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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한국 스타트업이 바라본 독일 AI 기술동향과 현지진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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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한국 스타트업이 바라본 독일 AI 기술동향과 현지진출

이혜진 매니저(AI 스타트업 노타 독일지사, https://nota.ai/)

독일은 다른 경제 강국에 비해 비교적 늦게 인공지능(이하 AI)의 개발을 정책적으로 장려하고 있다. 2018년 ‘AI made in Germany’를 내세우며 AI 전략(Strategie Künstliche Intelligenz der Bundesregierung)을 발표하여 ‘25년까지 인공지능 분야에 30억 유로를 투자할 계획을 수립했다. 연구 강화, 혁신 챌린지, 기업역량 강화, 스타트업 지원 등 사회적 논의를 담은 12가지 분야로 AI 정책 지원을 구체화시키며 환경, 기후, 근로환경 등 각 분야에서 AI가 활용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1. 독일의 Vision AI 기술동향 및 온디바이스 AI의 필요성
현재 AI 시장은 미국과 중국이 선도하고 있으며 100대 스타트업의 대다수가 두 국가에 위치하고 있으나, 독일의 경우 AI 집중 허브를 지정 후 빠르게 성장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18년부터 2019년까지 1년만에 100대 스타트업 순위에 독일 스타트업(Twenty Billion Neurons)이 선정되며 빠르고 혁신적인 성장 환경을 구축하고 있다는 것을 증명하였다. 특히 독일은 AI가 전략적으로 개발될 수 있도록 정부 기관과 일반 기업의 네트워크를 강화하여 기술 및 정보 교류를 활성화시켰다는 점이 특징이다.
그 중에서도 베를린은 독일 내 가장 많은 AI 스타트업이 있는 도시로, 2018년 AI 정책이 발표되기 이전부터 AI 기업의 유치가 활발했던 도시이다. 이는 인공지능 분야의 연구 인력의 분포에 따른 결과이며, 당시 이미 1억 1,700만 유로 규모로 연구 시설, 대학에서 약 270건의 연구 프로젝트가 수행되고 있었다. 이에 기업을 비롯해 AI 연구센터, 기계학습센터, 빅데이터센터 등 정부의 관심이 집중되었고, 스타트업을 집중적으로 육성하는 엑셀러레이터도 다양한 산업별로 등장하며 베를린 스타트업 생태계가 조성되었다. 현재 의료, 음성 및 이미지 인식, 데이터 분석 등 다양한 분야에서 산학, 기업 간 시너지가 활발하게 발생하고 있다.
AI 분야 중에서도 카메라를 통해 수집한 데이터를 분석하는 Vision AI는 다양한 분야에 적용이 가능하고 수요 또한 증가하고 있어 관련 기술 및 스타트업도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음성, 센서 등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는 다양한 경로 중 카메라를 통해 물체의 이미지로 인식하는 것으로 인공지능에게 사물을 볼 수 있는 눈을 주는 것과 같다.
Vision AI는 이미 일상생활에서는 모바일 기기를 통해 AI를 익숙하게 접할 수 있으며, 완성도 또한 점점 높아져 생활의 편리함과 직결되고 있다. 생활 밀착형 기능뿐만 아니라 인간의 안전에 직결된 기능도 함께 개발되고 있어, 대표적인 예로 차량업계에서는 자율주행을 꾸준히 개발해왔으며, 업계의 많은 선도기업들이 자율주행 3단계 공개를 앞두고 있다.
