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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초점 24]미국 원유채굴기·리비아산유량 증가...유가 40달러 아래 고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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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초점 24]미국 원유채굴기·리비아산유량 증가...유가 40달러 아래 고착화?

배럴당 30달러 진입을 목전에 둔 국제유가가 새로운 복병을 만났다. 바로 산유량 증가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 확산으로 원유수요가 부진한 가운데 미국과 리비아 등 일부 산유국들이 시장에 물량을 쏟아낼 것으로 예상되면서 유가는 하락 압력을 더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급등락을 하던 국제유가가 2일(현지시간) 1% 낮아지며 이틀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사진=글로벌이코노믹DB이미지 확대보기
최근 급등락을 하던 국제유가가 2일(현지시간) 1% 낮아지며 이틀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사진=글로벌이코노믹DB

미국의 유전정보 서비스 업체 베이커휴즈는 지난 2일(현지시각) 미국의 가동중인 원유채굴기 숫자가 지난 한 주동안 6개 늘어난 189개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원유 채굴기는 다섯 개 늘었고 가스 채굴기는 하나 줄었다.원유채굴기는 원유생산활동의 대리지표로 읽힌다.따라서 원유채굴기 숫자가 늘어났다는 것은 앞으로 산유량이 늘어날 것임을 예고한다.

미국의 원유 가스 채굴기는 1년 전에 비해 589개나 줄었다.

베이커휴즈가 이런 수치를 발표한 날 미국산 원유의 기준유인 서부텍사스산원유(WTI) 11월 인도분은 전날에 비해 3.7%(1.50달러)나 미끄러진 배럴당 38.72달러로 내려갔다.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글로벌 기준유인 북해산 브렌트유 11월 인도분도 3.7%(1.55달러) 급락한 40.75달러에 거래됐다.

유럽을 비롯한 세계 곳곳에서 가을 들어 코로나19 감염자가 다시 급증하면서 원유 수요에 타격을 줄 것이라는 염려가 유가에 하락 압력을 가한 결과였다. 스페인을 비롯한 유럽 각국이 다시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를 도입하고 나섰다는 소식이 이런 공포에 기름을 부은 것으로 분석됐다.

이처럼 하락압력을 받고 있는 유가에 원유채굴기 숫자 증가 소식은 악재 중의 악재가 아닐 수 없다.

미국 연방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지난달 25일 기준 미국의 산유량은 직전주와 같은 1070만 배럴로 나타났다. 가장 많았을 때에 비하면 240만 배럴이 낮지만 그래도 높은 수준이다.

게다가 인접한 산유국인 캐나다의 석유 가스 채굴기 숫자도 4개 늘었다. 1년 전에 비해 69개 줄었지만 75개가 가동중이다.

코로나19에 따른 수요 부진 속에 원유채굴기 숫자가 증가했다는 것은 계속 원유를 퍼올리고 있다는 뜻이 된다.

리비아의 산유량 추이.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리비아의 산유량 추이. 사진=로이터

악재는 또 있다. 바로 리비아의 원유 수출 재개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리비아의 동부를 지배하고 있는 반군이 리비아 주요 유전의 생산재개를 허용한 이후 산유량이 최근 세 배로 증가한 27만 배럴에 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리비아 국영석유공사(NOC)는 최근 이번 주에 산유량이 하루 26만 배럴에 이를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로이터통신은 원유 분석회사 보르텍사(Vortexa)를 인용해 리비아의 9월 수출이 20만 배럴로 근 두 배로 늘었으며 마르사 엘 하리가,브레가, 주에이티나 터미널 재개로 수출량은 더욱 더 늘어날 것이라고 전했다.

로이터통신은 코로나19에 따른 원유수요 부진이 유가를 끌어내리고 있는 가운데 리비아의 공급 증가는 석유수출국기구(OPEC)이 추진하고 있는 '시장재균형'을 더 지연시킬 것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일부 분석가들은 리비아가가 산유량을 늘리고 이를 지속할 지는 의문이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원유 중개사 PVM의 타마스 바르가는 로이터에 "리비아가의 현 상황을 유지할 수 있을지는 두고봐야 한다"면서 "현재의 산유량 증가는 OPEC이 다룰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희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acklondon@g-enews.com