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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 칼럼] 돈 없으면 자살 충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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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 칼럼] 돈 없으면 자살 충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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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픽사베이
폴 라파그르라는 프랑스 내과의사가 있었다. 막대한 유산을 상속받아 누구보다도 여유 있는 삶을 즐길 수 있었던 의사였다. 의사라는 직업의 수입도 만만치 않았다.

그러나 1911년쯤 그 많던 돈이 바닥나고 말았다. 파산이 임박하자, 최후 수단을 찾았다. 자살이었다. 유서에 이렇게 적었다.

“돈 한 푼 없이 늙는다는 것은 너무 불행한 일이다. 가난은 살아 있다는 삶의 쾌락과 즐거움을 모두 앗아간다. 기운은 점점 떨어지고, 의지도 약해진다. 그러기 전에 죽는 것이 현명한 일일 것이다.”

그는 자신의 아내도 ‘레저 없이 살아갈 바에는 죽는 편이 낫다’면서 목숨을 끊어줬다. ‘동반자살(?)’을 한 것이다. <문화와 유행상품의 역사, 찰스 패너티 지음, 이용웅 옮김>

그렇지만, 돈이 없어도 잘 먹고 인생을 즐긴 사람도 있었다.

18세기 프랑스의 미식가 그리모 드 라 레니엘은 부자 출신 아버지와 귀족 가문의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그래서인지, 젊은 시절부터 입맛이 까다로웠다.
그는 점심 때 사람들을 초청, 음식 차려먹는 ‘오찬회’라는 것을 주최했다. ‘만찬회’는 있었지만 오찬회는 처음이었다.

일주일에 2번씩 개최된 오찬회는 열렸다 하면 4시간이나 계속되었다. 식후에는 커피를 17잔 마시는 규칙도 적용했다. 마시지 못하는 사람은 다음 번 오찬회에 초대가 금지되었다.

하지만 그의 많던 재산도 프랑스 혁명 와중에 대부분 날아가고 말았다. 그래도 ‘미식가’ 행세는 계속하고 싶었다.

그는 한 푼도 들이지 않고 맛있는 음식을 먹을 수 있는 방법을 연구했다. 결론은 ‘미식연감’이라는 잡지를 발행하는 것이었다.

그는 심사위원들을 구성, 매주 ‘음식 품평회’를 열고 이를 미식연감에 발표했다.

그러자, 우리 것도 실어달라며 곳곳에서 맛있는 요리가 쇄도했다. 푸아그라와 캐비아 등 비싼 음식이 ‘내다버릴 정도’로 쌓였다. 이후 10년 동안이나 ‘프랑스 미식의 왕자’로 군림할 수 있었다는 얘기다.

월 소득이 200만 원 미만일 때 ‘자살 충동’이 6배나 높아진다는 연구 자료가 나왔다. 서울대병원 윤영호 교수팀이 전국 성인 12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자료다.

연구에 따르면, 여성의 경우 월 소득 200만 원 미만인 여성은 그렇지 않은 여성보다 자살 충동이 약 6.4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했다. 남성의 경우는, 약 6.2배 높았다고 했다. ‘우울증’ 위험도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돈이 원수’인 셈이다.

그렇더라도, 극복할 일이다. 프랑스 미식가는 돈이 없어도 방법을 찾고 있었다.


이정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bellykim@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