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R-GT 시상식 직후 만난 김성희는 모터스포츠 입문 2년차에 접어든 두 아이의 아빠로 본업은 여행사를 경영하고 있는 대표다.
김성희는 "자동차와 모터스포츠를 워낙 좋아해 직접 선수가 되기로 마음 먹었다"라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금전적 어려움이 크지만 오히려 레이싱 연습에는 매진할 수 있어 전화위복이 됐다"라고 말했다.
앞선 예선에서 4위를 차지한 김성희 선수는 우승 소감을 묻자 "롤링스타트 때만 해도 예선 1위부터 3위까지 세 분이 패널티 적용에 따른 피트스루 이행자라 수월한 경기를 예상했다"라며 입을 뗐다.
그러나 첫 랩에서 가속 페달 조절 실수로 예상이 한 순간에 빗나갔다. 김성희는 "순식간에 10위까지 순위가 떨어지면서 절망감을 느꼈다"라며 "그동안 연습한 게 주마등처럼 지나가며 포기할까도 생각했다"라고 고백했다.
그가 무너질 뻔한 '멘탈(정신)'을 다잡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그는 랩(바퀴) 수가 하나씩 올라갈 때마다 한 사람씩 제치며 순위권으로 진입했다. 그는 "한 랩마다 등수가 올라가니 포기를 못하겠더라"고 말했다.
김성희의 놀라운 집중력은 두 딸에서 비롯됐다. 그는 "레이싱 수트와 차량에 아이들 이름을 프린팅하고 다닌다"라며 복장 한가운데에 큼지막하게 박힌 딸 아이 이름을 보여줬다. 이어 "아이들에게 자랑스러운 보습을 보여준 점이 가장 좋다"며 행복한 표정을 지었다.
아울러 그는 국내 모터스포츠가 처한 현실에 대한 안타까움도 전했다.
그는 "경기에 나가려면 공도에서보다 더 하드(Hard)한 튜닝이 필요한데 법령이 까다로워서 레이싱용 차량은 아예 등록을 말소한다"라며 "자금 여유가 없어 전용 차량을 사지 못하는 선수들은 일상용으로도 차를 써야 해 규제로 인한 어려움이 많다"고 털어놨다.
또한 "모터스포츠가 활성화되려면 팬들이 많아져야 하고 결국은 기업 후원이 필요한 데 점점 지원이 줄어들고 있어 아쉽게 느껴진다"며 "앞으로 많은 기업들이 모터스포츠에 대해 더 관심을 보여주길 바란다"라고 덧붙였다.
태백=성상영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ang@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