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손학규 “경제회복 위해 이재용 부회장 사면”

공유
0

손학규 “경제회복 위해 이재용 부회장 사면”

페이스북서 밝혀..."文대통령, 정치적 결단 내려야"

손학규 전 바른미래당 대표가 지난해 10월 26일 고(故) 이건희 삼성 회장 빈소가 마련된 서울삼성병원 장례식장에 조문을 위해 들어오고 있다. 사진=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손학규 전 바른미래당 대표가 지난해 10월 26일 고(故) 이건희 삼성 회장 빈소가 마련된 서울삼성병원 장례식장에 조문을 위해 들어오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재용(53) 삼성전자 부회장이 국정농단 뇌물 사건 파기환송심에서 징역 2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은 가운데 이 부회장을 특별사면하자는 목소리가 나왔다.
손학규 전(前) 바른미래당 대표는 25일 “문재인 대통령은 이재용 부회장을 사면하기 바란다”면서 “사면 절차가 까다로우면 우선 가석방을 하고 아니면 즉각 보석이라도 실시해주기 바란다”고 밝혔다.

손 전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서 “이재용 삼성 부회장이 재상고를 포기했다. 잘 한 일”이라며 “어차피 유무죄는 이미 대법원에서 판단해서 서울 고법으로 되돌렸고 파기환송심에서 결정한 양형을 대법원이 재판단할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재상고 자체가 의미없는 일이었다. 법원의 판단은 끝났으니 이제는 정부의 일만 남아있다”며 이 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문재인 대통령은 이재용 부회장을 사면하기 바란다”고 요구했다.

손 전 대표는 “국내 최대 기업일 뿐 아니라 세계적 대기업 삼성 총수를 가두어 두고선 대한민국의 국격이 말도 아니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대한민국의 경제 회복을 말할 수 없다. 경제의 대외의존율이 70%대인 대한민국의 미래가 달린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문재인 대통령은 한국형 뉴딜을 추진하면서 중심 과제를 디지털 뉴딜로 정했다. 삼성을 여러 차레 방문하고, 인도 등 해외 투자 사업장에서도 이재용 부회장을 초청하면서 투자와 일자리 창출에 협조를 당부했다. 삼성전자가 그만큼 중요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손 전 대표는 “지금 세계 기업들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대비하기 위해 다양한 구조조정과 투자를 준비하고 있다. 한국 대기업들도 세계적인 대기업들과 합작을 모색하고 있다. 시스템 반도체, 전기차, 자율주행차, 배터리, 정보통신 등 첨단 기술 분야에서 대기업 간의 합종연횡이 한창이다. 삼성만 하더라도 반도체 파운드리 사업에서 대만의 TSMC와 경쟁하며 인텔과의 합작을 모색하고 있다”고 했다.
“이런 상황에서 그룹의 총수가 구속되어 있으면 상대방이 주저할 것은 더 말할 나위없다”는 그는 “자국에서 신임을 받지 않고 구속까지 되어 있는 나라의 기업에 대해서 신뢰가 떨어지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문재인 대통령도 고민이 많을 것”이라며 “코로나 사태로 망가진 경제는 살려야 할 것이고 이를 위해 삼성을 비롯한 대기업의 투자와 일자리 창출이 절실한데 이재용을 풀어주면 민심이 좋지 않게 움직일 것이고 특히 친문 지지세력의 비판을 감당하기 두려울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대통령은 나라를 보고, 세계를 보고, 미래를 보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손 전 대표는 “나 자신도 젊어서는 반 재벌, 반 삼성이었다”고도 했다.

그는 “영국에서의 유학 생활이 나의 생각을 바꿔놓았다. 기술 발전과 첨단 산업, 그리고 국제 경쟁이 경제의 중요한 요소임을 알게 되었다”며 “경기도지사 시절 LG 디스플레이 단지를 만들면서 규제 완화를 위해 정부와 싸운 것도 다 이러한 경험 때문이다. 파주 LG 디스플레이 단지 준공식에서 노무현 대통령이 축사에 앞서 ‘손 지사님, 이제 만족하십니까?’고 인사를 한 것이 지금 새롭게 기억된다”고 떠올렸다.

◇다음은 손 전 대표가 페이스북에 올린 입장문 전문.

이재용 삼성 부회장이 재상고를 포기했다. 잘 한 일이다. 어차피 유무죄는 이미 대법원에서 판단해서 서울 고법으로 되돌렸고, 파기환송심에서 결정한 양형을 대법원이 재판단할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재상고 자체가 의미없는 일이었다. 법원의 판단은 끝났으니 이제는 정부의 일만 남아있다.

결론부터 말하면, 문재인 대통령은 이재용 부회장을 사면하기 바란다. 사면의 절차가 까다로우면 우선 가석방을 하고, 아니면 즉각 보석이라도 실시해주기 바란다. 국내 최대 기업일 뿐 아니라 세계적 대기업인 삼성의 총수를 가두어 두고선 대한민국의 국격이 말도 아니고, 코로나 사태 이후 대한민국의 경제 회복을 말할 수 없다. 경제의 대외의존율이 70%대인 대한민국의 미래가 달린 문제다.

