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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결국 스마트폰 손댄다…글로벌 시장 지각변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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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결국 스마트폰 손댄다…글로벌 시장 지각변동

최소 사업 남기고 매각…국내외 기업 인수 후보군
북미 점유율 3위…구글·MS·페이스북 관심 보일 듯
베트남 빈 그룹·SK도 유력 후보군…시너지 효과 노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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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트윈타워.
LG전자가 스마트폰 사업 재편에 들어간다. LG전자 측은 "어떤 결정도 내려지지 않았다"고 밝혔지만 전자업계에서는 사업규모 축소와 함께 일부 사업부문을 매각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도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권봉석 LG전자 대표이사(사장)는 20일 임직원에게 보낸 이메일을 통해 "현재와 미래 경쟁력을 냉정하게 판단해 최선의 선택을 해야 하는 시점에 이르렀다"며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사업 운영방향을 면밀히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권 대표의 이 같은 발언은 MC사업본부가 2015년 2분기 이후 지난해 말까지 5년 연속 적자를 기록한데 따른 구조조정의 의도로 풀이되고 있다. 이미 업계에서는 "최소 사업만 남기고 매각에 들어갈 것"이라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MC사업본부는 2015년 2분기 776억원 적자를 기록한 이래 지난해 4분기까지 전혀 이익을 내지 못했다.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적자는 4조2811억원이다. 이달 말 공개되는 4분기 실적에서도 2000억원대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보인다.

같은 기간 동안 전사 영업이익은 생활가전과 TV의 성장에 힘입어 상승세를 이어갔다. 2015년 2분기 LG전자 전체 영업이익은 2441억원에 불과했으나 지난해 3분기에는 9590억원까지 기록했다. 특히 지난해 1분기에는 1조904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해 사상 두 번째로 1분기 영업이익이 1조원을 넘겼다. 이 때 H&A사업본부와 HE사업본부, BS사업본부가 실적 대부분을 견인했으며 MC사업본부는 2378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이처럼 아픈 손가락이 돼버린 MC사업본부에 대해 LG전자가 칼을 빼들고 구조조정에 나선다. 권 대표는 구성원들의 고용을 유지하겠다고 밝히며 직원들을 안심시켰지만 사실상 타부서로 인력 재배치는 불가피한 상황이다.

다만 LG전자가 스마트폰 시장에서 완전히 철수하진 않을 거라는 관측도 있다. 현재 LG전자가 주력하고 있는 IoT와 커넥티드카 등 미래산업에서 스마트폰은 중요한 축을 차지한다. 스마트폰을 생산하지 않더라도 가전과 전장사업을 영위할 수 있지만, 스마트폰을 통해 거둘 수 있는 시너지 효과는 매우 크다.

실제 삼성전자도 생활가전과 함께 모바일 앱은 스마트싱스를 활용해 IoT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다. 최근에는 안드로이드 오토에 스마트싱스를 적용해 차 안에서 집안의 가전을 조작하는 모습도 소개했다.
LG전자가 스마트폰 사업을 매각하더라도 IoT와 커넥티드카 등 사업을 이어갈 순 있지만, 이전처럼 긴밀한 시너지 효과를 내긴 어려울 수 있다.

또 최근 CES 2021에서 롤러블폰을 처음 공개한 만큼 프리미엄폰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LG전자가 스마트폰 프리미엄 브랜드 전략인 '유니버셜 라인'과 '익스플로러 프로젝트'를 공개한 지 채 1년이 지나지 않았다. LG롤러블은 LG윙에 이은 ‘익스플로러 프로젝트’ 두 번째 제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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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CES에서 공개한 LG롤러블. 사진=LG전자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연구개발 부문만 남기고 생산시설만 분할매각할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최근 중저가 브랜드를 중심으로 ODM 생산을 늘린 것도 이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미국의 경제 제재로 스마트폰 사업이 어려워진 화웨이가 중저가 브랜드인 아너를 매각한 것과 같은 전략을 취할 것이라는 의견이다.

투자은행(IB) 업계에서는 LG전자가 스마트폰 사업을 매각할 경우 국내외 기업들이 인수 후보군에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 최악의 경영 상태에 이른 사업이지만 미래 유망기술을 다수 보유한 만큼 여러 기업들이 관심을 보일거라는 분석이다. 특히 베트남 빈 그룹이나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 페이스북 등 글로벌 기업과 국내 SK그룹도 인수 후보군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베트남 내에서 스마트폰 점유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주력하고 있는 빈 그룹은 인수 후보군 중 대단히 근접한 상태다. LG전자 역시 스마트폰 원가절감을 위해 생산거점을 베트남 하이퐁으로 옮긴 바 있어 빈 그룹 입장에서는 더 매력적이다.

글로벌 소프트웨어 기업인 구글과 MS, 페이스북도 인수 후보군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이들은 각각 픽셀폰과 서피스 등 디바이스 사업을 영위하고 있지만 큰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페이스북 역시 VR기기 업체인 오큘러스를 인수하면서 디바이스 사업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LG전자 스마트폰은 글로벌 점유율은 낮은 편이지만 북미 지역에서는 13%대 점유율로 애플에 이어 3위를 지키고 있다. 미국 글로벌 기업 브랜드와 시너지를 낼 경우 북미 시장뿐 아니라 유럽에서도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

국내 기업 중에서는 SK가 유력한 후보군으로 떠오르고 있다. 그룹 내에서도 SK텔레콤과 SK하이닉스의 시너지 효과에 집중하고 있으며 그 결과물로 AI반도체 ‘SAPEON X220’을 지난해 말 선보인 바 있다. 반도체와 통신사업을 영위하는 입장에서 스마트폰 사업은 매력적으로 다가올 수 있다.

또 2011년까지 SK텔레시스를 통해 스마트폰 사업을 한 경험이 있어 스마트폰 사업에 유리하다. LG전자 입장에서도 외국 기업에 매각하는 것보다는 국내 기업에 매각하는 방법을 택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SK텔레시스는 통신장비와 IoT 기기, 부품 등을 생산하고 있다. 스마트폰 사업을 진행했던 인력이 아직 회사 내에 남아있는 만큼 인수가 성사되면 빠르게 정상궤도에 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LG전자는 이와 관련해 "어떤 것도 결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여용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dd093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