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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별세] '이재용 총수 시대' 맞은 삼성, '혁신 DNA'로 파고 넘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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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별세] '이재용 총수 시대' 맞은 삼성, '혁신 DNA'로 파고 넘는다

'이재용 시대', 승계·사법리스크 문제 해결해야 안정적인 글로벌경영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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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부회장(오른쪽)이 지난 20~21일 베트남 하노이 인근에 있는 삼성 복합단지를 찾아 스마트폰 생산공장 등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타계로 아들 이재용(52) 부회장이 회사 경영을 총괄하는 ''이재용 시대'가 열렸다.

그러나 이 삼성전자 부회장은 삼성전자 회장 등극과 함께 '복합 위기'를 헤쳐 나가야 하는 숙제를 떠안았다.

이 부회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세계 경제 침체에 따른 글로벌 경영 해법을 찾고 삼성 관련 각종 재판 등 ‘사법 리스크’와 지배구조 개편, 세계 초격차 기술 개발 등 해결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기 때문이다.

각종 대내외 불확실성으로 사상 초유의 위기를 맞은 이 부회장이 밀려든 거대한 격랑을 넘는다면 아직까지 선명한 선친의 그림자를 넘어 한국 경제사(史)에서 또 하나의 위대한 족적을 남길 수 있다.

◇이 부회장, 천문학 규모 상속세 어떻게 해결?...경영권 악화 따른 '벌처펀드' 공격도 우려

27일 재계에 따르면 이 부회장이 당장 해결해야 할 난제는 '안정적인 승계' 문제다. 고(故) 이 회장이 보유한 삼성 계열사 주식을 어떻게 처리하느냐에 따라 삼성 지배구조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는 "현재로서는 이 부회장 승계 문제를 거론할 단계가 아니다"라며 말을 아끼고 있지만 재계는 이 회장 장례 절차가 마무리 되는 대로 이 부회장이 승계 추진에 불을 붙일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관련해 이 부회장이 11조 원에 육박하는 상속세 문제와 관련해 국민 여론을 거스르지 않으면서도 경영권을 방어하는 '고차방정식'을 어떻게 풀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 회장의 보유 주식 평가액은 23일 종가 기준으로 18조2251억 원이다.

이 회장은 올해 6월 말 기준 △삼성전자 2억4927만3200주(지분율 4.18%) △삼성전자 우선주 61만9900주(0.08%) △삼성SDS 9701주(0.01%) △삼성물산 542만5733주(2.88%) △삼성생명 4151만9180주(20.76%) 등을 보유했다.

현행 상속세법은 증여액이 30억 원을 넘으면 최고세율 50%가 적용되고 고인이 최대주주 또는 특수관계인이라면 주식 평가액에 20% 할증이 붙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이들 4개 계열사 최대주주이거나 최대주주 특수관계인인 이 회장의 지분 상속에 대한 상속세 총액은 주식 평가액 18조2000 여억 원에 20%를 할증한 다음 50% 세율을 곱한 후 자진 신고에 따른 공제 3%를 적용하면 약 10조60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이 부회장은 지난 2017년부터 보수를 일체 받고 있지 않다. 그의 수입이라고는 지난해 기준 약 1426억원 규모의 배당금이 전부다.

이에 따라 재계는 이 부회장이 지배구조 유지에 꼭 필요하지 않은 지분을 매각해 상속세 재원을 마련할 것으로 점치고 있다.

다만 그럴 경우 삼성 오너 가문의 그룹 지배력이 약화돼 삼성이 경영권을 방어하기 위해 '벌처(vulture:썩은 고기를 먹는 대머리독수리) 펀드' 등과 힘겨운 사투를 벌일 것이란 우려도 제기된다.

지난 2015년 6월 행동주의 펀드 엘리엇이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합병 문제에 어깃장을 놓아 삼성이 곤혹을 치른 적이 있다.

엘리엇은 ‘기업 지배구조 개선과 주주이익을 도모하는 행동주의 펀드’라고 강조하지만 전형적인 벌처펀드다. 동물의 사체를 파먹는 독수리(벌처)처럼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투자전략으로 연평균 35%가 넘는 수익을 올리는 ‘악당’으로 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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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가운데)이 지난 6월 경기도 수원에 있는 생활가전사업부를 방문해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장기간 이어진 사법리스크…이 부회장 글로벌경영 지장줘선 안돼"

잇따른 사법 리스크 문제도 반드시 넘어야 할 산이다.

이 부회장은 현재 국정 농단 파기환송심과 삼성물산 합병을 둘러싼 불법 경영권 승계 관련 재판을 받고 있다.

재판 결과에 따라 총수 부재 상황이 또다시 재현되면 이 부회장 개인과 삼성은 물론 국가 경제에도 치명타를 안길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와 관련해 삼성은 지난 6월 "장기간에 걸친 검찰수사로 삼성이 정상적인 경영이 위축됐다"면서 "삼성의 경영이 정상화돼 한국경제의 새로운 도약을 위해 매진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달라"고 호소한 바 있다.

또한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과 미·중 무역분쟁 등 글로벌 불확실성도 삼성 경영을 억누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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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부회장(앞줄 오른쪽)이 지난 5월 중국 산시성에 있는 삼성전자 시안반도체 사업장을 찾아 생산 라인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경영능력 입증한 이재용…韓 경제사에 '또다른 기적' 일궈야

삼성 그룹이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에 육박할 만큼 막대하다.

경영성과 평가사이트 CEO스코어에 따르면 국내 주요 기업의 GDP 대비 규모를 살펴본 결과 2018년 상반기 기준 보고서를 제출한 삼성그룹사 22곳의 개별 재무제표기준 매출 합계액은 143조1938억 원이었다.

같은 기간 국내 GDP는 793조8920억 원으로 삼성 매출은 GDP의 18.04%다.

재계는 그동안 이 부회장이 선친 와병 중에도 조직을 안정적으로 이끌며 경영능력을 입증한 만큼 현재 밀어닥친 파고도 거뜬히 이겨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부회장은 그동안 변화와 안정의 절묘한 조화를 통해 탁월한 경영성과를 보여줬다.

특히 이 부회장은 2018년 삼성전자가 반도체 사업에서 사상 최고의 영업이익 신기록을 기록하며 24년 만에 미국 반도체업체 인텔을 제치고 전 세계 반도체 업계 1위에 오르는 데 큰 역할을 했다.

그는 또 지난해 4월 133조원의 ‘시스템 반도체’ 육성 계획을 발표하며 선친이 키운 세계 1위 메모리 반도체를 넘어 비(非)메모리 반도체에서도 세계 1위를 거머쥐겠다고 선언했다.

재계 관계자는 "이 부회장이 미·중 무역분쟁, 코로나19 등 전 세계 악재에서 어닝 서프라이즈(실적 호조)을 일궈온 점은 대다수 주주들이 높이 평가하는 대목"이라며 "이 부회장이 지금까지 보여준 경영 능력을 바탕으로 다른 주주들의 지지를 쉽게 얻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오만학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h38@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