문재인 대통령은 한국형 뉴딜을 추진하면서 중심 과제를 디지털 뉴딜로 정했다. 삼성을 여러차레 방문하고, 인도 등 해외 투자 사업장에서도 이재용 부회장을 초청하면서 투자와 일자리 창출에 협조를 당부했다. 삼성전자가 그만큼 중요한 것이다.

지금 세계 기업들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대비하기 위해 다양한 구조조정과 투자를 준비하고 있다. 한국의 대기업들도 세계적인 대기업들과 합작을 모색하고 있다. 시스템 반도체, 전기차, 자율주행차, 배터리, 정보통신 등 첨단 기술 분야에서 대기업간의 합종연횡이 한창이다. 삼성만 하더라도 반도체 파운드리 사업에서 대만의 TSMC와 경쟁하며 인텔과의 합작을 모색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그룹의 총수가 구속되어 있으면 상대방이 주저할 것은 더 말할 나위없다. 자국에서 신임을 받지 않고 구속까지 되어있는 나라의 기업에 대해서 신뢰가 떨어지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우리 국민이 갖고 있는 반기업 정서, 특히 삼성에 대한 반감은 나도 잘 안다. 삼성에 대한 공격으로 성공한 정치인도 많다. 이번 파기환송심의 판결도 반 삼성의 사회적 분위기가 반영되었을 것이다. 재판장이 준법감시위원회 구성을 권하고 이것이 양형 결정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했다가, 정작 판결에서는 실효성이 없었다고 하며 실형 선고에 법정 구속까지 한 것도, 따지고 보면 삼성에 대한 곱지 않은 여론을 감안한 것이라고 짐작된다.

문재인 대통령도 고민이 많을 것이다. 코로나 사태로 망가진 경제는 살려야 할 것이고, 이를 위해서는 삼성을 비롯한 대기업의 투자와 일자리 창출이 절실한데, 이재용을 풀어주면 민심이 좋지 않게 움직일 것이고, 특히 친문 지지세력의 비판을 감당하기 두려울 것이다. 그러나 대통령은 나라를 보고, 세계를 보고, 미래를 보아야 한다.

나 자신도 젊어서는 반 재벌, 반 삼성이었다. 대학교 때 첫 번째 무기정학이 삼성 소유의 한국비료 사카린 밀수사건 반대 시위를 주도한 것 때문이었다. 내가 항상 끼고 다니던 책이 김성두의 『재벌과 빈곤』이었다. 나는 삼성을 비롯한 한국의 재벌은 악의 세력으로 반드시 물리쳐야 한다고 생각했다.

영국에서의 유학 생활이 나의 생각을 바꿔놓았다. 기술 발전과 첨단 산업, 그리고 국제 경쟁이 경제의 중요한 요소임을 알게 되었다. 경기도지사 시절 LG 디스플레이 단지를 만들면서 규제 완화를 위해 정부와 싸운 것도 다 이러한 경험 때문이다. 파주 LG 디스플레이 단지 준공식에서 노무현 대통령이 축사에 앞서 “손 지사님, 이제 만족하십니까?” 하고 인사를 한 것이 지금 새롭게 기억된다.

한국 재벌의 문제를 누구보다도 잘 안다. 변칙 경영과 변칙 승계은 분명 잘못이다. 그러나 지금 그것을 앞세워 논하기에는 우리 경제의 현실이 너무 심각하다. 재벌 오너체제가 우리의 현실이고, 재벌의 과감한 투자와 혁신이 우리나라를 지금과 같은 선진 경제로 이끄는데 일등 공신이다. 이건희 회장이 ‘가족을 빼고는 모두 다 바꿔라’로 하면서 반도체 선진국을 만든 것이 바로 그것이다.

이재용 부회장과 관련해서는 이제 정부가 나서야 한다. 법원은 법률적인 판단을 했으니, 이제는 대통령이 과감하게 정치적 결단을 해야 한다. 이것이 포스트 코로나 시대 대한민국 경제를 기획하며 한국판 뉴딜을 실행하는 대통령의 몫이다. 이재용 부회장을 석방하고 그를 디지털 뉴딜정책의 선봉에 세우기 바란다.

다시 한 번 간곡히 요구한다. 대통령의 결단으로 사면권을 행사해 주기 바란다. 세계에 대한민국 정부가 삼성을 보호하고 있다고 선포하고, 대한민국이 친기업 정책을 펴고 있다고 선언하기 바란다. 그러니 대한민국에 마음 놓고 투자하라고 세계에 호소하기 바란다.

췌언 한 마디. 특검은 재상고할 생각은 말기 바란다. 특검은 할 일을 다 했다. 이재용 부회장을 유죄 판결했고 실형 선고로 법정 구속까지 했으니, 이제는 정부에 맡겨서 경제를 살리는 일에 협조하기 바란다.

2021. 1. 25

손 학 규


김민구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gentlemin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