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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박사 진단] RCEP와 TPP, 전략적 선택이 필요한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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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박사 진단] RCEP와 TPP, 전략적 선택이 필요한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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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PP 타결 각료회의 모슴 사진=뉴시스
말도 많고 사연도 많았던 RCEP가 드디어 출범한다.

아세안 10개국과 한국 , 중국, 일본, 뉴질랜드, 그리고 호주 등 15개국 정상들은 15일 화상으로 RCEP 정상회의 및 협정문 서명식을 가졌다. 한국은 15개국 가운데 14번째로 호명됐다. 유명희 통상교섭본부장이 협정문에 서명하자 문 대통령은 박수로 환영의 뜻을 표시했다. 앞으로 각국의 비준 절차를 거치면 RCEP는 경제블록으로서의 효력을 발휘하게 된다.

RCEP는 Regional Comprehensive Economic Partnership의 영어 약자이다. 직역하면 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으로 번역할수 있다. 협정 참가국 사이에서 관세 문턱을 낮추고 체계적인 무역·투자 시스템을 확립해 교역 활성화를 이뤄내자는 것이 근본 취지이다.중국어로는 域內 包括的 經濟同伴者 協定으로 불린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을 하나의 자유무역지대로 통합하는 일종의 단체 FTA이다. 무역통상의 자유화를 지향하는 경제블록으로도 볼 수 있다. 회원국은 모두 15객구이다.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 10개국과 한·중·일 3개국, 그리고 호주·뉴질랜드 등이 함께 하고 있다.

RCEP에 참여한 15개국의 무역규모와 인구 그리고 총생산(명목 GDP)이 전 세계의 차지하는 비중은 무려 30%를 넘어선다. 지구상에 존재하는 그 어떤 FTA보다 규모가 크다. RECP가 처음 논의된 것은 2011년 11월이다. 이후 9년간 31차례 공식협상과 19차례의 장관회의, 그리고 4차례 정상회의를 거쳐 마침내 합의에 이른 것이다.

코로나19와 미중 무역 갈등 여파로 세계 경제와 교역이 위축되고, 보호무역주의 기조가 강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자유무역을 향한 새로운 출발을 했다는 점에서 자못 의미가 크다. 무역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로서는 시장 다변화를 통해 '경제영토'가 크게 넓어질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문재인 대통령이 추진해왔던 신남방정책 추진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일본과도 사상 FTA를 함께 할수 있는 무대를 열었다는 점에서도 주목을 끈다.

문제는 RECP가 미국을 자극할 수 있다는 점이다. RCEP은 미국 오바마 정부가 추진한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 맞서 중국이 주도해 추진해온 것이다. 미국이 주도하는 TPP의 대항마로서 시작했다. 오바마 이후 등장한 트럼프가 스스로 TPP에서 탈퇴함으로써 미-중 대결의 의미가 다소 퇴색했지만 불씨가 완전히 꺼졌다고 볼수는 없다.

더구나 미국의 새 대통령 당선자 바이든은 오바마 댄통령 밑에서 함께 TPP를 밀어 부치던 인물이다. 그런 바이든이 미국 주도의 세계 무역질서에 대항하기위해 만들어진 RCEP를 과연 좋게 만 볼 지 의문이다. 다자주의를 지향하는 바이든으로서는 TPP에 다시 가입하든지 아니면 RCEP에 대응하는 미국 주도의 또 다른 경제 블록을 만들 수도 있다. 그런 점에서 우리가 RCEP에 너무 앞장서는 것을 조심할 필요가 있다. 자칫 미국과 중국의 고래 싸움에 등이 터질 수도 있다. TPP에 적극 앞장 선 일본과는 달리 우리는 아예 가입도 하지않았다. 이런 상태에서 미국이 편가르를 시도하면 우리의 입장이 크게 난처해질 수 있다.

굳이 미국이 아니더라도 RCEP를 계기로 아시아 경제권이 중국 중심으로 재편되는 것을 경계할 필요도 있다. RCEP가 지금은 낮은 무역자유화 수준으로 시작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중국의 입김이 강화될 수 밖에 없다. 중국의 맹목적 애국주의와 국수주의도 결코 미국에 못지않다.


김대호 글로벌이코노믹 연구소장 / 경제학 박사 tiger828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