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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감정·태도 결정짓는 일상생활에서 歸因 통찰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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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감정·태도 결정짓는 일상생활에서 歸因 통찰 중요

[심리학자 한성열의 힐링마음산책(197)] 나도 오류에 빠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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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면서 뜻밖의 일을 맞닥뜨리게 되면 일이 일어난 원인을 찾게 되는데, 누구나 오류에 빠질 수 있다. 사진=글로벌이코노믹
살면서 전혀 예상하지 않았거나 뜻밖에 일을 당하거나 맞닥뜨리게 되면 "왜 이런 일이 생겼지?"라고 반문하게 된다. 예를 들면, 여행을 가기 위해 공항에 나가 출국 수속을 하고 있는데, 갑자기 검은 양복을 입은 두 사람이 앞줄에서 대기하고 있던 한 승객에게 다가가 신분증을 요구하는 것을 목격하게 되었다. 예상치 못한 일이라 호기심을 가지고 주시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양복을 입은 사람들이 신분증을 건네준 사람의 팔을 양쪽에서 잡더니 어디론가 강제로 끌고 갔다. 이 일을 목격하면서 "무슨 일이지? 양복을 입은 사람은 누구이고 끌려가는 사람은 누구지?"하고 스스로 질문하게 된다.

이런 질문에 나름대로 답을 할 때 유용하게 이용할 수 있는 이론이 '귀인(歸因)' 이론이다. 귀인이론은 말 그대로 어떤 사건이 일어났을 때 그 사건이 일어난 원인이 무엇인지를 알아나가는 과정을 탐색하는 이론이다. 하지만 귀인이론은 사건의 객관적이고 정확한 원인을 마치 과학자들처럼 철저한 실험을 근거로 알아내는 것이 아니다. 귀인이론은 일반인이 자신이 경험한 사건의 원인을 어떻게 주관적으로 알아나가는지 그 과정을 연구하고, 그 과정에서 빈번히 일어나는 편향(偏向,bias)과 그 원인을 알아내는 이론이다.

이미 언급했듯이, 우리는 일상생활에서 경험하는 모든 사건의 원인에 관심을 기울이지는 않는다. 우리의 관심을 끄는 사안은 예기치 못한 일이든지 뜻밖에 일을 경험했을 때이다. 특히 부정적이거나 고통스럽거나 불쾌한 일을 당했을 때는 그 원인이 무엇인지를 알기 위해 노력한다. 연구에 의하면, 암 환자들의 95%가 발명 원인에 대해 귀인을 하지만, 가족들은 70% 정도가 암 발병의 원인을 귀인하려는 노력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고통을 당하고 있는 당사자가 제일 열심히 귀인 노력을 한다. 그만큼 나름대로 원인을 찾아내는 일이 절박하기 때문이다.

일상생활에서 귀인을 하는 중요한 이유는 무엇보다 어떻게 귀인 하는지에 따라 우리의 감정, 태도 그리고 행동이 결정되기 때문이다. 약속시간이 20분이 지났는데도 나타나지 않는 사람을 기다리고 있는 경우를 생각해보자. 약속 시각에 늦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다. 약속을 잊고 있을 수도 있고, 꽉 막힌 교통사정 때문일 수도 있다. 또는 갑자기 아플 수도 있고, 더 만나고 싶지 않아도 안 올 수 있다. 이처럼 단순히 20분 늦는 경우에도 그 이유는 다양하다. 이 때 그 이유를 어디에 귀인 하는지에 따라 기다리는 사람의 감정이 달라진다. 만약 약속을 잊었기 때문에 늦는다고 귀인 한다면 불쾌하고 짜증이 날 것이다. 반면에 아파서 못 온다고 귀인 한다면 오히려 걱정될 것이다. 그리고 그 사람과의 이후의 관계는 감정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이 외에도 귀인이 중요한 이유는 과거의 사건을 어떻게 귀인 하는지에 따라 미래가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만약 과거의 성공 원인을 능력(能力)에 의한 것으로 귀인 한다면, 미래에도 성공할 것이라고 예상할 것이다. 왜냐하면 능력이란 안정적인 요인이기 때문이다. '안정적'이라는 것은 상황의 변화에 따르지 않고 지속적으로 영향을 미친다는 뜻이다. 이번에 안정적인 능력에 의해 성공했다면 다음에도 성공할 것이라고 자신 있게 예상할 수 있다. 반면에, 과거의 성공을 운(運)으로 귀인 한다면, 과거에 성공했다고 해서 미래의 성공을 보장할 수는 없을 것이다. 운은 불안정한 것이기 때문이다.

어떤 사건 발생에 대한 탐색이 '귀인 이론'

귀인에는 세 가지 차원이 있다. 첫째는 '인과(因果)관계의 소재' 차원이다. 대부분의 인과관계의 지각(知覺)에서 핵심적인 쟁점은 특정한 행위를 내부적 혹은 외부적 영향으로 귀인 하는지에 관한 것이다. 행위의 원인을 행위자의 내적(內的) 요인, 즉 행동할 당시의 기분, 태도, 성격, 능력 건강, 소망 등으로 돌리는 것을 '내부귀인'이라고 부른다. 대조적으로, 행위의 원인을 행위자의 외부 요인, 즉 외부의 압력, 경제사정, 사회적 상황, 날씨, 교통사정 등으로 돌리는 것을 '외부귀인'이라고 부른다.
이외에도 행위의 원인이 안정적인지 불안정적인지에 대한 귀인 차원인 '안정성' 차원이 있다. 위에서 언급한 내적 혹은 외적 요인들 중에서도 안정성 차원에 따라 구별할 수 있다. 내부적 원인 중에도 능력은 안정적이지만, 노력은 불안정하다. 또한 외부적 원인 중에서도 교통규칙 등은 안정적이지만 교통사정은 불안정하다. 마지막으로 '통제가능성' 차원이 있다. 어떤 원인들은 행위자가 통제할 수 있지만 어떤 원인들은 통제할 수 없는 것들이다.

