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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칭칼럼] 고위공무원 코칭에서 밝은 미래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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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칭칼럼] 고위공무원 코칭에서 밝은 미래를 본다

류호택 (사)한국코칭연구원 원장
류호택 (사)한국코칭연구원 원장
“그래도 희망을 걸어볼 수 있겠다!” 고위공무원을 코칭하면서 무심코 독백한 말이다. 고위공무원이란 3급 이상 공무원을 말한다. 고위공무원 코칭을 2012년에 시작했으니 8년째다. 중간에 건너뛴 해도 있지만, 고위공무원을 코칭하면서 느낀 소감은 그래도 우리나라 밝은 미래를 기대해도 좋겠다는 느낌이다.

생존의 전쟁터에서 매일 전쟁을 치러야 하는 기업체 임원과 다르게 공무원들은 신분이 보장된 직업이다. 그래서 “철밥통”이라고도 한다. 그런데 ‘고지식할 것’ 이란 이 생각을 바꿨다.
처음 고위공무원을 코칭할 때 상당히 힘들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 어려운 고시도 패스했겠다. 신분도 보장되는 직업에다가 직위도 높으니 얼마나 고압적인 자세를 취할까?’라는 생각으로 시작했는데 이런 예상은 완전히 빗나갔다, 고위공무원을 코칭하면서 느낀 소감을 한마디로 표현하면 ‘이분들은 어느 곳에 있더라도 고위직으로 승진했을뿐더러 훌륭한 리더가 되었을 것’이라는 느낌이었다. 아마도 그런 태도나 행동 때문에 그 자리에 오른 것일 게다. 첫 코칭을 마치고 나서는 순간의 상쾌함은 지금도 기억이 생생하다.

코칭 첫 세션을 끝내면서 이런 생각을 했다. ‘승진 기준은 기업이나 공무원이나 비슷할 수밖에 없다. 어느 곳이든 구성원들의 역량을 이끌어 내어 성과를 달성해야 한다는 리더의 덕목 또한 같다. 결국, 리더십은 상대에 대한 배려와 겸손이 밑바탕이 깔린 소통으로 시작해서 성과 달성으로 마무리되는 것이다. 물론 소통이란 태도 등 비언어적인 요소도 포함된다.

일부 공무원이 신문 방송 뉴스에서 눈살을 찌푸리게도 하지만 그건 사회도 마찬가지다. 고위공무원을 코칭하면서 그래도 우리나라에 밝은 미래를 볼 수 있었고 정의가 실천될 것이라는 믿음을 갖게 해준 몇 가지 특징을 소개하고자 한다. 물론 고위공무원이라고 해서 모두 그렇지 않다는 주장도 있다. 하지만 대부분 고위공무원은 자부심을 가지고 소신껏 정의의 편에 서서 국가발전에 이바지하는 분들이다. 이분들의 특징은 다음과 같다.

첫째 겸손한 자세다. 고압적인 자세를 예상했는데, 이 예상은 완전히 빗나갔다. 코칭하러 10분 전에 집무실 앞에 도착했는데 이런 문구를 보고 깜짝 놀랐다. “14:00~15:30분 코칭, 노크하지 마세요!” ‘우와!’ 감탄이었다. 기업의 임원들을 많이 코칭했지만 이런 준비를 하고 기다리는 분은 보지 못했다. 노크하고 들어서자 그분은 말끔히 정리된 책상에서 교재를 보고 계시다 일어서면서 반갑게 맞아주셨다. 한마디로 감동이었다. 이렇게 겸손하게 준비하고 약속을 지키는 모습에서 이분의 포스를 느낄 수 있었다. ‘이런 모습이 그분을 지금 그 자리에 오르게 했고 더 많이 성장하시겠구나! “라는 생각이 순간적으로 내 머리를 스쳤다. 덕분에 첫 코칭을 지금까지 경험해 보지 못한 감동 속에서 시작했다.

둘째, 배우려는 열의가 돋보인다. 고위직에 오르는 동안 많은 것을 알고 실행하고 있으리라 생각했다. 그래서 ‘코칭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질문을 통해 국장님의 내면에 있는 무한한 잠재력에서 해결책을 이끌어 내려는 것입니다.’라고 진행방법을 설명하면서 시작했다. 그런데 막상 코칭을 시작하자 “이런 이슈가 있는 데 기업에서는 어떻게 하나요? 기업 생활을 오래 하셨으니 사례를 알려주시면 제가 참고할 방법을 생각해 보겠습니다.”라고 하는 것이었다. 자신의 문제를 솔직히 드러내놓고 해결방법을 찾기는 쉽지 않은데 그런 모습을 보였다. 이런 태도를 보면서 이분은 기업에 있었어도 임원을 됐을 거란 생각을 했다.

셋째, 소통을 위해 많이 노력한다. 리더십이 소통이라고 하지만 공무원은 엄연한 위계 사회이다. 명령하면 듣게 되어 있는 조직이다. 실제로 코칭을 하는 과정에서 이런 말씀을 하시는 분도 계셨다. 그러면서 그분은 코칭을 배워보니 코칭대화를 하는 것이 훨씬 더 좋겠다는 소감을 말씀하신 분도 계셨다.
넷째 약속을 잘 지킨다. 물론 바쁘신 분들이라 약속 잡기가 쉽진 않지만 한번 잡은 약속을 꼭 지키려는 모습을 보였다. 약속 지키기는 신뢰의 시작이자 종점이기도 하다.

이 외에도 코칭 과정을 통해 자기 삶의 철학은 물론 조직운영철학을 정리하게 되었다고 하신 분도 계셨고 삶을 다시 한번 되돌아보는 계기가 되었다고 하신 분도 계셨다. 8년 전에 코칭했던 분 중에는 지금도 연락하는 분도 계시다.

고위직 공무원을 코칭하면서 느낀 전체적인 소감은 기업 임원이나 고위공무원이나 겸손함과 성장 욕구, 그리고 다른 사람에 대한 배려와 약속을 잘 지킨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었다. 더구나 고위공무원은 국가의 미래와 정의에 대해 상당히 많은 생각을 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이런 점을 생각할 때 대한민국은 아직 밝은 미래를 기대할 만하겠다는 생각을 했다. 물론 그렇게 되길 간절히 바라는 마음도 간절하다.


류호택 (사)한국코칭연구원 원장('지속가능한 천년기업의 비밀'의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