랜드의 약 2/3가 이 조치를 이행하고 있다. 등급을 부착하지 않은 제조사에 벌금이 부과되기 시작하는 2022년 1월 이전에는 대부분의 관련 기업들이 참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수리 가능 지표에서 좋은 점수를 받기 위해서는 제품수리에 대한 정보 제공 정도가 중요하다보니 제조기업들도 이를 위해 활발히 움직이고 있다. 일간지 르몽드에 따르면, 현재 가장 발 빠르게 수리 가능성 지표를 부착하고 지표에서 비교적 높은 점수를 획득하고 있는 기업은 삼성전자이다. 전자제품 전문 유통매장 불랑제(Boulanger)에 전시된 삼성 핸드폰의 수리가능성 점수는 약 8점대인 반면, 경쟁기업인 Xiaomi 핸드폰의 경우 4.7~7점대에 머물고 있다. 삼성은 약 40페이지에 달하는 갤럭시 21의 ‘수리 매뉴얼’을 온라인 사이트에 공개하고 고장이 있을 경우 주요 부품을 교체하는 법 등을 약 100여 개의 이미지로 설명하고 있다. 전자제품 제조기업 Oppo사와 Asus사 역시 적극적으로 수리 매뉴얼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이 공개한 핸드폰 ‘수리 매뉴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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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Samsung 다운로드 센터

부품공급 또한 수리 가능성 점수를 위해 중요한 기준이다. 르몽드에 따르면 삼성은 2월 중으로 핸드폰 수리에 필요한 부품들을 일반 소비자들이 온라인 플랫폼에서 구입할 수 있도록 공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만, 유럽 혹은 프랑스 국내에 부품창고를 보유한 거대 기업은 큰 부품공급이 수월하나 그렇지 못한 기업들은 부품공급 기간이 오래 걸려 점수 획득이 어려운 부분이 있다. Asus France의 엔지니어 Vongxay씨는, "자사는 스마트폰 부품창고가 프랑스에 없고 수리업체들이 부품을 보유할 만큼 큰 규모가 아니다"고 밝히며, 이에 수리 가능성 지표를 6~7점 밖에 획득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전문가 의견 및 시사점
수명이 짧은 전자제품은 가정경제에도 부담이지만, 환경적으로도 커다란 문제가 된다. 유럽연합은 2050년까지 탄소배출량 제로를 목표로 하고 있고 프랑스 정부도 2021년부터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을 금지하고 자동차 탄소세를 인상하는 등 환경정책을 강화하고 있다. 이에 따라 가전제품에 대한 환경규제도 지속적으로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프랑스 가전제품 생산연합(Gifam)의 Fadin씨는 KOTRA 파리 무역관과의 인터뷰에서, "정부는 관련 규제를 확장해 나갈 것"이라고 밝히며, 수리 가능성 지표가 자리잡은 이후에는 전자제품의 견고함을 측정할 수 있는 ‘지속성 지표(indice de durabilité)’가 의무화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프랑스 및 유럽연합 국가에서 전자제품을 판매하거나 부품을 공급하는 기업들은 변화하는 규제조치에 지속적인 관심을 가지고 대응해 나갈 필요가 있다.


자료: 프랑스 환경부, indicereparabilite.fr, 일간지 르몽드(Le monde), 레제코(Les echos), BFM, Darty 웹사이트, Samsung 다운로드 센터, KOTRA 파리 무역관 자료 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