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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닥터] "에이즈, 불치병에서 '만성질환' 됐지만 치료제 '장기 복용' 부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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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닥터] "에이즈, 불치병에서 '만성질환' 됐지만 치료제 '장기 복용' 부담"

아직 완치 불가능하지만 치료제 발전으로 기대수명↑
평생 치료제 복용하는 상황이라 환자 스트레스 높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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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지는 치료제가 발전하며 기대수명이 높아졌지만 장기 복용이 필수적이라 환자의 부담과 스트레스가 큰 질환이다. 사진=GSK
매년 12월 1일은 세계보건기구(WHO)가 편견과 차별을 해소하기 위한 목적으로 지정한 '세계 에이즈의 날'이다. 이에 이 질환의 현재 상황을 짚어봤다.

1981년 세상에 알려진 에이즈(AIDS, Acquired Immune Deficiency Syndrome)는 후천성 면역결핍증으로 불린다. 인간 면역결핍 바이러스인 HIV(Human Immunodeficiency Virus)에 감염돼 나타나는 질환으로 HIV로 면역력을 상실하게 된다. 치료제가 없던 1980년대에는 '20세기 흑사병'이라 불릴 만큼 감염되면 곧 사망한다는 인식이 강했다.

HIV 감염자 수는 2019년 기준 전 세계 약 3620만 명, 국내 1만 3857명인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전 세계 환자 중 70~80%는 아프리카에서 발생하며 선진국의 경우 성인 에이즈 감염률이 1% 미만인 반면 아프리카는 10%가 넘는 상황이다.

최근에는 감염자 양극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2020년 기준 전 세계적으로 50세 이상 HIV 감염자는 750만 명에 육박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고령화가 심화되고 있다. 여기에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신규 HIV 감염자의 연령대는 낮아지는 추세다.

에이즈 완치가 가능한 치료제는 현재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나 1986년 HIV가 발견된 이듬해 첫 HIV 치료제인 GSK의 '지도부딘'이 개발된 후 치료제는 짧은 시간 동안 상당한 성장을 거듭했다.
치료제는 이 질환이 완치가 불가능해 장기적인 치료가 필수적인 만큼 감염자들의 불편함을 해소하는 방향으로 발전해왔다. 한번에 복용해야 하는 약물이 하루 30알에서 1알로 크게 줄었고 3개 이상의 약제를 한 알로 결합한 단일정, 2개 약제를 합친 2제 요법 등이 등장했다.

치료제가 진화하면서 과거에 비해 HIV 치료 환경이 개선됐고 환자들의 기대수명도 크게 높아졌다. 실제로 2008~2010년 기준 항레트로바이러스 치료를 시작한 20세 HIV 환자의 기대수명은 약 78세로 예측된다. 여기에 치료제의 발전은 추가 감염의 가능성 또한 낮추는 것에도 기여했다.

다만 환자들은 평생 치료제를 복용하는 것에 부담과 스트레스를 느끼고 있다. GSK가 올해 HIV와 에이즈 치료와 관련한 인식 개선을 목적으로 2000여 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 중인 연구(Positive Perspectives)에 따르면 환자들은 장기적인 치료제 복용에 부담을 느끼고 있으며, 특히 나이가 들어가면서 HIV 이외에 다른 건강 문제도 걱정을 하고 있다.

연구에서 감염자의 약 67%는 HIV 치료에 있어서 장기적인 약물의 영향을 걱정하고 있다고 답했다. 50세 이상 HIV 감염인들의 경우에는 4명 중 1명이 HIV 이외에 심혈관계 질환, 당뇨병, 신장이나 간 질환 등 신체적 건강을 포함해 정서적 건강, 성적 건강 등을 유지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고 응답했다.

국내도 마찬가지다. 우리나라 HIV 감염자들은 치료제 신뢰도는 높지만 평생에 걸친 치료제 복용이 부담된다는 답변의 비율이 높았다. HIV 감염자 단체인 러브포원이 올해 발간한 '2020 HIV/AIDS에 대한 HIV 감염인 인식조사보고서'를 보면 환자 210명 중 복용 중인 HIV 치료제가 효과가 있다는 답변은 96.2% 였다. 그렇지만 평생 HIV 치료제 복용에 스트레스를 받는다는 답변도 78.1%로 높게 나타났다.

아울러 국내 환자들은 일상 속에서 접하는 HIV 관련 혐오, 비하 발언으로 좌절감을 경험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1년간 혐오 표현을 접했는 지 묻는 질문에 '매우 자주 듣거나 본다' 또는 '가끔 듣거나 본다'고 답변한 사람은 92.2%였다. 이런 차별과 혐오는 HIV 감염자들의 적극적인 치료를 방해하는 잠재적 요소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짧은 시간 동안 에이즈 치료제가 성장을 거듭하면서 질환 완치는 불가능하지만 기대수명이 높아지며 환자들의 일상생활이 가능해졌다. 다만 평생 치료제를 복용하는 환자들의 부담이 커 이에 대한 대안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황재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soul38@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