AI가 다루는 연산량으로 인해 모델의 용량이 커지면서, 이를 처리할 수 있는 클라우드 기반 AI가 대표적으로 사용되어 왔으나, 최근 디바이스 의존도가 높아짐에 따라 이에 대한 대안으로 온디바이스(On-device) AI가 제시되고 있다. 일상생활에 접목되어 사용되는 AI가 늘어나며 지연 없는 원활한 연결에 대한 사용자의 니즈를 충족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최근 한국 스타트업 노타는 이러한 다양한 경량화 기법을 사용하여 AI 모델을 자동으로 압축하는 플랫폼 ’넷츠프레소‘를 개발하기도 하였다. 여타 AI 모델 경량화를 제공하는 기업의 경우 딥 러닝 개발자들이 수동적으로 모델을 압축하여 2주간의 시간이 걸리는 데 비해, 자동 압축 플랫폼인 넷츠프레소를 이용하면 하루만에 고객이 원하는 조건에 맞는 최적화된 경량화 모델을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강점을 가지고 있다. 노타는 현재 독일과 미국에 각각 법인을 설립하여 해외 사업개발을 활발히 진행 중에 있다.
AI의 도입으로 한국뿐만 아니라 유럽에서 계속해서 논란이 일고 있는 부분이 바로 개인정보 유출이다. 음성 인식을 위한 대화 수집이나 얼굴 인식을 위한 이미지 수집은 인터넷 통신망을 통해 클라우드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정보 유출의 위험이 존재한다. 온디바이스 AI는 이러한 민감한 정보를 AI가 설치된 하드웨어 내에서 독립적으로 처리하기 때문에 이러한 문제의 해결책으로 제시할 수 있다. 이는 독일을 포함한 다른 유럽 국가들이 AI 개발을 꺼려했던 이유 중 하나인 GDPR(General Data Protection Regulation)를 지키며 AI를 구현할 수 있다는 점에서 향후 관련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기존의 클라우드 AI를 온디바이스 AI가 될 수 있도록 모델의 크기를 줄이는 방법을 모델 압축, 또는 경량화(Model compression)라고 하며, 모델 경량화에는 가지치기(Pruning), 양자화(Quantization) 등 다양한 방법이 있다. 경량화 기법을 통한 AI 모델 압축은 작아진 크기만큼 서버나 클라우드 유지비용을 절감할 수 있으며, 다양한 하드웨어에 적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클라우드 AI에 비해 범용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경량화의 핵심은 단순히 모델의 크기를 줄이는 것뿐 아니라 용량은 줄이면서 성능은 경량화 이전 대비 동일하거나 향상시킬 수 있도록 하는 데 있으며, 이는 사전에 학습된 모델과 압축 이후 원하는 모델 조건에 따라 경량화 기법을 다양하게 조합하여 최적화된 모델을 도출하는 과정에서 달성될 수 있다.
이러한 AI 모델 경량화는 독일의 5G 통신망 설치가 전 지역으로 확대될 때까지 활용도가 높은 기술이기도 하다. 독일 내 지역별 인터넷 통신망 속도의 격차가 큰 현재로서는 인터넷 통신망의 성능이 낮거나, 없어도 자체적으로 구동할 수 있는 온디바이스 AI의 사용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많은 기업들이 이미 내부적으로 모델 경량화에 대한 필요성을 인지하고 있으며 대표적인 예로 테슬라의 경우 안정적인 자율주행 기능 구현을 위해 2019년 저전력으로 AI를 구동하는 컴퓨터 비전 스타트업 Deepscale을 인수했으며, 애플은 올해 저전력 장치에서 머신 러닝을 구동하는 스타트업 Xnor.ai를 인수하였다.
2. 독일 및 EU 진출을 희망하는 AI기업의 참고사항
위와 같이 전 세계적으로 AI의 중요성이 증가하고 있는 시점에서 한국의 많은 관련 기업들도 해외 진출을 계획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유럽 진출을 계획하고 있는 경우 EU 차원에서 디지털 사회 구축을 위해 다양한 정책과 전략을 발표하고 있어 분야를 막론하고 AI 기업에 대한 지원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EU위원회는 2018년 디지털 전략발표를 통해 2022년까지 데이터를 기반으로 사용자 중심의 디지털 혁신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Horizon 2020을 통해 과학 기술 분야에서 유럽의 연구 우수성을 확보하기 위한 연구 기금 지원 프로그램을 마련하였다. 이는 큰 틀에서 과학 기술 개발 전반을 지원하고자 하는 EU의 의지를 알 수 있으며, 두 전략 모두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일환으로 AI를 주요 분야 중 하나로 다루고 있다. 독일 역시 인더스트리 4.0 발표를 통해 산업, 환경, 근로 등의 분야에서 AI 도입을 통한 디지털화를 지향하고 있다.
