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글로벌-이슈 24] 중국, '해외두뇌 모셔오기' 돈 쏟아부었지만 첨단기술 선진국과 격차

공유
0

[글로벌-이슈 24] 중국, '해외두뇌 모셔오기' 돈 쏟아부었지만 첨단기술 선진국과 격차

2018년까지 중국유학생 600만명중 370만명 귀국…인재확보 싸움 여전히 진행형

center
미국과 중국은 현재도 중국계 유망한 인재를 놓고 확보경쟁을 벌이고 있다. 사진의 미국의 한 대학 졸업식 모습. 사진=뉴스위크 캡처
중국이 돈을 아끼지 않고 해외두뇌 유치전략을 펼쳐왔지만 그 성과는 신통치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뉴스위크가 24일(현지시각) 분석보도했다.

첨단기술개발에서 각국이 치열한 경쟁을 펼치는 현재 혁신적인 재능이 있는 과학자, 기술자, 연구자의 육성과 확보에 한 나라의 명운이 걸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중국은 이같은 사실을 통감하고 있다. 14억 인구를 가진 중국은 교육·연구에 막대한 예산을 투입해왔지만 최첨단 기술개발에서는 지금도 대부분 선진국에 뒤처진 상황이다.

그 증거로 중국본토에서 연구를 하고 노벨상을 수상한 과학자는 말라리아 치료에 길을 개척한 투유유(屠呦呦) 중국중의학연구원 명예교수 뿐이었다. 중국에는 세계 최고 수준의 대학과 연구기관은 한손에 꼽을 정도 밖에 없다. 항공, 반도체, 바이오테크놀로지라는 중요분야에서는 중국은 지금도 미국과 일본 등 선발국가를 뒤쫓고 있다.

인재부족을 보완하는 손쉬운 방책으로서 중국정부가 내놓은 것은 국외에 있는 중국계 인재를 불러오는 계획이다. 중국교육부에 따르면 지난 1979년부터 2018년까지 600만명 가까운 중국인이 외국 대학과 대학원에 유학했다. 행선지는 주로 미국과 유럽 각국이며 90%는 자비유학이었지만 중국으로 되돌아온 사람은 370만명에 불과했다.

외국에 유학한 사람의 40% 가까이가 귀국하지 않았다면 이는 심각한 ‘두뇌유출’이다. 우선은 여기에 대처하고자 중국정부는 지난 2008년에 중국공산당 중앙조직부의 부장이었던 리위안차오(李源潮)를 수장으로 해 인재확보계획을 개시했다. 이것이 이제는 악명을 떨치고 있는 ‘천인계획(千人計画)’이다. 당초의 취지는 유학지에서 박사를 받은 후에도 외국에 머물러 연구직에 종사하는 중국인을 불러오는 것이었다.

공식적으로는 공산당의 중앙조직부와 정부의 인사사회보장부 관할하에 두었던 이 계획은 지난 2013년에 리위안차오 부장이 국가부주석이 되고 자리에서 물러난 후에도 확대를 계속했다. 인사사회보장부에 따르면 지난 2017년 시점에서 700만명을 넘는 연국자가 이 계획에 참가했다. 그 대부분이 중국계 인재들이었다. 그 밖에 약 5만4000명의 우수한 인재가 다양한 별도의 프로그램을 통해 중국에 유치됐다. (이들 프로그램은 권위에서도, 자금력에서도 천인계획에 뒤떨어진다.)

중국정부가 자금을 제공하고 있는 ‘천인계획’은 단기·장기의 프로젝트를 위해 과학기술분야의 중견과 젊은 인재를 유치하는 프로그램이며 이미 언급했듯이 당초의 타깃은 중국계 인재였지만 계획을 확대함에 따라 외국인도 유치하게 됐다. 유치프레임은 4가지였다. 장기와 단기의 프로젝트 참가자, 외국인 전문가, 여기에 젊은 유망인재였다.

◇ 계획의 구체적 성과는 불명

응모자격은 55세 미만으로 외국의 최고수준의 대학이 연국기관의 상근 및 상급직, 또는 거기에 준하는 자리에 일하고 있을 것이었다. 장기 프로젝트의 참가자는 3년 이상 중국에서 상근직에 근무하게 되고 단기 프로젝트의 참가자는 연간 2개월 이상 중국에 체재해야 한다.

외국인의 경우도 조건은 거의 같지만 장기의 경우 최저 3년간은 1년 중 9개월 이상 중국에서 상근직으로 일하는 것이 의무화된다.

유치대상이 되면 상당히 우대된다. 급여 등 조건도 좋지만 무엇보다 연구자로서 매력적인 것은 연구의 스타트업 자금과 연구실을 제공받는 것이다.

