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3일 출시된 이루다는 2주 만에 75만 명으로 이용자를 확보하는 등 큰 인기를 누렸지만 성차별과 동성애·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 혐오 논란, 정보 유출 의혹까지 불거지며 논란이 가중됐다. 개발사인 스타트업 스캐터랩이 서비스 중단을 발표하며 일단락되는 분위기지만 AI와 관련 규제 등 다양한 논쟁이 파생돼 또다른 숙제를 남겼다.
이 전 대표는 논란 확대에 이루다 서비스 중단 결정을 긍정적으로 평가했고, 남궁 대표는 혁신이 규제론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우려의 시각을 나타냈다.
이 전 쏘카 대표는 지난 11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AI를 공공 서비스할 때 사회적 책임·윤리에 대해 다시 생각하는 기회가 됐으면 한다”며 “(이루다) 문제가 회사 지배구조의 다양성 부족이나 구성원의 젠더·인권 감수성 부족에서 나온 것은 아닌지 한 번 더 점검하고 보완했으면 좋겠다”고 썼다.
그는 “이루다 사건을 계기로 AI 챗봇과 면접·채용, 뉴스추천 등이 인간에 대한 차별이나 혐오를 조장하는 것은 아닌지 사회적으로 점검할 때”라며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 등을 통해 AI를 학습시키는 인간의 규범과 윤리도 보완했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이 전 대표는 지난 9일 페이스북에 이루다가 차별·혐오 문제를 불러온 만큼 차별금지법 제정으로 이어져야 한다며 이루다 서비스 중단을 요구하기도 했다.
남궁 대표는 ‘현 사회가 먼저 반성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루다의 윤리 인식은 현 세대의 인식 문제과 맞닿아있는 만큼 마녀사냥식으로 접근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남궁 대표는 “반성을 해야한다면 AI가 반성을 해야하는 것이 아니라 현 사회가 반성을 해야하는 것”이라면서 “AI 캐릭터 중에 선생님, 상담사와 같은 캐릭터가 이루다와 같은 대답을 하면 안될 일이지만 이루다는 그냥 10대, 20대들의 대화를 통해 학습된 하나의 캐릭터일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제 시작일 뿐인 이 산업, 그리고 매우 매력적인 시작으로 보이는 이 캐릭터에 엉뚱한 규제로 혁신을 또 가둬두지 않을지 걱정스럽다”며 “혁신적 서비스를 출시한 회사에 박수를 보낸다”고 강조했다.
업계에선 AI 기술 발전이 여전히 진행 중이고 ‘이루다’도 완벽한 AI가 아닌 만큼 윤리 논란을 규제로 해소할 경우 기술 혁신 흐름을 저해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 한 관계자는 “이번 이루다 논란을 계기로 AI 윤리에 대한 고민을 갖게 됐지만 구체적인 방향성 제시보다 우선 업계에서 윤리 규칙 마련이 선행되야 할 것”이라며 “다양한 의견을 모아 가아드라인 마련에 나서야 한다는 의견에 공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스캐터랩 측은 “특정 소수집단에 대해 차별적 발언을 한 사례가 생긴 것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면서 “그런 발언은 회사의 생각을 반영하지 않고 있으며, 차별·혐오 발언이 발견되지 않도록 지속해서 개선 중”이라고 공식 입장을 전했다.
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inc0716@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