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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엔터 24] 숀 코넬리, 본드를 싫어했고 스코틀랜드 독립을 지지했던 영화계 전설의 생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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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엔터 24] 숀 코넬리, 본드를 싫어했고 스코틀랜드 독립을 지지했던 영화계 전설의 생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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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시각 10월31일 바하마 자텍에서 타계한 영원한 제임스 본드 숀 코넬리의 생전 모습.

영화 ‘007’시리즈 제임스 본드 역으로 전 세계의 사랑을 받던 배우 숀 코넬리가 한국시각 10월 31일 향년 90세를 일기로 타계했다. 아들 제이슨 코넬리에 따르면 바하마의 자택에서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숨을 거뒀다고 한다.

그의 본명은 토머스 숀 코넬리로 1930년 8월 25일 스코틀랜드 에든버러에서 태어났다. 아버지는 고무공장에 다니고 엄마는 청소부였다. 어릴 적에는 우유 배달 아르바이트를 했고 한때는 영국 군대에 갔지만, 신체상의 이유로 조기 제대했다. 이후에는 트럭 운전, 일용직 노동, 인명구조요원 등으로 일당을 벌었다. 배우가 된 계기는 에든버러 극장에서 허드레 일자리를 얻으면서 찾아온다. 배우들이 하는 일을 보고 연기에 흥미를 느낀 코넬리는 곧 영화 ‘남태평양’에서 작은 배역을 얻었다. 마이클 케인을 만나 평생 우정을 쌓는 것도 이 무렵이다.

이후 에이전트를 얻음으로써, 텔레비전이나 영화에의 길을 개척할 수 있었다. ‘007 살인면허’에서 주연한 것은 32세 때로 코넬리를 추천한 것은 프로듀서 앨버트 R. 브로콜리의 아내였다고 한다. 원작자 이안 플레밍은 처음엔 코넬리의 캐스팅을 못마땅하게 여겼지만, 영화를 보면서 마음이 바뀌었고 이후 소설에서는 본드에는 스코틀랜드의 피가 섞여 있다고 썼다.

‘007 살인면허’에 대한 평가는 엇갈렸지만 흥행 성적이 좋고 관객들로부터 팬레터가 쇄도하면서 속편이 만들어졌고 코넬리는 ‘007 위기일발’ ‘007 골드 핑거’ ‘007 선더볼 작전’ ‘007 두번 산다’에 주연을 맡기로 했다. 더 연기력이 뛰어나고 휼륭한 배우인데도 그에게는 온통 제임스 본드의 이미지가 붙어버린 것이다. 거리를 걷다가 사람들이 ‘아, 제임스 본드다’라고 말하는 것을 그가 특히 싫어했다고 한다.

‘007 두 번 산다’에서 본드 역은 호주 출신 조지 라젠비에 넘어간다. 하지만 평판이 나빠 그의 본드 영화는 ‘007과 여왕’ 한편으로 종료된다. 다시 코넬리가 부름을 받아 ‘007 다이아몬드는 영원히’ ‘007 네버 세이 네버 어게인’ 두 편에 주연을 맡았다. 그 다음의 ‘007 죽느냐 사느냐’에서 무명시절의 친구 로저 무어에게 바통터치 한다. 각각의 세대가 본드를 연기한 편수는 코넬리가 7개, 무어가 7개, 티머시 달튼이 2개, 피어스 브로스넌이 4개, 다음 작품 ‘007 노 타임 투 다이’가 마지막이라고 여겨지는 다니엘 크레이그가 5개다.

본드를 연기하는 동안에도 코넬리는 ‘바람과 라이언’ ‘오리엔트 특급 살인’ ‘로빈과 마리안’ 등 여러 영화에 출연했다. 그중에서도 마이클 케인과 공동 출연한 ‘왕이 되려던 사나이’는 본인이 가장 좋아했던 작품이라고 한다. 본드 역할을 그만둔 후 ‘언터처블’로 처음이자 유일한 오스카를 거머쥔다. 이듬해인 59세에는 ‘People’지의 ‘세계에서 가장 섹시한 남자’로 선정되기도 했다.

그 이후 ‘장미의 이름’ ‘인디아나 존스-최후의 성전’ ‘하이랜더’ ‘로빈훗’ ‘더 록’ 일본 기업의 미국 진출을 테마로 한 ‘떠오르는 태양’등에 출연했다. 2000년에는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으로부터 기사 작위를 수여 받았다. 변함없는 인기에도 불구하고 ‘젠틀맨 리그’를 끝으로 72세에 배우를 은퇴했다. 하지만 9년 후에 애니메이션 영화 ‘Guardian of the Highlands’에서 성우로 참여 목소리 출연을 했다.

사생활에서는 1962년에 호주 여배우 다이안 실렌토와 결혼해 외아들 제이슨을 낳았지만 1973년에 이혼했다. 1975년 프랑스 화가 미쉐린 로체번과 재혼해 죽을 때까지 함께 살았다. 바하마에 거주한 것은 세금이 싼 게 이유라고 한다. 그러나 모국 스코틀랜드 사랑을 잊지 않았고, 멀리 떨어져 있더라도 해외에서 정당에 대한 기부가 금지될 때까지 스코틀랜드의 독립을 이루기 위해 스코틀랜드 국민당에 수시로 기부를 했다.

스코틀랜드의 독립을 호소해 온 스코틀랜드 자치정부 니콜라 스터전 총리는 코넬리의 부고를 받고 “오늘 아침 숀 코넬리가 사망했다는 소식을 듣고 슬픔에 잠겨 있습니다. 이 나라는 오늘 가장 사랑하는 아들을 잃었습니다. 에든버러 노동자 계급으로 태어난 숀은 재능과 노력으로 국제적 영화배우, 가장 많은 공을 세운 배우가 되었습니다. 그는 제임스 본드 역으로 널리 알려졌지만, 그밖에도 폭넓은 역할을 해내고 있습니다. 그는 세계의 전설이며 무엇보다도 우선 자랑스러운 애국심이 넘치는 스코틀랜드인이었습니다. 같은 것을 믿는 사람들은 그에게 감사해 마지 않습니다. 숀과 알게 된 것은 영광이었습니다. 마지막으로 만났을 때 몸은 약해졌지만, 목소리와 정신, 열정은 예전 그대로였습니다. 스코틀랜드는 그를 그리워하고 있으며 세계도 그를 그리워하고 있습니다”라고 몇 차례에 걸쳐 트윗을 올리고 있다.


김경수 글로벌이코노믹 편집위원 ggs07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