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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일본에서의 공유경제 : 위기 속의 성장과 “일본식 옳음”에 의한 쇠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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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일본에서의 공유경제 : 위기 속의 성장과 “일본식 옳음”에 의한 쇠퇴

리츠메이칸 아시아태평양 대학교
국제경영학부 이근희 교수






과거 토요타와 소니로 대표되는 기술력을 앞세운 제조업의 성공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성공을 거둔 일본 경제는, 하지만 21세기에 들어서기도 전부터 뛰어난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여타 아시아 국가들의 등장으로 인해 위기를 맞이하게 되었다. 감소하는 외화수입을 증대 시키기 위해 일본 정부가 주목한 것은 다름 아닌 외국인 관광객의 증가였다. 연간 외국인 관광객 수가 단지 521만명에 그쳤던 2003년에, “2010년까지 외국인 관광객 1000만명 달성”을 목표로 “관광입국 (観光立国, 관광을 기반으로 나라의 발전과 번영을 도모함)”을 선언하고 비지트 재팬 캠페인 (Visit JAPAN Campaign)을 펼치며 적극적인 외국인 관광객 유치 활동을 시작했다.
2008년의 세계 금융 위기와 2011년의 동일본 대지진으로 인해 당초 목표했던 계획보다 늦어지긴 했지만, 일본은 2013년에 처음으로 외국인 관광객 1000만명을 돌파했다. 그 이후 엔화의 약세, 관광비자 발급의 규제 완화, 국제 저가항공의 성장과 신흥국 소득 확대로 인한 세계적인 관광 수요 증가의 은해를 입어, 3년 후인 2016년에 2000만명을 돌파, 또 그 2년 후인 2018년에는 3000만명을 돌파하는 등, 일본 인바운드 관광은 과거 제조업의 성공을 재현하고 있는 듯했다. 2019년 럭비 월드컵과 2020년 동경 올림픽을 치루기도 전에 이미 연간 3000만 외국인 관광객 유치에 성공한 일본에서는, 2020년에는 4000만명도 달성할 수 있다는 희망에 넘쳐 있었다.
하지만 급격하게 늘어난 외국인 관광객의 수로 인해, 일본은 관광 인프라의 부족이라는 예상하지 못한 문제에 직면하게 되었다. 그 중에서도 특히 숙박업의 경우, 쏟아지는 외국인 관광객의 증가로 호텔과 여관 등 숙소의 수가 부족하게 되어, 이미 외국인 관광객 수가 2000만명을 넘어선 즈음부터 숙박 시설 공급에 대한 대책마련이 시급함을 강조하는 보고서가 여럿 발표되었다. 비단 관광 성수기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외국인 관광객은 물론, 내국인 비즈니스 여행객이나 일반 관광객들 조차 숙소를 쉽게 구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빈번했기 때문이다.
이렇게 관광 인프라의 부족에 대한 심각성이 대두되고 있을 때 숙박시설의 부족난을 해소하며 새로운 돌파구를 찾아준 것은 다름아닌, “공유경제 (장소, 탈것, 노동력 등의 여유자산을 공유함으로서 새로운 경제적 가치를 창조하는 움직임)”로 잘 알려진 Airbnb의 민박 서비스의 출현이었다. Airbnb는 일본의 외국인 관광객의 수가 1000만명을 막 돌파한 2014년에 일본에서 처음으로 서비스를 시작, 2015년 한 해에만 일본에서 5207억엔의 경제효과와 138만명 이상의 외국인 관광객에게 숙소를 제공한 것으로 조사되었다. 전체 외국인 관광객의 수와 비교하면 어느 정도의 숙박난 해결에 도움이 될 수 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하지만 Airbnb의 성장은 얼마 가지 않아 “일본식 옳음”이라는 장벽에 부딪히게 되었다. 일본식 옳음이란 “의심스러운 것은 인정하지 않는다, 혹은, 국가로서는 기존의 권익을 지키는 것이 최우선된다”는 사고방식으로서, 국가와 기존의 사업자가 지금까지 쌓아 올린 법률과 비즈니스 모델이 무너져 가는 것을 가장 두려워하기에 생겨난 일본식 생존술인 것이다. 일본 정부는 Airbnb 사업 초기의 지역 주민의 불안, 안전보호, 위생확보 등을 내세워, 외국자본 회사의 급성장을 막고 기존의 국내 호텔과 여관을 보호하기 위해 2018년 6월 주택숙박사업법 (흔히 민박신법이라 불리는)을 시행, 2018년 2월 62,000건이었던 기존 숙소 등록수가 6월의 민박신법 시행과 동시에 무려 22,000건까지 개인 민박 제공업자들의 수를 축소시켰다. 민박신법 시행 1년 후인 2019년 6월에는 50,000건까지 회복 되었으나, 그 수는 기존의 개인 민박 제공자들이 참여하는 “공유경제”가 아닌, 강화된 주택숙박사업법에 맞춰 대자본을 앞세워 새로이 사업을 시작한 기업형 “민박사업”이 매꾸게 된 것이었다. 게다가 이에 더해 Airbnb는 호텔이나 여관의 기존 숙박시설의 등록 (23,000건)을 적극적으로 유도함으로서 민박신법 실행 이전 등록수를 뛰어넘는 73,000건을 보유할 수 있게 되었지만, Airbnb의 “공유경제”로서의 진정한 의미는 이미 일본에서 퇴색해져 버린 것이다.
