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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Biz 24] 행동주의 투자자 댄 로브, 디즈니 배당금 중단-콘텐츠 투자 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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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Biz 24] 행동주의 투자자 댄 로브, 디즈니 배당금 중단-콘텐츠 투자 권고

행동주의 투자자 댄 로브가 디즈니에게 30억 달러에 달하는 배당금 지급을 중단하고 이를 디즈니+ 콘텐츠 제작에 투자하라고 요구했다. 사진=글로벌이코노믹 DB이미지 확대보기
행동주의 투자자 댄 로브가 디즈니에게 30억 달러에 달하는 배당금 지급을 중단하고 이를 디즈니+ 콘텐츠 제작에 투자하라고 요구했다. 사진=글로벌이코노믹 DB
행동주의 투자자 댄 로브가 디즈니의 밥 채펙 CEO(최고경영자)에게 매년 30억 달러에 달하는 배당금 지급을 중단하고 이를 새로운 디즈니+ 콘텐츠 제작에 투자할 것을 요구했다고 CNBC가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로브는 자신의 제안서를 채펙에게 보냈다. 로브의 써드포인트 캐피탈은 디즈니의 최대 주주 중 한 명이며 디즈니의 대표적인 동영상 구독 서비스인 디즈니+를 중심으로 한 디즈니의 비즈니스 재구성을 지원하기 위해 올해 초 더 많은 주식을 매입했다.
행동주의 투자자들이 배당 중단을 요구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그러나 로브는 디즈니가 미국 전통 언론사들을 상대로 스트리밍 서비스에서 최강의 위상을 보여줄 수 있다면 넷플릭스와 같은 수준의 가격으로 거래할 수 있다고 예상한다.

로브는 "주당 몇 달러의 배당금을 재투자함으로써 디즈니는 디즈니+ 원래의 콘텐츠 예산을 두 배 이상 늘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가입자를 대폭 늘리고 안정적인 기반을 만들며 이를 바탕으로 가격을 현실화하면 디즈니 주주들에게 수백억 달러의 가치를 제공하며, 플랫폼이 더 큰 규모에 도달하면 수천억 달러의 추가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디즈니 주가는 7일 장중 거래에서 약 1.8% 상승했다. 테마파크와 영화관 폐쇄로 디즈니의 운영이 타격을 받으면서 지난 1년 동안 주가는 약 6% 하락했다. 같은 기간 넷플릭스 주가는 95% 가까이 올랐다.

디즈니를 비롯해 컴캐스트의 NBC유니버설, AT&T의 워너미디어, 비아콤 CBS와 같은 전통 미디어 회사들은 모두 박스오피스 영화와 케이블 TV에서 구독 스트리밍 서비스로 옮겨가고 있다. 넷플릭스와 아마존이 글로벌 스트리밍 시장을 선도한 가운데 디즈니는 지난 8월 디즈니+가 2019년 11월 서비스를 시작한 지 1년도 안 돼 6000만 명 이상의 가입자를 모았다고 밝혔다.

이는 디즈니가 2024년까지 6000만~9000만 명의 디즈니+ 가입자를 확보하겠다고 밝힌 지난해 전망치보다 훨씬 앞선 수치다. 이 회사의 급속한 가입자 축적은 로브가 디즈니+에 자금을 투입하는 것이 배당금을 지불하는 것보다 자본을 더 잘 이용하는 것이라는 믿음을 주었다. 머지 않아 넷플릭스와 같은 주가 수준으로 거래될 것이라는 기대다.

디즈니는 대형 영화 포트폴리오인 '스타워즈'나 마블 콘텐츠로 구독자를 유치할 수 있었지만 오리지널 프로그램에는 큰 돈을 쓰지 않았다. BMO캐피탈마켓에 따르면 넷플릭스는 오리지널에 올해 170억 달러 이상을 지출하고 2028년까지 280억 달러 이상을 지출할 수도 있다고 한다.
디즈니는 2020 회계연도에 디즈니+ 오리지널 콘텐츠에 약 10억 달러를 지출할 것으로 예상했으며 2024년까지 25억 달러만 지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나마도 코로나19 전염병에 의해 더 지연됐고 일부는 제작을 중단했다.

로브는 "더 공격적인 콘텐츠 로드맵은 디즈니를 넷플릭스, 아마존과 같은 디지털 퍼스트 사업과 함께 박스오피스와 케이블 TV 생태계를 넘어서는 세계에서 유일하게 번창할 수 있는 미국 전통 미디어 기업으로 재도약할 수 있을 것"이라고 썼다.


조민성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scho@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