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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계사 소득 '부익부 빈익빈' 심화…"지인위주 영업 피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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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계사 소득 '부익부 빈익빈' 심화…"지인위주 영업 피해야"

보험설계사 월평균소득 소득분포. 자료=보험연구원이미지 확대보기
보험설계사 월평균소득 소득분포. 자료=보험연구원
보험설계사의 소득 양극화 현상은 구성원들 간 사기저하와 조직 내 갈등을 유발하고 생산성이 저하될 수 있어 이를 해소하기 위한 경영진의 고민이 요구된다는 제언이 나왔다.

25일 보험연구원이 발표한 ‘설계사 소득 양극화 현상과 향후 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생명보험과 손해보험 전속설계사의 월평균소득은 각각 336만 원, 299만 원이다.
업권 간 설계사 소득이 차이를 보이는 것은 판매상품, 보장대상, 가입금액 차이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설계사 소득의 대부분은 보험상품 판매에 대한 대가로 보험사로부터 수취하는 모집수수료로 상품별로 차이가 있다.

회사별 설계사의 임금 격차는 소속 회사 규모보다는 각 사의 상품구성, 수수료 수준이 미치는 영향이 크다. 일반 제조업의 경우 회사 규모에 따라 임금격차가 존재하나 보험설계사는 본인 성과에 따라 소득수준이 결정되는 구조로 회사별 설계사 임금 수준은 회사 규모보다는 각 사의 수수료 수준에 크게 영향을 받는다.

개인의 성과에 따라 소득이 결정되는 설계사의 소득분포는 저소득구간과 고소득구간 양측의 비중이 모두 높은 양극화된 ‘U자 형태’를 띠고 있다. 생명보험과 손해보험 설계사의 월소득 분포를 살펴보면 500만 원 초과자가 각각 21.1%, 20.1%로 가장 많고, 100만 원 미만인 자도 각각 26.4%, 26.2%다.

소득 양극화와 소득 정체의 원인으로 지인을 대상으로 상품을 권유하고 계약을 체결하는 설계사들의 보험영업 방식이 꼽힌다.

한국보험대리점협회 설문조사(2020)에 따르면 설계사의 고객창출은 신규개척보다는 기존 계약자 관리를 통한 추가계약이나 지인 등 연고 모집 비중이 높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설계사의 모집 비중은 지인(48.1%), 기존고객(28.8%), DB(13.2%), 신규개척(9.8%) 등의 순이며, 연령대별로도 60대 이상 설계사를 제외한 전 연령층에서 지인영업 비중이 가장 높다.

연고위주 영업방식은 설계사들의 지속 가능한 소득 확보를 어렵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지인위주의 영업방식은 설계사 등록 초기에 판매실적이 집중돼 일정 소득을 확보할 수 있으나 시간이 경과해 고객확보가 어려워질 경우 점차 소득이 감소할 수 있다. 지인영업에 그치지 않고 새로운 고객을 개척하는 단계가 되면 다시 소득이 증가하는데 대다수의 설계사들이 그 단계에 이르지 못하고 탈락하는 현상이 나타난다.
또 설계사 인력 대부분이 고연령층으로 저연령층 고객과의 접점 마련이나 이들의 교감을 얻어 내는데 한계가 있다. 설계사 조직의 평균연령은 2019년 기준 생명보험과 손해보험 각각 49.9세, 47.1세로 지난 10년 사이 각각 6.2세, 3.6세 증가했다.

보험연구원 김동겸 연구위원, 정인영 연구원은 “코로나19 확산으로 대면영업이 제한적인 상황에서 지인영업에 의존하고 있는 현행 영업방식은 설계사 소득양극화 현상을 심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 저소득 설계사가 대규모 양산돼 이들의 자발적 인력이탈이 가속화될 가능성이 있다”며 “현재와 같은 저소득 설계사가 증가하면서 설계사 조직의 양극화가 심화될 경우 설계사 간 갈등이 발생하고 생산성이 저하될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보험사는 신입·저능률 설계사들의 역량 강화 지원을 통해 고능률 조직으로의 개편을 유도함으로써 설계사 소득양극화 현상을 완화하고 설계사 정착률·생산성 향상을 도모할 필요가 있다”면서 “설계사의 고객창출 방식에 있어서도 소비자 수요에 기반한 시장개척 영업 비중을 확대한다면 안정적인 소득 창출과 더불어 보험산업에 대한 긍정적 이미지와 소비자 신뢰 구축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보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lbr0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