관광 인프라의 부족과 불편은 숙박업 뿐 아닌 교통수단에서도 해결해야 할 큰 과제로 남아 있었다. 2020년 관광청이 발표한 외국인 관광객이 일본에서 겪는 어려움에 관한 조사에서, 1위의 휴지통 수의 부족 (23.4%), 2위인 각종 시설의 종업원과의 커뮤니케이션(17.0%)에 이어, 대중교통수단의 이용이 3위 (12.2%)로 지적 되고 있다. 일본의 대중교통수단의 문제로서는 철도나 버스의 경우 환승의 어려움, 현재 위치 확인의 곤란, 기다리는 시간이 긴 점을 들 수 있고, 택시의 경우 기사와의 대화의 어려움, 요금이 비싼 점 등을 들 수 있다. 외국인 관광객들이 느끼는 불편을 해소하고 이동성을 개선함으로써, 더욱 많은 지역과 사업이 관광업의 은해를 입기 위해서는 더욱 편리하고 저렴한 새로운 교통수단의 인프라의 확충이 필요했고, 이러한 문제의 해결책으로 늘 화두에 오르는 것은 Airbnb와 함께 공유경제의 대표격인 Uber였다.
하지만 Airbnb가 일찌기 2014년부터 일본에서 “공유경제”의 선구자로서 일본의 위기 속에서 성장을 시작했던 것과 달리, Uber가 교통 인프라를 해결하기 위한 대안이 되기 위해 가야할 길은 아직도 멀어 보인다. 기존의 택시 사업체를 보호하기 위한 강한 규제로 인해, Uber와 같이 개인이 제공하는 모든 택시 서비스 제공 행위는 불법으로 간주되기 때문에, 개인의 여유자산으로 사회에 가치를 제공하는 “공유경제”를 내세우는 Uber는 일본에서 시작조차 할 수 없는 상황인 것이다. 사실 여기에서도 “일본식 옳음”이 작용하게 된다. 일본의 택시 운전자들은 노후에 남은 시간과 노동력을 활용해서 수입을 벌어들이는 고령자들이 대부분이라, 일본의 택시 사업은 단순한 사업이 아닌 복지 사업의 일부라 여겨지는데다가, Uber와 같은 개인 택시 서비스가 성행하여 경쟁이 심화 될 경우 택시 회사의 일자리가 없어질 것을 우려, 업계의 심한 반발을 이유로 국가가 제재를 가하게 된 것이다. 또한 토요타와 같은 기업이 택시 회사에 택시를 납품하고 있기 때문에, 택시 사업을 지키는 것은 일본의 거대 기업의 기득권을 지키는 것과도 같은 것이다. 기존의 권력과 통제의 편안함을 지키고, 새로운 것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과 그 도입과정에 있어서의 불협화음을 피하고자 하는 “일본식 옳음”이, Uber와 같은 새로운 “공유경제”의 탄생을 처음부터 막아버리게 된 이유인 것이다.
이러한 와중에 재미 있는 것은, 코로나와 같은 또 다른 위기로 인해 일본에서 가속 성장의 기회를 얻은 새로운 “공유경제” Uber Eats의 존재이다. 일본에서도 이미 2016년부터 서비스를 개시했으나 일반인들이 일상에서 누구나 쉽게 사용하게 된 대중적인 서비스로 자리잡은 이유는, 2020년의 코로나 사태를 가장 큰 이유로 들 수 있겠다. 코로나로 인해 정부의 외출자숙 요청이 내려지고, 비대면의 시대에 접어들어 격리된 자신만의 공간속에서 외부의 서비스 (음식, 배달)을 영위할 수 있다는 편함 때문에, 뿐만 아니라 코로나로 일자리를 잃어 버린 많은 사람들에게 있어 단순 부업이 아닌 전업으로서 새로운 일자리를 제공해주는 역할까지 하게 된 것이 Uber Eats가 일본 전역에서 대성공을 거두게 된 이유라 할 수 있다. 2019년 9월에 14,000 제휴 음식점이 있었던 것과 비교할 때, 2020년 9월에 이미 30,000 제휴 음식점을 넘겨 버린 것은 그 성공을 명확하게 보여 주는 숫자이다.
소비동향의 조사결과를 공개하는 MMD연구소의 2020년 6월의 발표에 따르면, “가장 이용하고 있는 푸드 딜리버리 서비스”라는 질문에, 일본의 토종 배달 서비스인 데마에칸 (16.6%)이나 라쿠텐 딜리버리 (6.1%)과 비교해서 Uber Eats는 압도적인 숫자인 27.8%를 기록했다. 데마에칸, 라쿠텐 딜리버리와 같은 기존의 토종 배달 서비스는 어디까지나 제휴 음식점이 독자적으로 종업원을 고용해서 배달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경우 그 음식점의 배달 서비스와 이용자를 연결해 주는 서비스인데 반해, 그들이 선점하고 있던 “배달”이라는 시장에서 일반 개인의 여유자산 (시간과 노동력)으로 새로운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는 외국자본으로 만들어진 “공유경제”의 새로운 참가자 Uber Eats의 성장은 너무도 놀랍다. 코로나라는 일본의 국가적 위기 속에서 성장하게 된 Uber Eats에게 코로나가 종식 된 후에 어떠한 “일본식 옳음”이 요구 될지, 그 속에서 Uber Eats가 기존의 경쟁자들이 제공할 수 없는 어떠한 새로운 가치를 내세우며 계속해서 성장해 나아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는 바이다.



※ 본 글은 외부 전문가의 기고문으로 KOTRA의 공식 의견이 아님을 알려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