이러한 환경에서 독일 진출을 위해 유의할 점으로는 체류 허가와 생활에 관련된 제반 사항을 제외하고 크게 진출 시점에 미리 준비하는 부분과, 해외의 현지 사정에 유연하게 대응하는 부분으로 나누어볼 수 있다.
① 진출 지역 모색
독일 진출을 위한 사항으로 가장 중요한 점은 진출하는 입지를 전략적으로 선택하는 것이다. 어느 국가에 진출해도 해당하는 항목이지만, 특정 지역에 수요가 있어 나가는 것과 별개로 사업 확장을 목표로 하고 진출하는 기업은 기술의 성격, 업종을 모두 사업개발에 활용할 수 있는 곳을 사전에 알아보는 것이 좋다. 베를린과 같이 IT업계가 전반적으로 발전한 곳도 좋지만, 특정 분야에 따라 산학 클러스터를 구성한 도시를 선택하여 인프라를 활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예를 들면 도르트문트 시는 탄광산업과 제철산업의 쇠퇴로 약화된 도시경쟁력을 혁신형 클러스터 형성을 통해 극복하였으며, 신산업분야의 중소기업과 이를 지원하기 위한 정부 기관 간 긴밀한 네트워크가 도시의 신성장동력으로서 기능하고 있다. 드레스덴 시는 막스플랑크연구소, 프라운호퍼재단 등 기초과학과 비즈니스 단지 구축을 통해 연구소와 첨단 벤처 및 기업 유치를 연계하어 선순환 구조를 강화하고 있다. 도시뿐만 아니라 주 단위로 클러스터를 운영하기도 하며, NRW(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 주의 경우 총 16개의 기술 분야를 함께 성장시키는 클러스터를 구축하여 혁신 기술을 가진 중소기업을 주변 기업과 연구기관의 도움으로 투자 유치나 기술 개발을 지원한다.
이러한 지리적 이점을 활용할 수 있도록 사전 조사를 통해 기업의 상황과 성격에 적합한 도시를 고르는 것이 장기적으로 시너지를 얻을 수 있다. 오프라인뿐만 아니라 온라인에서도 분야별로 커뮤니티를 운영하며 매치메이킹을 지원하는 기관과 접촉하며 인지도를 양쪽으로 구축할 수 있도록 한다.
② 현지 상황에 맞는 유연한 사업 개발
IT 기술의 경우 관련 법제화가 국가에 따라 다르고, 독일의 경우 주마다 정책 결정권을 가지고 있기 때문의 지역의 현지 사정에 민감하게 대처해야 한다. 위에서도 언급했던 GDPR의 경우 한국에는 없는 규제로, 정보 수집과 그 활용에 관해 엄격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있다. 데이터 수집을 기반으로 하는 모델을 개발하는 AI 기업의 경우 솔루션을 구동하는 과정에서 한국의 기준뿐만 아니라 유럽과 독일의 기준에서도 합법적으로 솔루션 제공이 가능해야 하며, 현지 정서에 맞는 기술 개발 활동임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이와 같은 항목의 사전 검토와 준비를 통해 해외 진출 후 사업개발의 추진력을 얻을 수 있는 경로를 확보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더 나아가 다른 기업들과 동등한 출발선에서 경쟁할 수 있도록 진출 전 탄탄한 기초를 마련하는 것이 핵심 요소이다.

썸네일 출처 : 픽사베이(Pixabay)
※ 이 원고는 외부 글로벌 지역전문가가 작성한 정보로 KOTRA의 공식 의견이 아님을 알려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