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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온실가스 24% 감축' 확정에 산업계 "속도조절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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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온실가스 24% 감축' 확정에 산업계 "속도조절 필요"

국무회의 2030년 감축계획 의결, 연말 UN 제출..."5억3600만톤 배출" 국제사회에 약속
대기업 중심 발빠른 대응 속 "제조업 중심 한국산업 특성 반영해야" 선별적용 주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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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0일 청와대 집무실에서 대한민국 탄소중립선언 '더 늦기 전에 2050' 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파리기후변화협약에 따라 올해 말까지 유엔(UN)에 제출해야 할 우리나라의 '중기' 온실가스 감축계획과 '장기' 온실가스 감축계획이 최종 확정됐다.

정부는 15일 국무회의를 열어 2030년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인 '국가결정기여(NDC)'와 2050년 감축목표인 '장기 저탄소발전전략(LEDS)'을 승인했다.

이번에 확정된 NDC는 앞서 2015년 박근혜 정부가 제출했던 NDC를 선진국 기준인 '절대량 방식'으로 전환해 갱신한 내용으로, 2017년 온실가스 배출량 기준 24.4%를 줄인 5억 3600만톤을 2030년까지 배출한다는 목표를 담고 있다.

◇ 정부 "온실가스 배출량 실측치 기준 감축 의지를 대외 천명했다는 점에서 의미"

박근혜 정부는 2015년 당시 2030년 온실가스 배출전망치(BAU: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인위적 조치를 취하지 않았을 때의 배출량) 대비 37%를 감축하겠다는 목표를 담은 NDC를 유엔에 제출했다. 박 정부는 2030년 BAU를 8억 5100만 톤으로 예상하고, 이 예상치의 37%를 줄인 약 5억 3600만톤을 2030년에 배출하겠다고 국제사회에 약속했다.

반면, 문 정부는 2017년 온실가스 배출량 7억 910만톤(환경부 집계)의 실측치를 기준으로 NDC를 적용해 24.4% 줄인 5억 3600만톤을 2030년에 배출하겠다고 국제사회에 수정 제출하는 것이다. 그러나, 2030년 목표 수치만 보면 박정부의 2015년 NDC와 문정부의 NDC는 동일하다.

정부는 BAU는 확정된 수치가 아니라 계속 늘어날 수 있는 수치이므로, '절대량 방식'을 통해 우리나라의 기후변화에 대응한 온실가스 감축 의지를 대외에 확인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차별성과 의미를 띤다고 설명했다.

이날 국무회의에서 의결 확정된 LEDS는 '5대 추진전략'으로 ▲깨끗하게 생산된 전기·수소의 활용 확대 ▲디지털 기술과 연계한 혁신적인 에너지 효율 향상 ▲탈탄소 미래기술 개발과 상용화 촉진 ▲순환경제로 지속가능한 산업 혁신 촉진 ▲산림 등 자연생태의 탄소 흡수기능 강화 등을 제시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탄소가격 시그널 강화, 공정한 전환, 녹색금융, 기후기술 연구개발(R&D) 등 제도개선 과제도 포함됐다.

정부는 대통령 직속으로 민관합동 '2050 탄소중립위원회'를 설치하고, 내년 중으로 우리나라 여건에 적합한 복수의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를 수립할 계획이다.

◇ 현대차·SK·포스코 대기업 중심 기후변화 대응 호응, '탄소중립' 위한 수소 등 신재생 사업 '잰걸음'

이같은 전지구적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정부의 온실가스 중장기 감축계획 확정에 주요 대기업들은 이미 발빠른 준비로 대응해 나가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최근 '수정 2025 전략'에 수소연료전지 시스템을 추가하며 정부의 탄소중립 정책에 발빠르게 보조를 맞추고 있다. 포스코도 2050년까지 그린수소 기반의 수소환원제철소를 구현하겠다고 밝혔고, SK 역시 수소사업추진단을 신설해 수소의 생산부터 유통, 공급에 이르는 수소 밸류체인(가치사슬) 통합운영에 뛰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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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0월 한국판 뉴딜 친환경 미래차 현장방문의 하나로 울산광역시 북구 현대자동차 5공장을 방문해 정의선(오른쪽) 현대차그룹 회장과 함께 수소차량 ‘넥쏘’의 생산라인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그러나, 국내 산업계 일각에선 '속도 조절의 필요성'을 주문하고 있는 반면, 환경단체는 여전히 국제사회 기준에 미흡하다는 비판적 입장을 내놓고 있다.