계획에 참여하는 우한(武漢) 이공대학에 따르면 장기 프로젝트 참가자에게는 연구환경을 조성하고 팀 구성원을 이끌기 위해 초기자금 220만 달러가 제공되며, 연간 9만~13만4000달러(세금 면제)의 급여 외에 15만 달러의 일시금(이것도 세금 면제), 주택 수당과 이사 비용 9만 달러가 지급된다. 단기 프로젝트 참가자의 경우 시작 자금이 75만 달러, 중국에 체류하는 기간에 한하여 지급되는 급여는 매월 7500~1만1000달러(세금 면제)에서 일시금은 7만5000달러다.

‘천인계획’이 가장 악명 높고 격렬한 비난을 받고 있지만 중국의 인재유치계획은 이것만이 아니다. 지방정부도 국내외에서 우수한 인재를 불러모으고 있다. 시진핑(習近平) 국가 주석의 고향이기도 한 섬서성 공산당위원회는 지난 2017년에 야심찬 프로그램을 발표했다. 자연과학 및 기술분야뿐만 아니라 사회과학 및 예술분야의 수준 높은 인력 2000여명을 불러모으는 취지이며 조건 등은 중앙정부의 계획에 준하고 있다. 이러한 프로그램은 200여개에 달한다고 미국 정보 기관은 보고 있다.

중국이 인재 유치를 위해 막대한 자금을 쏟은 것은 사실이지만 이러한 계획은 투명성이 결여되어 있기 때문에 어느 정도 성과가 있는지는 불분명하다. 지난 2017년까지의 ‘천인계획’ 참가자 7000명 이상에 대해서도 출신국과 중국의 근무처 장기 프로젝트 참가자의 비율 등 매우 기본적인 정보도 공개되지 않았다.

계획의 비용 효과를 평가하는 것은 더욱 어렵다. ‘천인 계획’의 공식사이트 성공 사례가 일부 소개되어 있을 뿐 중국 정부는 구체적인 성과를 나타내는 데이터를 일절 발표하지 않았다. 유치된 연구자가 중국인 동료와 함께 계획 참가중에 집필해 권위있는 학술지에 게재된 논문수도 첨단기술의 특허 건수도 중국당국은 무슨 이유에선지 공개하지 않는다.

보도에 따르면 중국으로서는 이런 계획은 공과가 각각 절반인 것 같다. 단기조성 프로젝트는 정평있는 연구자를 1년에 2~3개월 정도 중국의 연구 기관에 유치하기 위해 가장 효과적이었다. 하지만 장기 프로젝트의 경우 비 중국계 고급 연구자의 유치는 물론 중국계의 정평있는 연구자를 불러들이는 것은 훨씬 어렵다.

연구원이 중국의 장기 프로젝트에 참여하려면 미국과 유럽에서의 직위를 내려놓지 않을 수 없는 것이 보통이다. 학령기 아동이 있는 경우 자녀교육이 문제가 된다. 심각한 오염과 식품안전을 둘러싼 불안과 인터넷 검열도 삶의 질을 낮춘다. 무엇보다 '천인계획‘이 자금을 제공하는 장기 프로젝트는 구미에서 누리고 있는 것과 같은 고용 보장이 없다.

따라서 ‘천인계획"에 참여하는 연구자는 대부분 서구에서 경력을 버리지 않아도 되는 단기 프로젝트를 선택한다. 중국으로서는 아무도 오지 않는 것보다는 낫지만 장기 프로젝트로 세계 최고수준의 연구자가 참여하는 성과에는 훨씬 미치지 못한다. 최첨단 과학 프로젝트는 대부분이 본질적으로 장기간 시간이 필요하며 그리고 항상 수석 연구원의 감독과 지도를 필요로 한다. 게다가 단기 프로젝트 참가자는 연구자로서의 업적 인정보다 경제적 대가가 목적일 것이다.

국외 연구자 단기 프로젝트의 경제적 대가를 목적으로 참가하는 '천인계획‘의 심각한 약점이 계획의 파탄을 초래하고 있다. 적어도 재미 중국계 연구원에서는 그렇다.

◇ 산업스파이는 입증 어렵다

미국 정부에 따르면 지난 2018년에 ‘천인계획’에 참가한 재미 연구자와 과학자는 2629명. 미국에서의 직장은 3분의 2가 대학이며 600명이 미국기업, 300명이 미국정부 및 정부 연구기관이었다.

