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브는 자신의 제안서를 채펙에게 보냈다. 로브의 써드포인트 캐피탈은 디즈니의 최대 주주 중 한 명이며 디즈니의 대표적인 동영상 구독 서비스인 디즈니+를 중심으로 한 디즈니의 비즈니스 재구성을 지원하기 위해 올해 초 더 많은 주식을 매입했다.
로브는 "주당 몇 달러의 배당금을 재투자함으로써 디즈니는 디즈니+ 원래의 콘텐츠 예산을 두 배 이상 늘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가입자를 대폭 늘리고 안정적인 기반을 만들며 이를 바탕으로 가격을 현실화하면 디즈니 주주들에게 수백억 달러의 가치를 제공하며, 플랫폼이 더 큰 규모에 도달하면 수천억 달러의 추가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디즈니 주가는 7일 장중 거래에서 약 1.8% 상승했다. 테마파크와 영화관 폐쇄로 디즈니의 운영이 타격을 받으면서 지난 1년 동안 주가는 약 6% 하락했다. 같은 기간 넷플릭스 주가는 95% 가까이 올랐다.
디즈니를 비롯해 컴캐스트의 NBC유니버설, AT&T의 워너미디어, 비아콤 CBS와 같은 전통 미디어 회사들은 모두 박스오피스 영화와 케이블 TV에서 구독 스트리밍 서비스로 옮겨가고 있다. 넷플릭스와 아마존이 글로벌 스트리밍 시장을 선도한 가운데 디즈니는 지난 8월 디즈니+가 2019년 11월 서비스를 시작한 지 1년도 안 돼 6000만 명 이상의 가입자를 모았다고 밝혔다.
이는 디즈니가 2024년까지 6000만~9000만 명의 디즈니+ 가입자를 확보하겠다고 밝힌 지난해 전망치보다 훨씬 앞선 수치다. 이 회사의 급속한 가입자 축적은 로브가 디즈니+에 자금을 투입하는 것이 배당금을 지불하는 것보다 자본을 더 잘 이용하는 것이라는 믿음을 주었다. 머지 않아 넷플릭스와 같은 주가 수준으로 거래될 것이라는 기대다.
디즈니는 대형 영화 포트폴리오인 '스타워즈'나 마블 콘텐츠로 구독자를 유치할 수 있었지만 오리지널 프로그램에는 큰 돈을 쓰지 않았다. BMO캐피탈마켓에 따르면 넷플릭스는 오리지널에 올해 170억 달러 이상을 지출하고 2028년까지 280억 달러 이상을 지출할 수도 있다고 한다.
로브는 "더 공격적인 콘텐츠 로드맵은 디즈니를 넷플릭스, 아마존과 같은 디지털 퍼스트 사업과 함께 박스오피스와 케이블 TV 생태계를 넘어서는 세계에서 유일하게 번창할 수 있는 미국 전통 미디어 기업으로 재도약할 수 있을 것"이라고 썼다.
조민성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scho@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