산업계와 학계, 환경단체는 기후위기 대응의 방향성에 동의하면서도, 2030년 중기 목표와 2050년 장기 목표의 실현 가능성, 추진 속도, 산업계 피해 규모, 사회적 공감대 여부 등에 의구심을 갖는 분위기다.

우리나라 온실가스 배출량은 지난 2016년 6억 9260만톤, 2017년 7억 910만톤, 2018년 7억 2760만톤으로 계속 증가하다가, 지난해 7억 280만톤(잠정)을 기록했다. 올해는 코로나19 팬데믹 장기화에 따른 경기침체 등으로 지난해보다 조금 더 줄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 2015년 NDC 제출 당시 'BAU 대비 37% 감축 목표'는 국제사회의 기대에 못 미치는 수준이라며 해외 민간 기후평가기관으로부터 혹평을 받았다.

이후 문재인 정부 들어 액화천연가스(LNG)발전이 늘고 온실가스 배출량도 증가하자, 지난해 11월 유엔환경프로그램(UNEP)은 우리나라를 직설적으로 '기후악당(Climate Villain)'이라고 비난했다.

이번 NDC에서 'BAU 기준' 대신 '절대량 방식'으로 바꿨지만, 2030년 목표 배출량 5억 3600만 톤은 똑같다는 점에서, 여전히 국제사회의 기대수준에 미흡하다는 것이다.

환경단체인 기후솔루션 윤세종 변호사는 "2050년 탄소중립에 동참하는 것은 환영하지만 이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2030년 중기 목표가 중요하다"며 "이번에 발표된 2030년 목표치는 2050년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 크게 미흡할 뿐 아니라, '기존 NDC보다 강화된 NDC를 제출해야 한다'는 파리협약에도 위배된다"고 지적했다.

반면에 산업계에서는 속도조절의 필요성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많다.

대한상공회의소 김녹영 지속가능경영센터장은 "탄소중립은 중장기적으로 가야할 방향이나 제조업 비중이 높은 국내 현실을 고려하면 우리 기업들이 대응하는데 많은 노력과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센터장은 "특히 탄소중립 성공의 열쇠는 혁신적인 탈탄소 기술 개발일 것이므로 지원 중심의 정부 정책이 필요하다"며 "정부가 감축기술 개발·보급에 적극적인 지원과 역할을 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 정부, LNG발전 확대로 온실가스 배출 증가 '부담'…산업계 "제조업 주력 한국 특성 반영 속도조절 필요"

에너지경제연구원 임재규 선임연구위원은 "탄소중립 목표시점을 2050년으로 잡은 것에 대해 의문"이라며 "결국 비용문제가 중요한데 이에 관해 사회적 검토와 합의가 충분히 이뤄졌는지 의구심이 든다"고 말했다.

산업연구원 이상원 부연구위원도 최근 산업경제이슈 보고서에서 "LEDS를 국내 산업 전환의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고 언급하면서도 " 철강·석유화학·반도체·전기전자 등 제조업이 국내 주력산업을 이루고 있어 선진국의 저탄소화 경로를 그대로 따르지 말고 우리 산업 구조의 특성을 반영한 선별적·맞춤형 대응 방안 모색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우리나라의 제조업 비중(26.9%)은 중국(28.1%) 다음으로 높아 세계 2위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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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탄소중립 정책에 신속하게 대응하는 대기업과 달리 부품·소재·원재료 등을 공급하는 중소기업들은 아직 ‘탄소중립’이 피부에 와닿지 않는 분위기다.

중소기업중앙회 관계자는 “사실 중소기업들은 대기업에 부품 공급에 의존하고 있어 탄소중립 대책이 어떻게 전개되는지 모르는 상황”이라며 “중소기업계 차원의 대응 논의는 아직 없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일부 학계에서는 정부의 2050 탄소중립 목표 달성에 드는 비용과 우리 산업의 피해액에 관한 수치가 전혀 제시되지 않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덕환 서강대 명예교수(화학과)는 "탄소중립은 우리 사회의 미래가 달린 중차대한 문제"라며 "이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엄청난 비용과 부담이 필요한데 정부는 이 비용과 부담에 대한 명확한 인식이 없어 보인다"고 지적했다.

한편, 정부는 NDC와 LEDS를 영문번역 등의 작업을 거쳐 이달 하순 유엔에 공식 제출할 계획이다. 또한, 5년 주기로 제출하는 NDC를 오는 2025년 이전에라도 감축 목표를 다시 상향조정해 제출한다는 방침이다.


김철훈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kch0054@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