귀인은 주관적으로 원인을 찾아내는 것이기 때문에 사실과는 다른 귀인을 할 수 있다. 이런 현상이 '귀인편향(偏向)'이다. 정확한 원인을 도출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변인들을 고려해야 한다. 하지만 일상생활에서는 정확성보다 신속성(迅速性)이 더 중요한 경우가 다반사다. 그렇기 때문에 얻을 수 있는 소수의 정보를 이용해 빠른 결론을 내려야 한다. 따라서 본의 아니게 약간 편향된 결론을 내릴 수가 있다.

귀인의 편향들 중에 가장 대표적으로 나타나는 것이 '근본적 귀인오류'이다. 우리는 매일매일 여러 다양한 사건을 겪고 있고 또 다양한 사건을 일으키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직·간접적으로 접하고 있다. 이럴 때 행동의 원인을 찾기 위해 이용하는 공식은 '행동=f(개인 x 환경)'이라는 것이다. 이 공식은 일반인뿐만 아니라 심리학자들도 이용하는 핵심틀이다. 즉, '행동은 개인적 변인과 환경적 변인과의 상호작용(x)에 달려(함수, 函數, f) 있다'는 것이다. 모든 행동은 개인적 변인과 환경적 변인이 함께 작용한다. 그래서 행동의 정확한 원인을 찾기 위해서는 두 가지 변인을 다 고려해야 한다. 하지만 일상생활에서 일반인은 두 가지 변인 중에 한 가지 변인을 택해 귀인하는 경향을 보인다. 이 결과 편향이 일어난다.

성공을 운으로 봤다면 바람직하지 않아

'근본적 귀인오류'는 행동의 원인을 내부귀인 할 수도 있고 외부귀인을 할 수도 있는 상황에서 그럴만한 특별한 이유가 없다면 다른 사람의 행동을 보고 내부귀인 하는 성향을 강하게 나타낸다는 뜻이다. 이 성향이 너무나 강하기 때문에 사실은 우리가 상식적으로 생각하면 외부귀인 하는 것이 더 합리적인 경우에도 불구하고 내부귀인을 한다. 예를 들면, 한 사람이 상부의 지시에 따라 본의 아니게 '인공유산'에 찬성하는 발표를 했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런 발표를 한 원인을 내부귀인, 즉 발표자가 원래 인공유산에 찬성했기 때문에 그런 발표를 했다고 내부귀인 한다는 것이다.

언뜻보면, 근본적 귀인오류를 지양(止揚)해야 하지만 일상생활에서 많이 일어나는 것은 긍정적이고 순기능을 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우리가 어떤 사람에 대해서 설명을 하거나 이해하려고 할 때 그 사람의 내적 성향이나 성격으로 치부하는 것이 앞으로의 행동을 예측을 하는 데에 훨씬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신중한' 성격이라고 귀인하면 다양한 상황에서 어떤 행동을 할 것인지에 대해 비교적 정확한 예측을 할 수 있다.

비록 기본적 귀인오류가 살아가는데 유용한 심리적 기제이긴 하지만, 그것은 오류(誤謬)인 것이다. 즉, 지향(志向)할 것이 아니라 지양해야할 것이다. 그래야 행동의 정확한 원인을 추론해낼 수 있다. 이 오류를 피하는 제일 효과적인 방책은 무엇보다 먼저 자신이 이 오류에 빠질 수 있는 성향이 있다는 것을 깨닫고 인정하는 것이다. 기본적 오류라는 것은 우리 모두가 언제 어디서나 이 오류에 빠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행동의 원인을 행위자에게 내부귀인하는 경우에는 더욱 자신이 기본적 귀인오류에 빠지는 것이 아닌지 점검해보아야 한다. 즉 그런 행동을 할 만한 외부적 영향이나 압력이 없었는지에 대해서도 심사숙고해야 한다.

오류에 빠지지 않는 제일 좋은 방법은 자신이 오류에 빠질 수 있다는 사실을 겸허하게 받아들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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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성열 고려대 교수

필자 한성열 고려대 심리학과 교수는 국내 긍정심리학계의 최고 권위자로 미국 심리학을 중심으로 하는 기존 심리학이 문화의 영향력을 경시하는 것을 비판하고 인간 행동에 미치는 문화의 중요성을 설파하고 있다. 특히 한 교수는 심리학 전공자가 이론보다는 많은 사람들을 만나 소통해야 한다는 생각에서 기업체, 대학, 교회 등을 찾아다니며 몸 건강 못지않게 마음의 건강이 중요함을 역설하고 있다. 저서로는 ‘신명의 심리학’이 있으며 역서로는 ‘성공적 삶의 심리학’ ‘노년기의 의미와 즐거움’ ‘남자 나이 마흔이 된다는 것’ 등이 있다.


한성열 고려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