미중 관계가 그럭저럭 유지되던 시절은 미국당국은 지적재산 유출을 우려하면서도 ‘천인계획’에 참가하는 중국인 연구자를 단속하지 않았다. 하지만 미중 양국이 새로운 냉전으로 향하면서 상황은 일변했다. 2018년 미국 법무부는 중국의 산업스파이 활동을 적발하는 '중국 이니셔티브'를 내세우자 화살이 '천인계획‘으로 향했다.

뉴욕 타임스 등 주요 신문의 보도에서 산업스파이와 지적재산권 도용의 입증은 어려웠던 것을 알 수 있다. 학술 교류는 개방적이고 합법적이며 부정의 증거를 모으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미 법무부가 ‘천인계획’과의 관련성을 조사한 사례에서 산업스파이 혐의로 기소된 것은 단 1건 뿐이었다. (코카콜라에 근무하고 있던 중국계 연구원).

하지만 이 계획의 단기 프로젝트에 보조금을 수급하고 있는 사실을 미국 정부에 공개하지 않은 등의 이유로 적발하는 것은 비교적 용이하다. (미국의 법률은 정부자금의 수급자에 모든 자금 제공의 공개를 의무화하고 있다). ‘천인계획’이 출자한 연구 기관과의 단기고용 계약을 공개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대학이나 연구기관에서 해고된 경우도 있다.

하버드대학의 화학 부문의 책임자 찰스 리버 교수는 중국과의 관계에 대해 미국 당국에 허위의 설명을 한 혐의로 체포됐다. 이 계획에서 얻은 보상을 신고하지 않고 탈세 혐의로 기소된 사례도 있다.

이러한 단속에서 미국의 과학기술 연구의 귀중한 재산을 중국으로 누출되는 것을 방지할 수 있는지 여부는 아직 알 수 없지만 우려해야 할 문제가 2가지 있다. 하나는 인종적 요소를 가미한 단속이 미국의 중국계 연구원에 미치는 악영향이다. 또 다른 하나는 차별이 의심되는 중국계 연구원이 중국에 돌아갈 가능성이다. 그렇게 되면 미국은 최고의 인재를 잃고 중국 정부는 의도한 대로 매우 우수한 인재를 불러모으게 된다.

◇ 기술유출 단속강화는 역효과

미국이 단속을 강화하면 우수한 인재가 중국 등 외국에 대량으로 유출될 수도 있다. 대학원에서 인공지능(AI), 양자 컴퓨팅, 반도체, 항공과학 등 과학 기술의 핵심이 되는 분야를 전공하는 중국계 학생에 대한 비자 발급을 제한하든, 재미 중국계 연구자들 사이에 불신과 차별과 불안을 낳든 말이다.

지난 2015~2017년에 미국의 과학기술 분야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한 3만1052명의 16%가 중국인이었다. (공학에서는 22%, 수학 25%). 과학 기술계의 중국인 학생의 약 90%가 박사 과정수료 후에도 최소 10년은 미국에 체재한다. 미국에서의 연구 환경이 좋지 않다면 많은 인재가 중국에 귀국하기 쉽게 된다.

지금 잘나가는 AI분야는 중국계의 우수한 인재에 대한 과도한 강경 조치는 오히려 발전을 둔화시킬 수 있다. 이 분야를 선도하는 중국계 연구자와 과학자의 대부분은 생활과 연구의 거점을 미국에 두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인재 유치 계획에 대한 미국 당국의 대응 조치는 형사 고발에 의한 억제를 축으로 한 접근 방식의 한계도 보여주고 있다. 현행법에서는 중국계 연구원도 다른 미국인 연구자뿐만 아니라 전세계 연구기관과의 학술 교류에 자유롭게 참여할 수 있다. 보도에 따르면 미 당국에 의해 기소나 수사와 통제의 대상이 된 연구원은 재미로 ‘천인계획’에 참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원의 10% 미만이었다. 이유는 거의 모두 공개의무 위반이며 일부 소득 탈루도 있었다.

이처럼 지식의 유출을 법적으로 막는 것은 무리가 있다. 앞으로 ‘천인계획’ 참가자들이 공개 의무와 소득신고 의무를 준수하면 미 당국이 이들을 기소하는 것은 극히 어려운 일이다.

중국은 이러한 인재유치 계획에 상당한 자원을 쏟아 붓고 있지만 그에 비해 보상은 적은 것 같다. 그러나 향후 구미 각국의 대응책이 우수한 인재의 중국에 귀국을 재촉한다면 더 주효할지도 모른다.

중국과의 인재확보 싸움에서 이기고 싶다면 구미 각국 연구자를 통한 군사기술 이전 방지책과 함께 연구비 및 연구원 자리 부족에도 대응해야 한다.


박경희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jcho101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